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영양식 '재첩국' 만드는 법
봄이 되면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좋은 음식을 많이 먹고 원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정작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봄철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간단한 요리가 있다. 전라도와 경상도 섬진강 부근에서 자주 먹는다는 이 요리는 조리법도 그리 어렵지 않은데다가 약간의 준비만 해두면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바로 시원한 맛이 일품인 '재첩국'이다.
재첩국의 주 재료인 재첩은 민물조개의 일종으로, 강의 모래가 많이 섞인 진흙 바닥에서 사는 동물이다. 식용으로도 쓰이긴 하지만 성체의 크기가 고작 2cm 내외인 초소형 조개이기 때문에 음식에 넣을 때는 보통 수십 마리가 한번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렇게 볼품없어보이는 재첩은 봄철 피로를 회복하는 데에 매우 뛰어난 식품이다. 재첩에 들어있는 단백질 함량은 같은 무게의 두부보다 약 30% 정도 많으며, 메타오린과 타우린 등 간에 좋은 아미노산 또한 풍부해 피로 회복 효과가 뛰어나다.
또한 재첩에는 철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데, 이 덕분에 빈혈 예방과 혈액순환에도 좋은 효과가 있어 쉽게 피로해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런 재첩으로 만든 재첩국은 소금으로만 간을 해 맑고 투명하면서도 뽀얀 국물이 특징인데, 그 맛이 굉장히 깔끔하고 시원해 해장국으로도 인기가 많다.
이번에는 봄철 영양식으로 먹기 좋은 재첩국 만드는 법에 대해 알아본다.
재첩국은 생각보다 간단한 재료로 끓인다. 재첩과 소금만으로도 국물은 깔끔하지만, 진짜 감칠맛은 부추에서 터진다. 숨은 비밀재료인 부추가 들어가야 비로소 봄 제철 국물맛이 완성된다. 기호에 따라 후추를 살짝 더해도 좋다.
재첩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재첩을 해감해야 한다. 강 바닥에 파묻혀 사는 재첩은 그 안을 꽉꽉 채우고 있는 진흙 때문에 그냥 먹을 수가 없다.
먼저 재첩을 볼에 넣고 물을 가득 채운 뒤, 굵은 소금을 한 숟가락 정도 넣어준다. 이후 위에 검정 비닐 등을 덮어 빛을 차단해준 뒤 약 7시간 정도가 지나면 깔끔하게 해감이 완료된다.
쇠숟가락 등 금속을 같이 넣어두면 소금물과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열과 냄새를 발생시키고, 이것이 재첩을 자극해 해감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해감이 끝난 재첩은 박박 문질러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여러 번 헹궈주도록 한다.
이후 물을 냄비에 넉넉하게 넣어 팔팔 끓여준 뒤, 재첩을 넣고 마저 끓여준다. 이때 물 위로 거품이 떠오를 수 있는데, 이는 재첩 껍질에서 나오는 석회질이므로 전부 걷어내주도록 한다.
재첩이 입을 벌리기 시작하면 약 10분 정도를 더 끓여주고, 수저나 국자를 이용해 한 방향으로 휘휘 저어주도록 한다. 이러면 재첩살이 분리돼 물 위로 둥둥 떠오른다. 분리된 재첩살은 채로 건져낸 뒤 혹시 모를 이물질 제거를 위해 다시 한번 흐르는 물에 헹궈준다.
살을 모두 건져냈다면 불을 끈 뒤 맑은 국물만 다른 냄비에 옮겨 담아준다. 이때, 냄비 바닥에 가라앉은 모래가 딸려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국물과 재첩살의 준비가 끝났다면 다음은 부추를 손질할 차례다. 부추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솔솔 썰어주도록 한다.
그 다음 재첩 삶은 국물에 다시 재첩살을 넣어준 뒤 소금으로 간을 맞춰준다. 재첩 자체에 염분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간을 봐가면서 소금을 추가하는 편이 좋다. 간이 맞춰졌다면 부추를 넣은 뒤 불을 꺼주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뽀얀 국물과 싱싱한 부추, 통통하게 살이 오른 재첩을 국자 가득 퍼서 국그릇에 옮겨 담으면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인 재첩국 완성이다.
■ 요리 재료(5인분)
생 재첩 1kg, 물 적당량, 소금 적당량, 부추 한 줌
■ 만드는 순서
1. 재첩을 물에 담근 뒤 소금을 풀어 7시간 동안 해감해준다.
2. 해감한 재첩을 여러 번 헹군다.
3.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부은 뒤 재첩을 넣고 10분간 끓여준다.
4. 수저나 국자로 국물을 휘저어 위로 떠오른 재첩살을 건져 다시 한번 씻어준다.
5. 국물을 다른 냄비로 옮겨 담는다.
6. 흐르는 물에 씻은 부추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준다.
7. 국물에 재첩살을 넣고 다시 끓인다.
8.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간이 맞으면 부추를 넣고 불을 끈다.
■ 재첩국 레시피 팁
- 해감할 때는 쇠숟가락 등 금속을 넣어두면 더 빨리 해감할 수 있다.
- 미리 해감 과정을 마친 재첩은 냉장·냉동 보관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 냉장 시에는 2~3일, 냉동 시에는 1개월 가량 보관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