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진통제, 다른 쓰임

다양한 진통제, 각각이 어떻게 다르죠?

by 외이례

아마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하는 일반의약품은, 진통제가 아닐까.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경이 거슬리는 통증이 찾아올 때마다, 물과 함께 삼키는 그 작은 알약이 그렇게 구세주처럼 느껴질 때가 또 없다.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아, 언제 매서운 파도가 일었냐는 듯 조용해지는 것을 보면 더더욱이. 그런데, 이 진통제가 빈속에 먹지 말아야 하는 진통제라면? 혹은 염증과 발열을 동반하는 경우에 사용하는 진통제라면? 우리는 이러한 디테일에 신경을 써 가면서 진통제를 챙겨먹냐고 질문을 하면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을 할 것이다.


서양권 국가 같은 경우에는, 진통제를 여러 종류로 나누어 판매를 한다. 꼭 그리고 처방해준 의사도, 그 약을 판매하는 약사도 정말 눈 앞이 아찔할만큼 긴 설명을 하며 복약지도를 해 주곤 한다. 그만큼 사실 어떤 진통제를 어떻게 언제 사용하냐가 중요하다는 말인데, 편의점에서 쉽게 일반의약품을 구할 수 있게 되면서 한국에서는 이러한 판단이 어렵게 되지 않았는가. 내가 의약학계열에 종사하는 가족을 두었거나, 내가 그 쪽 직업이 아닌 이상 말이다.


그래서 오늘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같은 진통제 다른 쓰임.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익숙하다 못해 친근하게 잘 알고 있는 진통제들이 가진 성분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 볼 생각이다. 다만 성분 이름은 화학명이 아닌, 우리가 약봉투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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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진통제를 찾는다고 하면, 가장 익숙한 것은 이 하얀 알약 형태가 아니었을까. 가장 먼저 이야기 해볼 진통제는 아세트아미노펜 (Acetaminophen). 아세트아미노펜은 다양한 브랜드명을 달고 가장 널리 판매되고 있는 진통제임은 물론, 종종 종합감기약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진통제 성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파라시타몰 (Paracetamol)로 유명하고, 널리 쓰이는 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이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진통제가 된 이유는, 편하게 복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통증에 널리 듣는다는 점 때문일것이다. 일단 공복이거나, 식후이거나에 약효가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통증이 있다고 인지한 시점에 바로 복용을 할 수 있다. 또 아세트아미노펜은 워낙 사용 가능한 범위가 넓은데, 가벼운 두통부터 매번 겪을 때 마다 고통스러운 치통까지, 그리고 발열을 동반하는 근육통에도 사용이 된다. 그리고 임산부가 복용했을 경우에 태아의 발달이나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들도 다수 되어있어, 더더욱이 널리 사용되는 것이 아닐까.


다만 술을 마시고 나서 숙취로 인한 두통이 있을 때, 아세트아미노펜은 권장하지 않는다. 약이 어디서 분해되느냐를 생각해야 하는데, 아세트아미노펜은 간에서 분해가 된다. 술을 마시고 생긴 숙취에 아세트아미노펜을 먹겠다는 것은 간을 망가뜨리기에 아주 적절한 이야기가 된다. 또한 간 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아세트아미노펜은 피하는 것이 좋다. 추가로 자주 보고되는 부작용은 아니지만, 가려움증과 수면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하니 해당 반응을 보이면 복용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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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들어본 진통제 이름을 대 보라고 하면, 꼭 나오는 것 중 하나가 아스피린. 고등학교 화학 시간부터 대학 화학 시간까지, 아세틸 살리실산 (acetylsalicylic acid)이라는 이름으로도 자주 등장하는 녀석 중 하나. 또 실제로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필수로 집에 구비해야 할 약품 리스트에 올려놓기도 했고, 전세계적으로 연 평균 4만 4천 톤이 사용 될 만큼 꽤 보편적인 진통제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아스피린은, 그냥 일반적인 진통제라고 하기보다는, "소염"진통제라고 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다시 말해, 앞의 아세트아미노펜에서 언급한 해열, 진통을 포함하여, 아스피린은 류마티스열과 각종 염증의 치료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범위가 넓다. 심지어는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일정 용량의 아스피린을 장기 처방을 해 주어 심장 발작이나 혈전 발병을 예방한다고 하지도 않는가. 하다하다 최근 5년 사이에는, 아스피린을 복용한 경우에 폐, 췌장, 간, 유방 등에 발생하는 암을 예방해준다는 연구도 많이 되었다.


위의 내용만 들으면 아스피린도 괜찮은데? 싶다. 하지만 아스피린은 진통제로서도, 소염진통제로서도 그렇게 흔하게 처방되는 약품은 아니다. 이유는 다양하고 심각한 부작용 때문. 위장을 자극하여 위내 출혈을 일으키기도 하고, 위궤양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이 보고가 되었다. 또한 항응고 성질을 갖기 때문에 아스피린을 장기 복용하는 경우에는 코피조차도 쉽게 멈추지 않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잦다고 한다. 또한 신장에도 부작용을 주어, 통풍을 일으키는 경우도 매우 높은 비율로 보인다고. 또한 만 18세 이하의 어린이들에게는 처방을 주지 않는데, 다양한 연구에서 간과 뇌가 손상되어 생기는 라이 증후군도 보인다고 보고된 바가 있다.


사실 하나 더하자면, 치과에서는 아스피린을 진통제로 잘 처방하지 않는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교정하는 환자의 경우에는 출혈이 잘 잡히지 않는 것을 걱정하는 것에 더불어 소염 작용이 오래 지속되면 치아가 움직이는 것을 방해한다고. 또한 숙취로 인해 찾아오는 두통에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알코올의 영향을 받은 위장이, 아스피린에 의해 자극을 받아 장기 내 출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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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야기 하려는 약물은 이부프로펜. 화학명은 이소부틸프로판페놀산(Isobutylpropanoicphenolic acid)이지만, 화학명보다는 부루펜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약물이다. 이부프로펜도 아스피린과 마찬가지로 소염진통제이며, 복용 후 한 시간 이내로 매우 빠른 약효를 보이는 편. 이부프로펜은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해열을 목적으로 약물 복용을 하였으나 지금은 진통 해열 소염 모두를 잡을 수 있는 종합적인 진통제로 인식이 되어있다.


이부프로펜은 진통제로서는 기본적인 두통부터 시작해서 생리통, 수술 후 마취가 풀리며 오는 통증에도 사용이 된다. 또 우리가 편도선염에 걸려 열이 나면서 염증이 돌 때도 이부프로펜을 처방해준다. 그리고 유아들의 발열에도, 이부프로펜이 자주 쓰이는데 이는 시럽 형태로 먹이기 쉬운 제제가 많을 뿐더러 효과가 빠르고 확실하기 때문. 하나 덧붙이자면 이부프로펜이 여드름 치료제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는데, 크림 제형으로 나온 이부프로펜은 항염증작용과 여드름균의 지방분해효소 억제하는 효과 때문에 여드름 치료제로 널리 쓰인다.


다만 이부프로펜은 임산부에게 사용할 수 없다. 호주와 미국은 유산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임산부에게는 이부프로펜을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다. 또한 성분의 특성상 위장에 자극이 될 수 있어, 되도록 공복에 복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또한 소화기가 선천적으로 약하다면 이부프로펜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아스피린과 마찬가지로, 위장 내벽에 자극을 주면 위장 내 출혈이 생기거나 위경련을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 이외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이부프로펜에 두드러기성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데, 이 경우에는 절대 "프로펜"으로 끝나는 약물은 복용해서는 안 된다. 과민성 쇼크의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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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꼭지에서 다룬 내용을 간단한 표로 정리를 해 보았다. 다양한 종류의 진통제에 대해서, 조금 더 잘 알고 똑똑하게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벼룩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운다고, 편두통 한 번 잡겠다고 먹은 진통제가 속쓰림을 가져오는 일을 겪지 않길 바라면서. 오늘도 통증 없이 편안한 하루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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