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대만에 유학하던 말레이시아 청년이 스파이더맨 코스튬을 입은 채 기숙사 5층에서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다.
5일 베르나마 통신 등 말레이시아 언론에 따르면 지난 3일 밤 대만 중부 다예(大葉) 대학 기숙사에서 말레이시아 국적 유학생 리(29)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다른 학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리는 스파이더맨 코스튬을 착용하고 있었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그가 기숙사 외벽에 매달려 셀카(셀프카메라의 줄임말·셀피)를 찍으려다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기숙사 5층 발코니에서는 리의 전화기가 발견됐다. 사고 직전 리는 자신의 룸메이트에게 스파이더맨 코스튬을 입은 모습을 보여주며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말레이시아 페락 주에서 5형제의 막내로 태어난 리는 호텔에서 일하며 모은 돈으로 4년전 대만 유학을 떠났고, 현지에서도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해 온 고학생이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다예 대학은 리의 가족과 연락해 대만 현지로 올 수 있도록 조처했다.
스마트폰 보급과 소셜네트워크(SNS)의 영향 때문에 세계 각국에선 셀카나 사진을 찍으려다 위험천만한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16년 6월 28일에는 한국인 배낭관광객이 페루 아마존 밀림 지역의 폭포에서 사진을 찍다가 떨어져 숨졌고, 이튿날에는 안데스 산맥의 마추픽추 유적에서 독일인 관광객이 셀카를 찍다가 추락사했다.
작년 초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85층 건물 옥상 전망대에서 셀카를 찍던 19세 청년이 350m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으며, 같은해 4월에는 미국에서 가장 높은 다리인 캘리포니아 포레스트힐 다리에서 친구들과 사진을 찍다가 추락한 여성이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져 화제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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