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하면 생기는 입병, 뭘 발라야 하죠?

고통의 브레이크 댄스를 안 추어도 될 지도 모르죠.

by 외이례

논문을 쓰고 프로젝트 마감을 맞춘다고, 쪽잠을 자며 피곤한 상태로 지내는 날이 많은 요즘. 며칠 피곤한 상태로 지내다 보면, 입 안과 혀 끝자락에 하얗게 올라오는 녀석들이 생긴다. 단순히 쓰리고 아픈 것으로 끝나면 참 좋을텐데, 눈치 없이 점점 그 크기가 자라는 것은 덤이다. 심지어 밥을 먹다가 나도 모르게 구내염이 난 자리를 씹으면 눈 앞에 별이 그려진다는 농담이 현실이 되기도 한다.


심심하면 한 번씩 생기는 입병, 구내염에 어떤 약을 쓰면 좋을까에 대해서 항상 고민을 해 본다. 뭔가 빠른 효과를 보고 싶긴 하지만, 그렇다고 바르자마자 게거품을 물며 악마에게 영혼을 팔겠다는 그 약은 쓰기가 싫은 건 사람으로서는 어쩔 수 없지 않겠는가. 안그래도 며칠 전에 또 구내염으로 한바탕 한 터라, 오늘의 이야기는 구내염에 무슨 약을 발라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By_Naeblys-2.jpg 출처: Naeblys | Shutterstock

일단 구내염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해 보자면, 입 안에 생기는 염증을 의미한다. 또는 입병이라고도 많이 부르는데, 혓바닥을 포함해서 입 안 점막에 하얀 수포처럼 올라오는 녀석들은 물론 종기 형태나 짓무른 형태도 구내염에 포함된다. "염"이라는 끝단어에서 알 수 있듯 염증의 일종이다.


이미지 출처: HiDoc


사실 구내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는데, 크게 네 가지 원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구강 내 위생 상태가 불량하거나 침 분비가 감소하면서 정상균의 분포가 감소하는데, 이 때 세균과 곰팡이 등의 감염이 일어나면서 구내염이 생긴다. 이 뿐만 아니라, 뜨거운 음식이나 매운 음식으로 인해 구강 점막이 손상되는 경우에도 구내염이 발생한다. 세 번째로는 구강 내 점막의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는 경우, 조직으로의 산소 공급이 줄어돌면서 점막의 회복이 되지 않아 염증으로 번지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으로는 크론병이나 베체트병 등 면역질환을 앓는 경우, 구내염이 면역 이상 반응 형태로 보이는 경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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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입병이라면, 과연 우리는 어떤 약을 어느 구내염에 사용해야 치료가 빠를까? 라는 질문에 도달하게 된다. 친구들끼리는 바르자마자 부모님도 못 알아본다는 전설의 약이 최고라고 농담처럼 이야기 하는데, 과연 그 약이 모든 경우에 정답일까 싶기도 하다. 혹은 구내염 연고를 바른다면 그 약이 흡수되기 전에 우리가 다 삼켜버리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 하나하나 알아보는 것으로.

P_2015101200012_02.jpg 출처: 약학정보원

가장 먼저 이야기 할 약은, 악마와의 거래라고도 이야기 하는 폴리크레줄렌. 흔히 우리는 알보칠이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는데, 알보칠은 상표 이름이고, 실제 성분 이름은 폴리크레줄렌이다. 알보칠의 원리라면, 염증이 발생한 부위를 화학적으로 화상을 입혀서 아예 탈락시키는 것. 쉽게 말하자면, 강한 산성을 갖는 폴리크레줄렌 용액을 가지고 염증 부위를 지져버리는 셈이다. 그래서 알보칠을 환부에 바르고 나서 약 8-10시간 정도 지나면, 알보칠을 바른 부위에 하얀 허물이 일어나게 된다. 그렇게 허물이 벗겨지면 구내염 치료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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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알보칠은 구내염이 발생한 세포에만 작용하는데, 위의 그림과 같은 원리를 통해 건강한 세포는 건드리지 않게 된다. 알보칠의 성분인 폴리크레줄렌은 음전하를 갖는데, 정상 세포의 세포막도 음전하를 갖는다. 따라서 정상 세포와 알보칠이 닿게 되면, 같은 전하를 갖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밀어내면서 작용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구내염으로 인해 세포가 손상된 경우, 손상된 세포는 양전하를 갖게 되면서 알보칠과 끌어당기는 작용을 하게 된다. 그래서 알보칠의 경우, 환부에만 특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다만 폴리크레줄렌 용액을 구내염을 위해 사용했다면, 약물이 흡수가 된 뒤에는 꼭 가글이나 양치를 해 주어야 한다. 폴리크레줄렌 용액이 치아에 닿았을 때, 강한 산성에 의해서 치아 법랑질이 부식될 수 있기 때문. 가글을 하는 경우에는, 비교적 부드럽고 자극이 적은 가글 용액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알보칠을 바른 부위에 자극이 덜 가서 통증이 두 번 밀려오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이야기 해 볼 녀석은, 우리가 흔히 약국에서 스테로이드연고라는 이름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한국에서는 오라메디나 아비나 등의 판매명으로 찾아볼 수 있고, 성분의 이름은 트리암시놀론. 해당 연고에는 타 연고들에 비해 약한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있는데, 스테로이드 성분은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해서 구내염이 심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치료 원리이다.


이 연고의 장점이라면 상처 부위에 연고를 바르더라도 통증이 없다는 점이다. 또한 구강 점막은 다른 세포에 비해 물질 흡수가 빠른 편이라, 일반 피부염처럼 강력한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다만 혀에 닿았을 때 제형이 변하면서 뻑뻑해진다는 점과, 텁텁한 맛이 온 입으로 퍼지는 것은 연고의 한계점. 그리고 연고를 바른 직후에는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지 않아야 하는데, 연고 성분이 씻겨나가서 연고를 바른 의미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테로이드 성분이기 때문에, 구내염 증상이 호전이 되고 있다면 연고를 더 바를 필요가 없다. 하지만 연고를 바른 지 일주일이 다 되어가도록 차도가 없다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감염성 구내염과 같이, 다른 원인에 의한 구내염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


출처: 코오롱제약

위에서 소개한 약물들은 구내염 치료를 위해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약이라면, 다음으로 이야기 해 볼 약들은 국내 제약회사에서 대체약으로 개발된 것들이다. 이름부터 아픈 입에 사용해야 할 것 같은 이 예시는, 알보칠의 통증도 연고의 끈적임도 모두 싫어하는 환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대체 약물.


디클로페낙 성분의 구내염 치료제의 경우, 치료제로 가글을 해 주는 것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주 성분인 디클로페낙은 피부에 바르거나 먹는 약 형태로 사용하는 항염증제인데, 구내염 외에도 사랑니 발치 후에 덧나지 말라고 주는 가글이 이 성분. 디클로페낙의 경우, 피부에 바르거나 먹는 약 형태로 많이 사용이 되는데, 아프니벤큐 치료제의 경우는 가글을 해서 입 안 점막에 바른다고 생각하면 된다.


구내염 치료를 위해 해당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화끈거림이 확실하게 잡힌다는 것은 물론 입 안에 찝찝한 느낌이 남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알보칠이나 연고처럼 환부에 한정해서 바르는 것이 아니다보니,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효과를 보기에는 어렵다는 것이 아쉬운 점. 그래서 디클로페낙의 경우,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은 구내염에 권장된다.

출처: 동화약품


앞에서 이야기 한 아프니벤큐와 마찬가지로, 바를 때의 통증도 연고의 텁텁함도 모두 싫은 사람들을 위한 치료제는 생각보다 많다. 대안으로 사용하는 약물 중 하나인 아프타치는, 구내염이 생긴 부위에 직접 붙여서 사용하는 형태이다. 트리암시놀론 아세토이드라고 해서 연고와 비슷한 성분이나, 연고처럼 텁텁한 형태는 아닌 제품.


특히나 짓무르는 형태의 구내염이나 혓바늘이라고 우리가 쉽게 부르는 설염에 유독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있다. 하루에 패치를 한 개 내지는 두 개만 사용하여 효과를 빠르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나, 환부에 패치를 직접 붙여서 사용하기 때문에 입 안에서 구석진 부분에 생긴 염증에는 사용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또한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면, 약물이 다 흡수가 되기도 전에 떨어져버리기 때문에 일과 중에는 사용하기에 좀 어렵다는 것이 단점.


800px-Stomatitis.jpg 출처: https://www.scientificanimations.com

사실 구내염이 안 생기는 게 가장 좋다고는 하지만, 구내염을 예방하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 워낙 구내염의 원인이 다양하기도 하고,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며 생기는 경우도 왕왕 있기 때문. 혹은 비타민 B와 C군, 철분 등의 영양소가 결핍되며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콕 집어 이렇게 예방하라는 척도는 없다.


다만 뜨거운 음식이나 매운 음식이 자극이 될 수 있으니, 구내염이 잦은 편인 사람들은 해당 음식들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음식을 챙겨먹어야 한다면, 비타민 B군이 풍부한 바나나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꿀이 비교적 구내염에 도움이 된다고.


그래서 앞에서 알아본 네 가지 약을 언제 쓰면 좋을까에 대해서 정리를 해 보면 각각의 약물의 성격이 확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통증은 그 누구보다 심하지만, 열두시간도 걸리지 않아 효과를 보고자 한다면 알보칠 용액이 가장 효과가 좋다. 약을 바를 때 수반되는 통증이 싫지만 효과를 비교적 빠르게 보고 싶다면 스테로이드 연고를, 약을 바를 때의 통증도 싫고 연고의 텁텁함도 싫다면 가글형 치료제나 패치형 치료제를 사용하면 좋다. 구내염을 가라앉히는 효과는 비교적 느리지만, 가글형 치료제는 통증을 빠르게 잡아줄 수 있다는 면에서 강점을 갖는다. 그리고 물이나 음식을 바로 섭취할 수 있는 경우는 가글형 치료제와 알보칠 용액. 패치형 치료제나 연고는 환부에 발라놓은 것이 입을 움직이며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히 피로한 우리네 인생. 쓰라리고 아픈 입병으로 고생하는 날이 더 이상 오질 않길 바라면서. 본인도 자기 전에 구내염이랍시고 올라온 녀석들에게 연고를 좀 바르고 잠을 자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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