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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키트리 WIKITREE Nov 09. 2015

아무때나 가면 영화 틀어주는 극장

"짧지만 강한 여운" 독립 단편 영화만


최근 예술, 독립영화 등을 다루는 이른바 '다양성 영화'만을 전문으로 하는 영화관이 많아지고 있다. 

CGV 아트하우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씨네큐브 등이 그 예다.


이 곳에서 다루는 영화는 1시간이 넘는 장편 영화다. 단편 영화만을 상영하는 극장을 찾기란 쉽지 않다. 


단편 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잘 만들어진 단편 영화는 짧지만 오랜 여운을 남긴다. 짧은 러닝 타임에 내용을 압축해야 하기 때문에 장편 영화보다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서울 이태원 우사단길에 위치한 '극장판'에서는 단편 영화만을 상영하고 있다.



<극장판>

지난 8월에 필자는 저녁 서울시 용산구 우사단로 4길 43-1에 위치한 '극장판'을 방문했다. 

사실 찾아가기 어려웠다. 지도 앱을 켜고도 긴가민가 했다. 

이태원역 3번 출구에서 약 15분 정도 골목으로 들어가면 조그마한 '극장판' 안내판을 볼 수 있다. 



<네이버 지도 캡처>
<극장판' 안내표 / 위키트리>


힘들게 찾아간 보람이 있었다. 늦은 오후였지만 아직 문을 닫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 필자가 방문했을 때 관객이 아무도 없었다('혼자 영화를 볼 수 있겠구나'라는 묘한 설렘이 있었다). 평일이기도 하고, 영화관을 닫는 시간(오후 9시)에 임박해 방문해서 그런 듯 했다.


<극장판>

상영 영화는 매달 바뀌는데, 8월 상영작은 총 4편이었다. 영화를 고른 뒤 관람료(1편 당 2000원)를 내고 상영관에 입장하면 된다. 


단편영화 특성상 상영시간은 매우 짧다. 15분에서 20분 내외다. 그렇기 때문에 상영시간표도 없었다.


만약 먼저 온 관람객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밖에 대기공간에서 기다리면 된다. 영화 자체가 짧기 때문에 오래 기다려야 하는 염려는 없다. 


<극장판에서 제공하는 영화표 / 위키트리>



상영관은 몹시 아늑했다. 6자리뿐이었다. 필자는 뒷자리 가운데(B2석)에서 영화를 관람했는데, 체격이 좋은 편이여서 그런지 다리 펴기가 불편했다. 다리를 펴고 편안하게 보고 싶다면 앞자리를 추천한다.



<극장판>




영화 상영이 끝난 뒤 이 곳을 운영하는 권다솜(28) 대표와 극장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1. '극장판' 만든 계기가 궁금하다.


영화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단편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 왜냐하면 단편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비록 러닝타임은 짧지만 단편영화도 작품성을 갖춘 훌륭한 영화가 많다. 이러한 영화들이 관객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다고 말하고 싶다.


처음에는 실행에 옮기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지난해 인천 부평구청에서 청년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돼 지원금과 공간을 지원받아 시작했다. 계약이 종료된 올해 지금의 장소인 이태원으로 왔다.


2. 유일한 '독립 단편 영화 상영관'인가?


아니다. 경복궁 뒤쪽 옥인동에 옥인 상영관이라고 있다. 그 쪽이 먼저 시작했다(2013년).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옥인 상영관은 주말에만 운영하고, 시간표가 존재한다. '극장판'을 시간표가 없고, 평일/주말에 운영한다. 


그리고 '옥인상영관'은 하나의 콘셉트로 다수의 단편영화를 묶어 상영하는데, 극장판은 한 편 한 편 상영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3. 영화는 어떻게 선정하는가? 


3개월에 한 번씩 블로그 등 공식 SNS에 공고를 올린다. 이후 감독들이 영화를 보내주면 나름 심사를 해서 좋은 작품을 선택한다.  


혹은 개인적으로 아는 지인들 영화를 상영하기도 한다. 또 단편영화 배급사를 통해 받기도 한다.


4. 주요 관객 성별과 나이대는? 


2~30대 여성이다. 친구끼리도 오고 커플로 오기도 한다.


5. 관객 수는?


최대 하루에 4~50명이 몰렸던 적이 있다. 근처 프리마켓 행사가 있었는데 그 곳에서 홍보를 해주신 분이 있었다.


그 때 상영한 영화가 '그녀의 연기'였는데 탕웨이와 결혼해 화제가 됐던 김태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박희순 - 공효진 씨가 출연한 영화다. 감독과 배우들이 인지도가 있어서 그런지 더 많이 좋아해주셨던 것 같다.  


6. 최근 관객 수 추이는?


SNS 홍보를 시작하며 관객 수가 점차 늘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을 보고 많이 오시는 듯 하다.


7. 운영상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사실 수익이 생기기 어렵다. 이에 대해 물론 걱정은 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생각해 온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점은 감안한다.


힘든 점은 관객들이 오셔서 영화보고 실망하실 때다. 고민이 많이 된다. 이 점이 가장 스트레스가 된다.


물론 관객 분들이 영화를 다 재미있고 좋아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민이 된다.


8  후원을 받는가?


후원은 전혀 없다. 사실 관람료에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관람료는 티켓 제작이나 포스터 제작 용도에서 끝난다.


물건을 파는게 가장 큰 수익인데, 그 것 때문에 '극장판'은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 기존에 판매하던 물품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운영도 생각 중이다.


수익구조는 물건을 파는 것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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