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편하게 보자

스토리홀릭인 내게 영화 관람은 언제나 가능한 취미가 되었다

by why

어릴 적부터 영화 보는 걸 좋아했다. 더 엄밀히 말하면 영화란 장르를 특히 좋아했다기보다 '스토리'를 즐긴 것 같다. 영화든 소설이든 드라마든, 짧든 길든, 나름의 이야기 구조를 가진 것이라면 무엇이든 금방 빠져들었다. 그래서 제일 좋아한 과목도 이야깃거리가 넘쳐나는 역사였다. 외울 게 많았지만 말이다.


더구나 어릴 적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영화를 함께 보는 것 자체가 내게 '영화=즐거움'이란 공식을 심어주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스토리홀릭인 내게 영화는 좋은 도구였지만 영화관에서만 가능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취미생활이었다. 그렇다고 혼자 간다는 건 상상도 못 할 때라 친구와 같이 가거나 연애할 때 주로 갔다. 물론 시커먼 남자들이 함께 영화관에 간다는 건 매우 드문 일이었지만.


내 가족을 이루면서 한동안 발길을 끊었던 영화 관람은 주로 TV 시청이 대부분이고 가끔 어둠의 경로를 통해 다운로드하여 보는 정도였다. 어린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혼자 느긋하게 컴퓨터로 영화를 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것이다.


근데 지금은 영화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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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만 열면 언제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넷플릭스, 왓챠가 엄청난 양의 영화와 드라마를 날 위해 24시간 준비하고 있다. 그것도 어려운 알고리즘을 동원해 개인화 추천 서비스까지 하면서 말이다. 별다방 커피 두 잔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기는 한다.


거기다 집안 거실벽 하나를 차지하고 앉아있는 IPTV에서 제공하는 영화채널과 VOD 서비스는 또 다른 맛이다. 이것도 돈이 살짝 드는데 '어차피 TV는 봐야 하니까'라면서 합리화한다. 리모컨 버튼만 클릭하면 순식간에 결제가 되니 참 쉽다.


"그래도 영화는 스크린으로 봐야 제맛이지"라고 한다면 주변에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얼마나 많은가. 슬리퍼 신고 마실 산책 삼아 걸어가면 있어 팝콘 사서 영화관 특유의 분위기를 즐기며 취미생활을 할 수도 있다.


스토리홀릭인 내게 영화 관람은 손만 뻗으면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아이도 이젠 아빠를 찾지 않는 (오히려 귀찮아할 지도) 나이가 되다 보니 틈만 나면 영화를 본다. 그런 날 못마땅해하는 와이프만 한결같다.


참고로 영화 보고 어려운 이야기하는 거, 딱 질색이다. 평론은 평론가의 몫이고 난 그냥 즐기면 된다는 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