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일기 : 탄생과 성장 20

by 제이킴

母의 추억 #4 : 가야금과 전통무용


가야금 Gayageum 伽倻琴

가야금은 안족(雁足, 기러기발) 위에 음높이 순으로 얹은 열두 개의 줄 받침을 올리고 그 위에 명주실을 꼬아 만든 열두 줄을 하나씩 음높이 순으로 얹은 현악기.

각 줄을 오른손 손가락으로 뜯고 튕겨서 소리 내는 치터(zither) 류의 발현(撥絃, 줄 뜯음) 악기로 왼손은 안족의 왼편을 짚고 누르거나 떨어서 꺾는음(퇴성, 退聲), 미는음(추성, 推聲), 떠는음(요성, 搖聲) 등을 가능하게 하는데, 이를 농현(弄絃)이라 한다.

정악용과 민속악용 가야금 외에 다양한 개량 가야금이 있다. 중국의 정(箏), 일본의 고토(箏), 몽골의 야탁(Yatga), 베트남의 단 짜인(Đan tranh) 등이 친척 악기이다.


한옥에서 살던 어머니는 시내 우체국 사거리까지 걸어서 가야금 학원을 2년간 다니셨다고 하는데 버스를 타고 다니던 효자동 학원까지 합치면 3년 동안 가야금을 배우셨다.

전통무용은 국악원에서 7년을 배운 다음 금파 무용학원까지 30년 동안 한량무, 월매, 살풀이, 장구춤, 칼춤 등 승무를 제외한 다양한 춤을 연마하며 정기공연도 하셨다.

예술회관에서 매년 1회 정도 공연을 한 것으로 기억된다.

그 후에도 판소리, 민요, 가요 등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면서 자식들이 커 나가면서 생긴 공백을 현명하고 운치 있게 잘 매우셨다.


그러고 보니 나는 집에서 현대음악과 전통음악을 접할 수 있었던 호사를 누린 셈이다.

여동생이 열심히 연주하던 피아노와 어머니가 틈틈이 들려주신 호젓한 가야금의 조화이니 이러한 호사는 그리 흔한 일은 아니었음이라.

내 기억에 어머니의 가야금 공연은 없었지만 전통무용 공연을 온 가족들이 응원하며 보았는데 춘향전 월매역으로 등장한 어머니의 춤사위가 떠 오른다.

주막을 운영하는 주모의 역할인데 어머니가 입고 등장한 한복과 공연 화장이 기가 막히게 잘 어울렸다. 대중 앞에서 일반공연을 하는데 월매역으로 어머니가 자원을 했는지 궁금하지만 묻지 않으련다.


다만 내 기억 속의 어머니의 춤사위는 최상의 풍류가 들어 있었고 느릿느릿 무대로 등장하는 월매의 발걸음 맵시는 마치 내가 무대 한 편 주막에서 지나가는 과객으로 탁주를 마시는 듯한 속도감으로 함께 다가온 내 인생 최고의 춤사위였다.

전통 악기들의 화음도 매우 좋았는데 무엇보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월매의 그 매혹적인 버선코.

버선발을 앞세우고 월매가 봄에 취한 듯 아니면 술에 취한 듯 아니면 인생에 취한 듯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걸음걸이로 좌중을 압도했는데 지금도 그 춤사위가 눈에 선하다.

나에게 어머니에 대한 낭만적인 추억은 월매로 기억된다.


월매님. 부디 건강하시고 즐거운 여생을 누리소서.


여담)

. 우리나라 고유의 대표적 현악기의 하나로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에 의하면 가야국의 가실왕이 만들었다고 하며 일반적으로 가야금이라 불리나 이는 한자화 된 명칭이고 옛 문헌의 한글 표기는 언제나 '가얏고'로 되어 있다.

. 1956년 북한 김일성이 몽골을 공식 방문함으로써 두 나라 간 교류가 긴밀 해졌고 이를 배경으로 북한의 가야금 연주자 김종암이 몽골 정부의 초청을 받아 몽골 음악무용학교에서 1961년부터 1967년까지 야탁을 가르쳤다.

. 오늘날 가야금 전문 연주자들은 전통적인 풍류 가야금과 산조 가야금에 더하여 개량된 25현 가야금까지 모두 3대의 가야금을 갖추고 있는 것이 기본이라고 한다.


버선 말襪 족의足衣 족건足件

한국 특유의 것이며 남녀 모두 신었는데 1527년(조선 중종 22) 최세진(崔世珍)이 쓴 《훈몽자회(訓蒙字會)》에는 '보션말' 이라고 씌어 있는 것으로 그 이전부터 보션이라 불리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처음에는 발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보자기 같은 것을 이용하여 감싸던 것이 점차 발달하여 오늘날의 고들목버선에까지 이르렀다. 모양은 끝(버선코)이 뾰족하여 위로 치켜졌고, 들어가는 부분(버선목)에 비해 회목이 조금 좁게 되어 있는데, 버선목의 바느질 눈이 오른쪽으로 된 것은 오른발, 왼쪽으로 된 것은 왼발에 신어 좌우를 구별한다.

한복에는 새하얀 버선을 곱게 신어야 맵시가 나는데 한복이 지닌 유연한 곡선미와 조화를 이루어 여성의 자태를 한층 돋보이게 한다.



방자전 The Servant 2010

감독&각본/김대우, 방자/김주혁, 몽룡/류승범, 춘향/조여정, 향단/류현경, 영감/오달수, 학도/송새벽, 작가/공형진, 월매/김성령


춘향과 몽룡의 미담은 ‘[춘향전]은 춘향을 사랑한 방자에 의해 미화된 거짓 이야기’라는 과감한 반전에서 시작해 그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몽룡의 하인 방자와 춘향, 몽룡 세 명의 얽히고설킨 은밀한 사랑을 그려내며 전혀 새로운 해석으로 펼쳐진다.


몽룡을 따라간 청풍각에서 기생의 딸 춘향에게 한눈에 반해 버린 몸종 방자. 도련님 또한 그녀를 눈여겨본다는 사실에 마음을 접으려 하지만 자신을 하대하는 몽룡의 태도에 적개심으로 춘향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 버린다. 춘향 역시 방자의 남자다움과 자상함에 흔들리고 마침내 방자는 춘향을 품게 된다. 하지만 신분 상승의 꿈을 접을 수 없는 춘향은 몽룡이 과거 시험을 위해 한양으로 떠나기 전 정인 서약을 맺고 방자는 이를 알면서도 춘향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장원 급제한 몽룡이 돌아와 춘향에게 더 큰 출세를 위해 모종의 거래를 제안한다.


명대사)

. 방자 “양반의 여자가 아니라 원래 제 여자예요”

. 몽룡 “어떡하냐? 내가 밀어버렸어”

. 춘향 “내가 놓은 덫이니까 걸렸나는 봐야죠”

. 영감 “그게 안다고 피해지는 게 아니야” “여자는 얼굴로 낚는 게 아니야”

. 학도 “전 인생 목표가 뚜렷해요”

부록) 조선시대 女心을 사로잡는 방법

하나. ‘툭’ 기술
전라도 한량 장판봉 선생에 의해 생겨난 ‘툭’ 기술은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할 때, 상대 여성을 방심시키는 기술 중 하나이다. 1대 1 대면 중, 반응이 있건 없건 개의치 않고 자신의 용건을 주절주절 말하다가 상대 여성이 방심한 틈을 타 그녀의 ‘그곳’을 ‘툭’하고 잡으면, 백이면 백 힘이 빠지고 원하는 것을 들어주게 된다.
둘. 차게 굴기
맹자와 논어의 가르침에서 응용된 ‘차게 굴기’ 기술은 여성의 기대와 어긋나는 행동을 함으로써 그녀의 심리 상태를 교란시키는 기술이다. 현대 사회에서 ‘밀고 당기기’ 중 ‘밀기’에 해당하는 기술로, 따뜻한 배려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차게 굴기’ 기술을 씀으로써 여성을 안달나게 할 수 있다.
셋. 은꼴편
상대방의 마음에 동요를 일으키는 기술인 ‘은꼴편’은 ‘은근히 꼴리는 편지’의 줄임 말로, 편지 한 장으로 상대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비장의 기술이다. 직접적인 표현 대신 상상력을 자극하는 은근하고 아슬아슬한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그 어느 양반이라도 한 걸음에 달려오게 하는 효과를 지닌다.
넷. 뒤에서 보기
‘뒤에서 보기’ 기술은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이도 상대방을 눕힐 수 있는 기술이다. 뒤로 기대어 누운 채, 상대 여성의 어깨를 사랑과 정성을 다해서 뚫어지게 바라보면, 여성은 뜨거운 시선을 느껴서 마음이 흐트러지게 되고, 최후의 일격 ‘재채기’ 한 번이면 여성은 놀라 중심을 잃고 옆으로 쓰러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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