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내년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쓸 사회 교과서에 촛불집회 모습이 실릴 전망이다.
교육부는 "(내년 초등학교 6학년 사회 교과서에는) '자유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서술을 늘리면서 대학생 박종철 사망 사건이나 이한열 사망 이후의 추모 행렬 내용이 포함됐고, 평화적인 공동체 문제 해결과 시민참여 방법으로 최근의 촛불집회 사례가 추가됐다"고 26일 밝혔다.
교과서와 수업·평가 방식의 기준이 되는 '교육과정'이 바뀌면서(2015 개정 교육과정) 학생들은 연차적으로 새 교과서를 쓰게 된다.
지난해에는 초등학교 1∼2학년, 올해는 초3∼4학년과 중1, 고1이 새 교과서를 쓰고, 내년에는 초5∼6학년과 중2, 고2가 새 교과서로 수업하게 된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쓸 사회 교과서는 2016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편찬됐고, 학생들의 학습부담이나 학습 자료로서의 유용성 등을 검토한 뒤 수정·감수 절차를 거쳐 올해 12월 최종본이 만들어진다.
이에 따라 6학년 1학기 새 사회교과서는 이전 교과서에 있던 단원 일부를 재배치했고, 6·25 이후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과 경제의 변화' 주제를 2개 대단원으로 나눠 서술했다.
특히 새 교과서는 광화문 광장에서 벌어진 촛불집회 사진을 담고, 그 밑에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는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해 왔을까요?', '시민의 정치 참여 활동이 우리 사회 발전에 왜 중요할까요?'라는 주제에 대해 공부해보자는 내용을 실었다.
교육부 교과서정책과 관계자는 "공동체 문제의 해결 방식으로서의 시민 참여에 대해 공부해보자는 취지에서 촛불집회 사진을 실었다"며 "촛불집회는 (박근혜 정부) 이전에도 있었기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촉구 등) 정치적인 구호를 연상시키지 않는 사진을 넣었다"고 전했다.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서는 "1987년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불법적으로 경찰에 끌려갔던 대학생 박종철이 고문을 받다가 사망했다"는 내용과, "(민주화)시위에 참여했던 대학생 이한열이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실렸다.
다만, 일각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최루탄' 등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서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장검토본(확정된 교과서를 발행하기 전 학교 현장 등에서 검토할 목적으로 펴낸 책)에 대한 검토 과정에서 내용, 분량, 제재 등에 대한 수정이 가능하다"며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질 높은 사회 교과서를 완성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