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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키트리 WIKITREE Mar 13. 2017

"호주 워킹홀리데이 현대판 노예제" 딸 잃은 여성 절규

호주 공정근로옴부즈맨 홈페이지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지난해 8월 호주에서 일하던 20살 딸을 잃은 영국 여성이 호주의 워킹홀리데이 비자 제도에 대해 "현대판 노예제나 마찬가지"라며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


이 영국 여성 로즈 에일리프의 딸 미아는 지난해 8월 호주 퀸즐랜드주의 한 호스텔에서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인 프랑스 국적 29살 남성이 마구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로즈는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 주말판 기고문에서 딸이 세컨드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얻기로 작정한 뒤 나흘 만에 숨졌다며 이 비자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숨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주의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워홀러)는 1년간 체류가 가능하며, 이를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세컨드 비자를 얻으려면 의무적으로 농어촌의 농장이나 육가공 공장 등에서 88일 동안 일해야 한다.


로즈는 기고문에서 세컨드 비자 발급조건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고용주로부터 각종 착취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 제도가 심할 경우 현대판 노예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용주들은 거의 돈을 주지 않고 착취하고 있고, 언어 학대나 심지어 성적 학대조차 만연하고 있어 특히 젊은 여성들이 아주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로즈는 워홀러들이 "땅이 넓은 호주의 외딴 지역에서 가장 더럽고 위험한 일을 하며 착취를 당하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을 미국 개척시대의 황량한 서부에 비유하기도 했다.


또 워홀러들이 종종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고 교통도 불편한 오지 사정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 제도에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즈는 퀸즐랜드의 사탕수수밭에서는 탈수와 일사병, 독사와 독거미에 노출돼 있지만, 보건과 안전 규정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로즈의 기고는 최근 배낭여행이나 워홀러로 호주를 찾은 영국 젊은이들의 시련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왔다.


이달 초 22살의 영국인 여성이 약 두 달간 동갑내기 호주 남성에 인질로 잡혀 성폭행과 구타를 당하는 시련을 겪다 극적으로 구출됐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스웨덴 남성과 장거리 자동차 여행에 나선 20살의 영국 여성이 학대를 당하다 부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구조되기도 했다.


이밖에 2001년에는 영국인 20대 남녀 배낭여행객이 차량으로 호주의 오지를 달리다 남성은 살해되고 여성은 겨우 탈출한 바 있다.


한편 로즈는 지난 2월 백악관이 딸의 사건을 이슬람국가(IS)의 영향을 받은 78건의 테러 목록에 올리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반박한 바 있다.


로즈는 서한에서 딸을 살해한 범인이 이슬람 근본주의자가 아니라며 딸의 죽음을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박해에 이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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