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들을 다정하게
주말에 아버님 산소 성묘를 다녀왔다.
원래 어머님께서 한식날에 가자고 하셨는데, 평일이라 남편이 이틀 치 일을 몰아서 하고
하루를 빼야 해서 주말에 미리 다녀왔다.
아침에 남편이 반신욕 물을 받아줬다.
아침잠이 많은 나는 아침 스케줄이 생기면 엄청나게 긴장을 하고 못 일어나는데,
내가 좋아하는 통목욕으로 꼬시니까 기분 좋게 일어났다.
그의 다정한 배려 덕분에 긴장 대신 기분 좋은 설렘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사랑을 충분히 사람이 사랑을 베풀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한다.
다정한 애정을 받으니 나의 다정함을 기쁘게 시댁에게 베풀 수 있었다.
가끔 몸이 안 좋거나 기분이 안 좋으면 말을 안 하고 싶을 때도 있는데
어머님 말씀에 호응도 해가면서 열심히 떠들었다.
산소에 도착해서 간단한 상을 차리고 새로 산 조화 꽃도 예쁘게 꽂아주었다.
이번엔 내가 꽃을 살 기회가 있었는데 노란 프리지어랑, 파란색 프리지어를 샀다.
살 때도 예뻤지만 꽂으니 더 화사해서 잘 산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미세먼지가 살짝 있지만 날도 너무 따뜻해서 성묘가 아니라 봄 나들이의 느낌이었다.
돗자리 깐 곳에 해가 들어와 너무 따듯해서 살짝 눕고 싶다고 장난스러운 농담을 던졌다.
남편은 눕고 싶어도 여기가 묘지라 눕는 게 웃기다고 말했다.
산소에 다녀오는 길에 마트에 가자는 시누이의 말에 같이 마트에 가서 장을 봤다.
또 삼계탕을 드시고 싶다는 어머님의 말씀에 삼계탕도 따뜻하게 포장해서 집에 모셔다 드렸다.
아... 주말을 불태웠다.
어머님이 집에 가실 때 애썼다!라고 하셨는데 표현을 많이 안 하시는데 칭찬을 들으니 내심 좋았다.
몸은 고됐지만, 마음의 온도는 조금 더 올라간 기분이었다
집에 와선 맹렬히 낮잠으로 휴식하고 싶었지만, 마트에서 산 멍게와 꼬막이 너무 신선해서
먹고자라는 남편의 말에 허겁지겁 밥을 먹고 낮잠을 잤다.
가기 전엔 귀찮기도 하고, 시간도 뺏기는 일이라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 다녀오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들을 다정하게 지원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