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
지난 주말에 참석한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 기반의 AI 스토리텔링 워크숍을 강권해 주신 생각 형님에게 들은 말이다.
AI 회사에 다니지만 업무 특성상 주로 제미나이(Gemini)를 마치 회사 동료 혹은 에이전시 파트너처럼 특정한 목적에 맞게 지속적으로 사용해 왔던 나에게, 클로드 그리고 클로드 코워크는 철학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흥미로운 자극으로 다가왔다.
디테일에 앞서 근본(Fundamental)을 먼저 따지고 이해하고자 하는 내 취향을 여지없이 저격해 버린 것이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지금까지 나에게 클로드는 '클로드 코드(Claude Code)'로 대표되는 '개발자들의 도구'였는지라 다소 거리가 먼 존재였다. 해당 워크숍의 가장 큰 성과라면 아마도 그저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었던 천상의 클로드가 지상의 내 곁으로 강림한 것이 아닐까.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비용도 적지 않은 수업이었기 때문에 내가 배우고 느낀 모든 것들을 옮기고 공유하는 것은 예의도, 도리도 아니다. 그래서 클로드로 촉발된 개인적인 AI 관련 체크 포인트이자 다짐 몇 가지만 간략하게 남긴다.
내 축적된 경험과 다져온 전문성을 재료 삼아 맛있고 유용한 맥락을 만들어 보자. 사실 지금까지는 맥락 관리를 내가 하는 게 아니라, AI가 내 사용 패턴을 학습하면서 알아서 해줄 거라고 기대해 왔다. 결국 맥락은 AI가 채워주는 게 아니라, 내가 먼저 설계해야 하는 것이다.
솔직히 브런치를 방치한 이유는 단순했다. 너무 바빴고, 정말 귀찮았다.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옮기는 일이 그다지 급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글쓰기가 그저 표현의 수단이 아니라, 맥락을 만들고 AI와 협업하는 재료라는 걸 새삼 느꼈다. 그래서 사실상 만들어 놓기만 했던 브런치를 리모델링한 후에 이 글을 쓰고 있다.
나만의 워크플로우를 만들어서 마치 운동선수의 신체적 루틴처럼 체화해야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워크플로우는 단순하다. 내가 잘하는 부분은 극대화하고, AI가 나보다 잘하는 부분은 철저히 위임하는 것. 그 조합을 최적화하는 것이 곧 나만의 워크플로우가 아닐까?
앞으로 'AI 회사를 다니는 놈'이 아니라 'AI 사회를 살아갈 놈'이 되어 볼 생각이다. AI가 스스로 전기 양의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내가 AI로 하여금 전기 양의 꿈을 꾸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다.
만일 미래에 <블레이드 러너>, <공각기동대>, <얼터드 카본> 속 상상이 현실이 된다면 나는 전기 양의 꿈을 꿀까? 아니면 전기 양 그 자체가 될까?
생성형 AI 시대를 지나 도래한 에이전틱 AI 시대, 그리고 향후 그 어떤 시대에서도 우리의 경험과 전문성이 점점 빛이 바래지 않고, 더욱 빛을 발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