보이지 않아도 생생한 것

언제나 곁에서 맴도는 듯한 불안

by 마디


브런치_마디_보이지 않아도 생생한 것_무단 사용 금지.JPG 보이지 않아도 생생한 것_마디


불안이 온몸을 휘감으면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만이 사실인 것 같아 계속 그 말을 한다. 계속 그 생각을 한다.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다 거짓말인 것 같아서 말하기가 두렵다. 하고 있는 일이 몽땅 다 잘못되고 있는 거라면 어떡하지. 지금이라도 빨리 고쳐야 할 텐데. 진짜 잘못되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되면 어떡하지.



하루가 온전히 나의 것이고, 스스로 모든 시간을 운용할 수 있는 하루는 자유롭다는 큰 장점이 있는 동시에, 그 시간을 만족스럽거나 효율적으로 보내지 못하였을 때 오는 모든 불안과 스트레스와 걱정도 모두 내 것이 된다는 단점이 있다. 하기로 약속한 일을 무던히 끝내고, 만족하며 푹 단잠에 빠져들며 마치는 하루는 상상 속 유토피아 같다. 할 일을 다 끝낸 날에도, 다 하지 못한 날에도 다른 얼굴의 불안이 곁에 다가온다.

만족스러운 결과란 대체 뭘까? 난 대체 어떤 결과를 바라고 있는 걸까? 혹은 누군가에게 증명할만한 결과를 만들지 못한 것이 떳떳하지 못한 걸까... 그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발목을 꼭 붙잡는다. 타인의 시선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기란 쉽지가 않다.



숙면의 주적은 불안이다. 불안의 원인은 걱정이다. 숙면을 하려면 하루 종일 생각할 시간도 없이, 정신없이 일을 하면 된다. 그럼 내가 아닌 하루를 보냄에 슬퍼하다가도 육체적 노동으로 인한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깊은 잠에 빠질 수 있다. 모든 걸 동시에 가질 수는 없다.



그 무엇으로부터도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 일단 글을 쓴다. 일단 쓰고, 쓴 걸 눈으로 읽는다. 시신경을 타고 온몸에 그 글이 퍼진다. 글이 생각이 된다. 정제된 글이 생각으로, 방법으로, 해결의 실마리로 정리된다. 어질러진 마음이 조금은 배열된다.



보이지 않는 불안을 향해 주먹질을 했다. 발차기를 했다. 뭐라도 해봤다. 정말 불안이 날아갔나? 그건 잘 모르겠다. (그럴리가 없다.)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하고 싶다. 하고 싶은 일을 해보려는 마음이 뭐 이렇게까지 불안하고 두려워야 돼? 할 수 있는 일은 널렸다. 하고 싶은 일은 단 하나다. 그걸 하겠다. 다시 책상에 앉아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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