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동네 형님이 떠나가셨다.
아주 친한 것도 아니었는데...
나는 한참 숨죽여 울었다.
산책을 하다가 형님 집이 보일 때 또 눈물이 난다.
남아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이건 남일이 아니다.
나이 먹는다는 것이
아니, 몸이 늙어가는 것도 느껴진다.
또래 친구들이 큰 병치레로 죽을 뻔하기도 하고
친구의 장례도 경험하고.
노안이 왔고, 머리숱이 적어지고, 배만 봉긋 나오며,
소변줄기기 약해지고, 관절에도 이상이 생기기 시작한다.
전체적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는데.
나이 먹으면서 더 건강해지는 친구도 있다.
자기 관리란 나이를 먹으면서 더 빛을 발한다.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아직 한창 달려야 하는데,
몸이 벌써 이러면 걱정이 된다.
내가 아프면, 나 때문에 힘들 아내에게 가장 미안할 것이다.
아내에게
만약 내가 죽으면. 나는 죽어서도 당신을 축복할 때니, 빨리 털고 좋은 사람 만나라고 얘기해 놓는다.
그리고 각종 비밀번호를 적어놓는다.
정말, 내 아내는 좋은 사람인데. 혼자서 힘들게 아이들 키우면 안 되는데,.. 이런 생각이 든다.
병에 걸려 죽으면, 갑자기 죽는 것보다
준비하고 인사를 하고 떠날 수 있어서 다행인 것 같지만, 죽어가는 나를 바라보는 주변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겠는가.
죽음을 생각한다면
정말 잘 살아야 한다.
잘 살기 위해서 죽음을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