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면서도 아이에게 미안할 때가 있는 엄마의 마음
이유식을 만들며 부엌에 있는 시간은 약 20분 정도이다. 엄마와의 애착이 강해지는 9개월 즈음이라 그런지 이때마다 우는 소리를 내며 내 옆으로 기어 온다. 서랍에 있는 행주더미와 베이킹 틀을 가지고 노는 일도 지겨운지 내 유인에 반응하지 않는다. 새로운 놀잇감을 줄 새가 없는데 자꾸 놀아달라는 듯 떼를 쓰는 이찬이에게 경고를 한다.
"이찬아 엄마가 밥을 만들 때는 놀아줄 수 없어. 그만 울어."
눈을 똑바로 보고 엄하게 얘기하니, 잠시 주춤한다. 이도 잠시, 다시 우는 소리를 한다. 모른척 하고 이유식을 계속 만들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난 이찬이를 안고 나오는데 푹 못 잤는지 우는 소리를 한다. 매트에 내려놓자마자 나에게 다시 안기며 발을 동동거린다. 조금 달래주었는데도 계속 발을 구르며 떼를 쓰길래 또 혼을 냈다.
"이찬이~! 이제 잠 깨세요. 계속 울면 엄마한테 혼난다."
육퇴를 하고 나니 미안한 생각과 고민이 올라온다.
아직 애기인데 훈육한답시고 어리광을 너무 안 받아 주는 건 아닌지, 지금부터 떼쓰는 걸 받아주다가 나중에 혼내면 아이는 더 혼란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
핸드폰을 들여다보니 마침 하정훈 선생님(삐뽀삐뽀 119 책 저자)의 유튜브 영상이 떠있었다. 하정훈 선생님은 내 육아스타일을 정할 때 많이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한 번 눌러보았다.
'아이는 되도록 엄하게, 생각보다 엄하게 키워야 자기 조절능력이 발달하고 살면서 좌절감을 잘 극복할 수 있다.'
'원래 아기는 엄마가 할 일을 하면서 보는 거다.'
'아기는 원래 스스로 울음을 그칠 줄 알아야 정상이다.'
휴~ 안도했다. 힘이 났다.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막막함이 찾아올 때 망설이지 말고 내가 정한 '내 편'인 하정훈 선생님의 유튜브를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