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니니 Mar 31. 2019

감성충전소, 포르투갈 리스본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순간.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 부끄럽지만 리스본엔 대한 나의 첫 기억은 쿵쿵따이다. 어렸을 때 친구들이랑 쿵쿵따를 하면서 '리'가 나오면 리스본 쿵쿵따를 외치곤 했었다. (리스본..본드걸..걸리버...아..안돼..!그만해..)



#리스본의 평온한 아침

아침에 방 사람들이 뒤척이는 소리에 눈을 떴다. 호스텔에서 아침은 알림이 없어도 다른 사람이 일어나는 시간에 얼추 일어나게 된다. 일어나 보니 리스본에서 보기로 한 친구와 만나는 시간까지 꽤 여유가 있었다. 좀 걸어볼까 싶어서 코르메시우 광장으로 향했다.


이번 여행지 중에서 리스본에서의 날씨가 가장 최고다. 날씨가 별로 안 좋았던 곳에서 따뜻한 리스본으로 오니, 그냥 그것만으로도 벌써 이곳이 좋았다. 천천히 걸어 코르메시우 광장에 도착했다.


광장의 동상 너머 바다 같이 보이는 테주강이 보였다. 햇빛이 바다에 비쳐서 반짝반짝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서 멍하니 강을 바라봤다.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과 강가에 앉아서 바다와 갈매기를 보니, 평온한 마음이 온몸을 가득 채웠다.



#포르투갈은 감자의 나라인가

햇빛을 잔뜩 보며 비타민 D를 충전하고, 드디어 친구와 만났다. 친구랑은 리스본에서 3일간 같이 다니기로 했었다. 그동안 끼니마다 동행을 구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친구랑 다니는 동안은 그 걱정은 없을 테니 너무 좋았다. 보자마자 둘 다 허기가 져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배고파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구글 맵에서 찾은 식당 음식 맛이 아주 좋았다.


스페인도 그랬지만, 포르투갈도 감자를 굉장히 많이 먹는 듯했다. 고기를 시켜도 감자가 나오고, 해산물을 시켜도 감자가 나왔다. 한국 감자보다 더 노랗고 작았다. 어제저녁에 먹었던 맛없는 맥도날드 감자튀김의 기억을 여기서 닦아 냈다.


#죽은 감성도 살려내는 테주강 선셋

점심을 먹고, 리스본 바이샤 지구를 걸어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다가 푸니쿨라를 보며 다시 강가로 향했다. 마침 찾아온 선셋 타임. 걸음을 서둘러 타임아웃 마켓 근처로 갔다. 강가로 가니 모두들 오른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른쪽 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항구 도시에서 본 선셋은 강과 함께 봐서 그런지, 더욱 아름답고 분위기가 있었다. 테주강 파도의 철썩거리는 소리를 bgm 삼아 노을을 감상했다.



#슬픈 포르투갈 민요, 파두

선셋을 보고, 파두 공연을 보러 갔다. 리스본에서 꼭!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였던 "파두 공연". 리스본에서는 보통 파두 공연을 보면서 저녁 식사를 하는 곳이 많다. 그런데 저렴한 곳은 식사 퀄리티가 별로 좋지 않다고 했다. 먹는 게 가장 중요한 나는.. 여러 곳을 고민하다가 "ofaia"라는 (비싼) 곳을 예약했다.


포르투갈 현지에 가기 전에 한국에서 메일을 보내 예약을 했다. 방문하는 날 문자로 방문 확정 여부를 확인한다고 해서, 유심 이용 중인데 문자를 확인 못하는데 어쩌지.. 싶었다. 혹시나 싶어서 한국에서 WhatsApp(메신저 앱)을 깔아갔는데, 당일 이 앱을 통해 연락이 왔다. 현지에서 문자로 연락이 필요할 경우에는 예약하는 곳에 미리 WhatsApp으로 연락을 해달라고 해보자!


메뉴판을 받아봤는데, 인당 50유로 이상시켜야 하는 곳이라, 친구랑 두뇌 풀가동을 하고 최대한 맛있어 보이는 메뉴로 시켰다. 나중에 검색해보니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우리가 시킨 메뉴들을 많이 시킨다는 걸 알게 됐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음식은 매우 거대했던 "문어 요리"인데, 한 동안은 문어가 먹기 싫을 정도로 엄청 많은 양이 나왔다. 음식은 전체적으로 간이 세지 않고 맛있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중간에 불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됐다. 한 분의 공연이 끝나면 잠깐 불이 켜져서 음식 서빙을 하다가, 한 15분쯤 지나면 또 불이 꺼지고 다른 공연자가 나왔다. 총 3분의 공연을 감상했다. 경험이 많아 보이는 아주머니, 뭔가 신입사원 느낌 났던 젊은 여성분 그리고 파워풀한 할아버지.


가수들의 나이 때와 분위기에 따라서 '파두'라는 한 가지의 장르지만 다른 느낌을 받았다. 할아버지의 애절한 목소리가 여성 분들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 온몸에서 소리를 쥐어짜서 입 밖으로 내뱉는 모습을 보고 박수를 열심히 치지 않을 수 없었다.


열심히 먹고, 즐기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어제와 다르게 친구랑 함께라 돌아가는 길이 무섭지 않았다.







#팁

* 파두공연&레스토랑 O Faia

  - https://goo.gl/maps/fFJS4pqh5Xt

  - http://www.ofaia.com/ 사이트의 contacts 페이지 또는 info@ofaia.com 을 통해 예약 문의 메일을 보낼 수 있다.

  - 추천 메뉴 : Shrimps salad with avocado...(아보카도 새우 샐러드, Salada de camarao, abacate...)

  - 추천 메뉴 : Ovencooked octopus...(아보카도 오븐 구이, Polvo assado....)




하얀손 여행

DAY09. 포르투갈(리스본)


퇴사하면 뭐할 거야? '그냥 한 달 유럽 여행 가려고요'라고 무심코 뱉어버린 말이 현실이 되었다. 20후반 백수 여자의 혼자 유럽. 흔한 퇴사 후 여행기.

매거진의 이전글 유럽여행까지 와서 맥도날드라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