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디자이너가 바라본 공간이야기 #8. 호텔 카푸치노
사람들이 일회용품을 덜 사용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쓰지 마세요'라는 말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세요'라는 말로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호텔이 있습니다. 머무르는 동안 환경을 지키면 체크아웃할 때에 천사가 되어 나가는 재미있는 스토리를 가진 '호텔 카푸치노'입니다.
악마가 와도 천사가 되어 나가는 호텔
호텔 카푸치노는 호텔의 이름을 짓기도 전부터 사회적 책임과 코즈Cause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비즈니스는 이익을 지향해야 하지만, 동시에 지역과 자연에 공헌하는 새로운 가치를 추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호텔과 지역, 자연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호텔 카푸치노의 Cappuccino Shared Value 입니다.(공식홈페이지)
호텔 카푸치노는 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기 위해 호텔에 재미있는 아이디어들로 사람들의 동참을 이끌어냅니다. '우리는 환경을 생각합니다'와 같은 딱딱한 멘트가 아닌 귀여운 악마 캐릭터와 작은 동전으로 말이죠.
호텔에 체크인을 하면 코인을 받을 수 있는 설문지를 받을 수 있어요. 이 설문지에는 호텔에 와서 소비자가 조금만 배려한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한 다양한 일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질문들 중에서 오늘 내가 실천한 내용을 체크해서 제출하면 이렇게 작은 동전을 받을 수 있어요.
실제 주화처럼 정교하게 만들어진 이 코인들은 호텔 안에서 물과 같은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고 나갈 때 기부를 할 수도 있어요. 기부도 결코 평범하지 않습니다. 게임기처럼 생긴 코인박스에 넣으면 랜덤으로 기부할 수 있어요. 그럼 어디에 떨어질지 지켜보게 되고 자연스럽게 우리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한 곳들을 한번 더 인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환경과 사회를 이야기할 때 반려동물을 빼놓을 수 없겠죠? 반려견 동반 가능한 객실은 물론 1층 로비에는 반려견들이 가볍게 뛰어놀 수 있는 작은 운동장과 산책이 어려운 반려견들을 위해 개모차도 준비되어 있어요. 실제로 체크인을 하기 위해 머무르는 동안에도 꽤 많은 댕댕이들이 함께 입실하거나 잠시 산책을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요즘은 환경과 사회문제에 대해 소비자와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모색하는 기업들이 많아졌어요. 하지만 '우리는 환경을 생각합니다'라는 문구 하나로 모든 활동을 대신하는 경우도 있죠. 그런 의미에서 진지한 문장보다 재미있는 스토리와 콘텐츠로 소비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호텔 카푸치노는 무척 인상 깊었어요. 귀여운 악마의 뿔이 그려진 호텔 카푸치노의 로고 디자인만 보아도 '악마가 와도 천사가 되어 나간다'는 호텔의 콘셉트가 얼마나 일찍이 설계되었는지 알 수 있어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소비자와 함께 하는 기업의 가치공유 활동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다음 주도 여전히 월요일에 또 다른 공간이야기로 찾아올게요! 다음 주는 부산 해리단길의 호텔 컨셉 카페 [덕미 컨시어지]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