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꽃게로 집에서 완성하는 깔끔한 양념게장
시장 수조에서 막 건져 올린 꽃게를 보면 계절이 느껴진다. 집으로 돌아와 흐르는 물에 씻고, 등딱지를 열어 속을 정리한다. 양념은 과하게 겹치지 않는다. 고추장은 빼고 고춧가루로 색을 내면 맛이 더 맑아진다. 짠맛과 단맛이 선을 지키고, 게살은 그 사이에서 단단히 중심을 잡는다. 밥 한 공기가 천천히 사라지는 저녁, 손이 많이 갈 것 같던 양념게장이 의외로 담담하게 식탁에 오른다.
양념게장은 꽃게 상태가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껍질이 단단하고 들어 올렸을 때 묵직한 느낌이 드는 것을 고른다. 다리가 빠지지 않고 단단히 붙어 있는지도 함께 살핀다. 배 쪽이 탁하지 않고 깨끗한지도 중요하다.
손질은 찬물에서 시작한다. 흐르는 물 대신 넓은 볼에 찬물을 받아 꽃게를 담근다. 솔이나 칫솔을 이용해 다리 사이, 등딱지 홈, 배 쪽을 꼼꼼히 문지른다. 배딱지는 손으로 떼어내고 아가미는 가위로 제거한다. 이 부분을 남기면 비린 냄새가 올라온다. 다리 끝의 뾰족한 부분도 함께 정리한다. 손질을 마친 꽃게는 채에 올려 10분 정도 두어 물기를 뺀다.
이 과정에서 급하게 자르지 않는다. 물기가 남은 상태에서 자르면 살이 쉽게 흐트러진다. 물기를 뺀 뒤 냉동실에 약 1시간 정도 둔다. 살이 살짝 단단해진 상태가 다루기 편하다. 이 단계를 거치면 반으로 자를 때 단면이 깔끔하게 정리되고, 양념을 버무릴 때도 살이 쉽게 부서지지 않는다. 냉동 후에는 등딱지를 기준으로 반으로 가른다. 손질한 꽃게는 기준 분량 700g이다.
양념은 한 번에 모두 섞지 않고 액체 재료부터 시작한다. 진간장 5큰술, 멸치액젓 1큰술, 미림 2큰술을 먼저 섞는다. 여기에 설탕 1큰술과 조청 2큰술을 넣어 단맛의 중심을 잡는다. 이후 고춧가루 45g을 더해 색과 농도를 맞춘다. 고춧가루는 한 번에 넣지 않고 두세 번 나눠 넣으면 텁텁함이 덜하다.
다진 마늘은 1큰술, 다진 생강은 1작은술만 사용한다. 양을 늘리면 게 향이 가려질 수 있다. 감자전분 1작은술과 물 3큰술을 섞어 약불에서 끓인다. 걸쭉해지는 순간 불을 끄고 완전히 식힌다. 뜨거운 상태로 넣으면 양념이 뭉치기 쉽다. 식힌 전분물을 양념에 더하면 꽃게에 고르게 붙는 질감이 만들어진다.
양파 1개는 최대한 가늘게 채 썬다. 대파는 한입 크기로 송송 썬다. 청양고추 1개는 잘게 다져 매운 향만 남긴다. 채소를 넣고 고루 섞으면 양념 준비가 끝난다.
냉동했던 꽃게는 바로 양념에 넣지 않는다. 생강 물을 아주 소량 뿌려 가볍게 섞어 남아 있을 수 있는 냄새를 정리한다. 다시 채에 올려 물기를 한 번 더 뺀다. 이후 준비한 양념에 꽃게를 넣고 나무 주걱으로 살살 버무린다. 힘을 주지 않고 양념이 살 사이로 스며드는 정도면 충분하다.
마무리로 참기름 1큰술과 통깨 1큰술을 더한다. 완성 후 바로 먹기보다는 냉장 보관으로 6시간 정도 둔다. 시간이 길어지면 양념 맛이 탁해지기 때문에 하루 이상 두지 않는다. 완성된 양념게장은 밥 위에 올려 먹거나 김에 싸 먹기 좋다.
■ 요리 재료
손질한 꽃게 700g, 고춧가루 45g, 양파 1개, 대파 15cm, 청양고추 1개,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생강 1작은술, 감자전분 1작은술, 물 3큰술, 진간장 5큰술, 멸치액젓 1큰술, 설탕 1큰술, 조청 2큰술, 미림 2큰술, 참기름 1큰술, 통깨 1큰술
■ 만드는 순서
1. 꽃게를 찬물에서 솔로 닦고 배딱지와 아가미를 제거한다.
2. 채에 올려 10분간 물기를 뺀다.
3. 냉동실에 약 1시간 둔 뒤 반으로 자른다.
4. 전분과 물을 섞어 약불에서 끓인 뒤 완전히 식힌다.
5. 진간장, 멸치액젓, 미림, 설탕, 조청을 섞는다.
6. 고춧가루, 마늘, 생강, 전분물을 넣는다.
7. 양파, 대파, 청양고추를 넣어 고루 섞는다.
8. 꽃게를 넣고 살살 버무린 뒤 참기름과 통깨를 더한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꽃게는 살짝 얼린 상태가 가장 다루기 쉽다.
- 전분물은 반드시 식혀서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