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즈의 밤하늘은 늘 완벽했다. 빛 공해 제어 시스템이 24시간 가동되어 인공별이 반짝였고, 스모그 정화 필터가 구름을 디자인했다. 이곳의 모든 것은 설계되어 있었다. 심지어 생명의 탄생까지도.
세이는 자신의 아이를 디자인하고 있었다. 살롱즈 기술원의 최신형 임신 인터페이스 앞에서, 그녀는 유전자 조합을 살폈다. 금빛 머리카락, 수정처럼 맑은 눈동자. 모든 수치는 최적화되어 있었다.
"이름은 금별입니다."
그녀는 계약서에 서명했다. 기술원의 '프리미엄 임신 서비스'는 FEWK 전역에서 가장 비싼 서비스였다. 자연 임신이 여전히 '프리미엄 옵션'으로 존재했지만, 대부분은 인공 자궁과 실시간 유전자 보정을 선호했다. 기술이 약속하는 완벽함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12주 차에 경고음이 울렸다.
"데이터 오류가 감지되었습니다."
차가운 AI의 목소리. 기술원의 시스템이 금별의 유전자에서 '결함'을 발견했다고 했다. 계약서 제7조 4항에 따라 즉각적인 폐기가 결정되었다.
"잠깐만요." 세이가 목소리를 높였다. "결함이 있더라도 상관없어요. 그냥 진행해주세요."
기술원의 담당자는 미간을 찌푸렸다.
"신세이 님, 저희는 완벽한 결과만을 제공합니다. 걱정 마세요. 예비 프로그램으로..."
그 순간이었다.
세이는 모니터에서 또 다른 금별을 발견했다. 예비 인큐박스. 기술원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복제 엠브리오를 준비하고 있었다. 두 개의 금별. 트윈골드.
"저기도... 제 아이인가요?"
"아닙니다. 예비 인큐박스의 개체는 공식 출산 과정이 아닙니다. 계약서 부록 13항을 확인해보세요. 저희는 품질 보증을 위해 예비 개체를 육성할 권리가 있습니다."
두 개체 모두에서 동일한 오류가 발견되었다. 기술원은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새로운 시도를 제안했지만, 세이는 고개를 저었다.
"둘 다 제 아이에요. 내놓으세요."
"신세이 님, 이해가 안 되시나요? 두 개체 모두 결함이 있습니다. 이 결함은 신세이님의 귀책사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더 나은 결과를..."
"결함이 있든 없든 상관없어요. 둘 다 내 아이에요."
기술원은 태연했다.
"계약서를 다시 확인해보세요. 저희는 기술적 보정에 대한 전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그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완벽한 결과만이 납품됩니다."
세이는 법정에 섰다. 살롱즈의 최고급 법률 AI를 고용했다. 언론에 호소했다. SNS의 해시태그는 #SaveTwinGold로 가득 찼다.
"아이는 상품이 아닙니다!" "결함이 있어도 생명입니다!" "예비 개체도 내 아이입니다!"
기술원의 대변인은 차갑게 답했다.
"우리는 자연 출산의 우연성을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우리는 완벽한 인간을 만듭니다. 결함은 용납될 수 없습니다. 예비 개체는 공식 출산이 아닙니다. 반환 의무가 없습니다. 고객은 모든 계약을 확인하고 동의했으면서 무리한 요구로 횡포를 부리고 있습니다. "
논쟁이 격화되는 동안, 살롱즈의 거리에는 새로운 광고가 떴다.
"당신의 아이를 디자인하세요 - 100% 만족 보장" "완벽한 아이만이 살롱즈의 미래입니다"
FEWK 전역에서 논쟁이 거세졌다. 기술원의 입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효율성을 강조하며 "완벽한 아이를 원했던 것은 부모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세이를 지지하는 이들은 인간의 가치가 효율성보다 우선되어야 한다고 맞섰다.
이 사건의 결말은 세이의 소취하 및 실종이었다.
세이는 언론에서 사라졌고, 소송 기록도 증발했다. 논쟁은 흐지부지 끝났고, 관심은 새로운 유전자 업데이트로 넘어갔다. 기술원은 간단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트윈골드는 적법하게 분실되었습니다."
기록은 삭제되었다. 세이도, 금별도 존재하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당신의 아이는 최적화되어야 합니다. 불완전함은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기술원의 계약서는 더욱 강화되었다.
살롱즈의 밤하늘은 여전히 완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