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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물 Apr 29. 2024

과연 회사보다 자영업이 더 편할까?

모든 것은 장단점이 있다. 이것이 좋으면 다른 것이 별로다. 전부 다 내 마음에 들면 좋겠지만, 세상에 그런 일이 과연 있을까? 


뭐가 더 나은거지?


나의 사회생활은, 계약직 정규직을 포함해 근속 기간은 5년이 전부다. 단 한 번도 내 사업을 해보고 싶다거나, 자영업에 뛰어들 생각을 살면서 해본 적이 없다. 내게 주어진 일을 하면서 편하게 월급 받고 싶었지, 머리를 싸매면서 돈 나올 궁리를 해야 하는 사업이랑은 나와 거리가 멀다고 느꼈다. 주 5일제, 칼 같은 퇴근, 주말과 공휴일, 명절을 꼬박꼬박 쉬고, 한 달에 한두 번 연차를 쓰면서 환기를 하고, 정확하게 딱 떨어져서 나오는 월급을 계산하며 저금을 하고, 그렇게 하루하루 보내는 것은 정말 괜찮은 일상이었다. 그런데 나는 뭐가 그리 불행하다며 직장 생활을 때려치우고 자영업을 하고 있는 걸까?


직장 vs 자영업


직장 생활은 무엇이 되었던 룰을 따라야 한다. 특히나, 아주 깐깐한 팀장을 만나게 된다면, 연차 한번 쓰는 것도 굉장히 큰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나 같은 경우, 내 포지션의 대체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팀장이 대신 내 일을 하면 되는데, 그는 일을 전혀 하지 않는 콘셉트를 잡은 사람이었다) 내 연차를 대부분 쓰지 못하게 했다. 병원을 가야 하는 경우만, 한 달 전부터 정당한 사유를 주절주절 거려야 겨우 허용을 하는 타입이었는데, 나중에는 인사팀에서 남은 연차를 모두 소진하라는 이유로, 거의 두 달 정도는 일주일에 한 번씩 강제 연차를 쓰게 했다. 덕분에 아르바이트생이었던 남편(그때 당시 남자친구)과 데이트를 많이 하긴 했지만, 진즉에 쓰고 싶을 때 쓰게 해 주었다면 여행도 가고, 개인 시간을 보냈을 텐데, 강제로 연차를 쓰게 하니 기분은 별로 좋지 않았다. 


물론 근무 환경이 좋은 회사는 많다. 마인드도 넓고 포용력이 좋은 상사도 많을 것이다. 나에게도 좋은 상사도 있었고, 가끔씩 때리고 싶었던 상사도 있었지만 대체로 나는 그들이 정한 룰을 군말 없이 따르는 편이었다. 누구와도 큰 트러블 없이 직장을 다니고 싶었고,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이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이 막히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상사든, 팀원이든, 밉상인 사람들을 매일매일 봐야 하고 그들이 정한 룰을 따라가야 하고, 정당한 쉼도 박탈당하고, 때로는 이 회사에서 내가 과연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마지막 회사에서 퇴사를 결심했던 것은 그 이유가 컸다. 

나, 여기서 팔다리 묶인 채로 멈춰있을 것만 같다. 


자유


직장인이 보았던 자영업자의 큰 메리트는 바로 "자유로운 근무 환경"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출근을 하고, 원하는 시간에 퇴근할 수 있고, 쉬고 싶을 때 언제든지 쉴 수 있으니까. 특히 마음대로 쉴 수 없었던 나의 전 직장의 생활을 돌이켜보면, 자영업자로서 모든 시스템을 내가 정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낭만 있어 보였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좋기만 할까? 


사람들이 끼여있는 지옥철 출퇴근 시간대를 피할 수 있고, 사람이 북적이는 주말에는 내가 좋아하는 공간 안에 머물면서 근무하고, 한가한 평일 하루를 정기휴무일로 정해 편하게 어디든지 놀러 갈 수 있고, 가끔씩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일찍 귀가하거나 며칠 휴무 공지를 붙이고, 원하는 날에 긴 여행을 갈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참으로 편하긴 하다. 이거, 장점 맞다. (쾅쾅쾅!)


하지만, 내가 나를 제어하지 못하고, 느슨해진 마음으로 가게 운영을 하다 보면 매출은 뚝 떨어지기 마련이다. 긴 명절에 쉬거나 연차를 사용했을 때는 꼬박꼬박 나오던 월급이, 전혀 나오질 않는다. 마치 일한 만큼 시급을 받는 아르바이트생처럼 통장에 돈이 들어오지 않는 사태를 경험한다. 


그래서 자영업의 자유도, 그다지 장점인 지는 모르겠다. 쉬면서도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생각에, 당장이라도 가게문을 열어야 하나?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라는 내적 갈등이 이어지고 있으니. 이것 참 또 다른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결국 뭐가 더 나은 것은 없다. 다 장단점이 있고, 내가 감당할 수 있고 안고 갈 수 있는 단점들만 생각하면 내 사업을 시작하기는 쉽다. 


몸이 편하면 머리가 복잡하고, 머리가 편하면 몸이 복잡하니까. 


자영업을 추천하느냐?

난 대답 못하겠다. 그냥 인생 자체가 원래 힘든 일을 극복하려고 사는 것 같다. 



다음화 계속!

커버사진 남편이 만든 초콜릿 케이크!

wigglehanh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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