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있죠. 마음이 급한 날, 버스를 한 번 갈아타는 노선이 가장 빠른데, 운이 좋으면 내리자마자 바로 다음 버스를 탈 수 있고, 간발의 차로 타지 못할 수도 있는 거예요. 다음 버스가 오려면 꼬박 15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
꼭 마음이 급한 날에는 간발의 차로 다음에 타야하는 버스가 먼저 와있던 사람들만을 태우고 떠나버리죠. 아이러니하게도,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여유로운 날엔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잘 맞아서, 바로 다음 타야 하는 버스보다 좀 더 빨리 내리게 되는 거예요. 이것도 간발의 차죠. 무더위에 버스를 15분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시원한 다음 버스에 몸을 싣고 떠날 수 있게 돼요.
그 무엇도 의도된 것은 없겠지만, 내 마음과 세상의 이치는 너무나도 달라서,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때가 꽤, 아니 훨씬 많은 것 같아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은 그저 바라보며 놓을 줄 아는 것. 어쩌면 그게, 삶을 조금 더 편안하게 살아내는 방법일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