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미셸 바스키아’ 전시 감상 포인트

《장 미셸 바스키아: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기호들》전시 리뷰

Oct 14. 2025 brunch_membership's

장 미셸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 1960~1988)는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현대미술가 중 한 명이다. 그래피티에서 출발해 불과 20대에 세계 미술 시장의 스타로 떠올랐고, 짧은 생애 동안 강렬하고 즉흥적인 작품으로 예술사의 아이콘이 되었다.

현재 DDP에서는 바스키아의 대규모 전시가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 열린 바스키아 전시는 2021년에 롯데뮤지엄에서 개최된 《장 미쉘 바스키아 – 거리, 영웅, 예술》가 있었다. 꽤 큰 규모의 전시였는데, 바스키아의 원화 150여 점이 소개되었다. 롯데뮤지엄 전시와 비교해 이번 전시에는 바스키아의 창작 과정을 담은 노트가 전시돼 있었고, 초기 작업부터 말년까지의 작업 세계를 아우르고 있다.

전시 포스터

전시명 : 《장 미셸 바스키아: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기호들》

전시 기간 : 2025.09.23.(화) ~ 2026.01.31.(토)

전시 장소 :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뮤지엄 전시 1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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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기호들

이번 전시의 부제는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기호들’이다. 이 제목에 전시의 많은 내용이 포함된 듯하다. 바스키아의 작품은 고대 아즈텍, 아프리카, 그리스·로마 예술뿐만 아니라 현대의 만화와 광고 같은 대중문화를 폭넓게 아우르며 강렬한 시각적 코드로 인류의 문화적 유산을 결합시킨다. 즉, 과거의 유산을 현재와 미래로 연결지으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체계를 완성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훈민정음 해례본, 추사 김정희의 후기 서체,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작품 등도 함께 전시되는데, 처음에는 이 문화재들과 바스키아의 만남이 이질적으로 느껴졌으나, 전시를 다 보고 난 뒤에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기호들’이라는 전시 부제에서 볼 수 있듯, 바스키아의 언어는 특정 시대에 갇히지 않고 인류의 문화적 유산을 현재와 미래로 확장시키며, 보편적이고 열린 예술의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전시 전경

전시는 총 11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스트리트를 스튜디오로, 전사들과 파워 형상, 해골과 가면들, 카툰, 드로잉, 단어와 상징들, 단어의 신전, 숨겨진 상징, 해부학, 바스키아 아시아 여행, 에필로그 순이다. 회화 작품들 사이에 드로잉과 노트들이 전시돼 있고, 다시 대작 회화들을 찬찬히 볼 수 있는 구성이어서 흐름과 동선이 매끄러웠다. 바스키아에 대해서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내용이 많지만, 전시를 보러 가기 전 알아둘 만한 내용을 바탕으로 내용을 전하고자 한다.

바스키아의 생애

장 미셸 바스키아는 짧지만 강렬한 27년의 생애를 살다 간 예술가이다. 바스키아의 삶은 짧았지만, 그가 남긴 예술적 언어와 태도는 지금까지도 현대미술의 상징으로 회자되고 있다.

장 미셸 바스키아, <무제(자동차 충돌)>, 1980.

바스키아는 1960년 12월 22일 뉴욕 브루클린에서 아이티 출신의 아버지와 푸에르토리코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영어와 스페인을 구사한 어머니는 바스키아에게 두 언어를 가르치고, 바스키아와 함께 뉴욕의 여러 미술관을 다녔다.

1968년 바스키아는 차 사고로 비장을 심하게 다쳤는데, 입원 당시 어머니는 그에게 해부학의 고전인 『그레이의 해부학(Gray’s Anatomy)』을 선물했고, 바스키아는 책을 통해 인체의 구조에 매료되었다. 바스키아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뼈와 해골, 인체 그림은 이때 해부학 책의 영향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