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회색인

관조

觀照

by 유명운

꽃을 본다

바라만 본다

가까이서 보기엔 부끄러워 거리를 두고 본다


향기가 난다

가까이 간다

싱그러운 꽃내음에 홀려 곁으로 간다


마주한다

두 눈을 맞춘다

햇살을 등지는 모습에 토라져 시선을 떨군다


꺾고 싶다

만지고 싶다

함초롬 이슬 머금은 도톰한 꽃잎을 어루만지고 싶다


가만히 둔다

그대로 둔다

꺾고 만지면 사라질 싱그러움이 아쉬워 그대로 둔다


그대로 아름답다

그래서 슬프다

아름다워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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