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대사가 있다. "이러는 진짜 이유가 뭐야?"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가 와닿지 않거나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연인과 헤어지는 순간에도 이렇게 묻고 싶을 때가 있다.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 사람들도 많지만 누군가는 나쁜 사람 되기 싫어서, 미련 남기기 싫어서 등 여러 이유로 마지막 순간에도 연인에게 거짓말을 하곤 한다. 상대방 말을 곧이곧대로 들으며 혼자 아파하고 안타까워 하진 말자.
"너한테 더 잘해주는 게 맞는건데 난 그렇게 못할 것 같아".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자신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했던 것 같고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이때 "잘해주려고 애쓰지 않아도 돼"라고 말하며 연인을 붙잡아도 될까?
이 말은 상대방에게 잘해주지 못해서 괴롭다는 뜻이 아니다. "네가 더 이상 좋지 않아. 그래서 너한테 에너지 쏟고 싶지 않아"라는 말을 예쁘게 바꾼 것일 확률이 높다.
상대방에게 상처주고 싶지 않고, 본인이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을 때 남녀는 (가상의) 피치 못할 사정을 만든다. 3년 동안 유학을 가야할 것 같다 등등
확실하게 헤어지고 싶을 때 쓰는 거짓말이다. 또는 상대방이 자신을 욕하면서 마음 정리를 빨리 할 수 있도록 일부러 이같은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가장 비겁한 거짓말중 하나.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감당하기 힘들다, 연애를 도저히 계속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나쁜 사람이 되긴 싫을 때 하는 거짓말이다.
상대방에게 너무 미안해서 놓아주는 사람은 드물다. 본인이 '미안해야 할 상황'이 자꾸 생기는 게 불편할 뿐이다. 하지만 자신은 아무것도 바꿀 생각이 없다.
이별을 말하는 쪽, 듣게 된 쪽 모두 할 수 있는 거짓말. 이말이 덕담은 될 수 있지만 진심이기는 힘들다. 또는 "넌 절대 나같은 사람 다시 못 만나"의 반어법일 수도 있다.
상대방을 정말 좋아하는데 자신이 피치 못할 상황에 처했다면 이별 보단 "잠시만 기다려줘. 조금만 참아줘"라고 말하지 않을까. '상대와의 시간'보다 다른 일들이 더 우선순위가 높을 뿐이다. 상황을 탓하며 안타까워하지 말자.
헤어지자고 말할 때 마음이 약해져서 또는 죄책감이 들어서 "(헤어지긴 하지만) 많이 보고싶을거야"라고 자신도 모르게 말한다. 하지만 이런말은 헤어진 후에도 상대방이 "혹시 걔도 지금 후회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고문을 하도록 만든다.
이별을 결심하기까지 매우 힘들었다는 느낌을 주고싶어서 하는 거짓말. 결정을 내리기까지 실제로 무척 고통스러웠던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즉흥적으로 이별을 결심한 사람도 진지하게 고민한 것처럼 거짓말을 한다. "알고보니 가벼운 애였더라고"라는 뒷담화를 듣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가장 악랄한 핑계가 아닐까 한다. 문득 '이 사람과 그만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속마음은 숨긴 채 "널 이젠 놔줘야할 것 같아"라고 말한다.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상대방 의사 때문에 혹은 외부 여건 때문에 포기한다는 인상을 준다. 자신은 나쁜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은 욕심에서 나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