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키트리 WIKITREE Nov 05. 2018

'전자담배'의 금연보조제 역할에 대한 논의 이뤄져

성인 남성 흡연율은 40%에 달한다.

이하 셔터스톡


전자담배에 관한 다양한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금연 보조제로서의 전자담배 역할을 검토해 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일 서울 강남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한국보건행정학회 후기학술대회 “금연과 전자담배” 세션이 열렸다. 현장에서 보건전문가들은 전자담배를 둘러싼 다양한 견해와 입장들을 발표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이철민 교수는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 나라마다 입장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많은 국가들이 전자담배의 금연보조제로서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영국의 국립보건임상평가연구원은 금연 목적으로 전자담배를 처방하는 것을 허가하고, 전자담배를 기존 금연 약물 및 인지행동과 병행해서 사용하는 것이 단기 금연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서울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연구원 김관욱 박사도 실제 영국에서의 경험을 공유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영국은 위해 감축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전자담배를 포용하는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영국의 금연 서비스는 ‘Stop nicotine’이 아닌 ‘Stop smoking’에 중점을 둔다. 따라서 일반 담배에서 전자담배로 바꾼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해 니코틴을 계속 쓰는 것에 대해 비난하지 않도록 금연 상담사들을 교육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책 덕분에 실제로 영국의 성인 흡연율은 사상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영국의 일간 텔레그래프는 올해 9월 영국 공중보건국(PHE)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2017년 영국의 성인 흡연율은 14.9%로 7년 전과 비교해 5%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유럽 내에서 스웨덴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인제대학교 보건대학원 김공현 명예교수는 기후 변화의 주원인인 자동차 배기가스 문제를 해결하고자 수소 자동차와 같은 새로운 자동차로 전통적인 자동차들을 대체하려는 노력을 비유로 들었다. 전자담배는 이런 관점에서 전통적 담배제품의 대체재가 될 혁신적 제품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전자담배는 금연의 보조기구로써 이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통적 담배제품에 비해 95% 정도 더 안전하며, 담배제품의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건강상의 위해들을 크게 감축시킨다는 과학적 근거들이 발표되고 있다. 우리나라 보건전문가들은 이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첨단분석팀 강호일 과장은 전자담배 분석결과를 소개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식약처와 담배업계 간의 정보공개를 둘러싼 공방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에 담배 회사가 담배 성분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음을 지적했다. 


현재 성분 공개를 의무화하자는 내용을 담은 박주민 의원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과 박맹우 의원의 담배사업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날 모인 전문가들은 이들 안이 조속히 통과되어 담배 회사들이 투명하게 정보 공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또한 이날 토론에서는 세입수단으로서의 담배의 역할 때문에 정부 역시 담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지적됐다. 김관욱 박사는 17세기 말 담배가 합법적으로 받아들여진 이유가 정부가 담배를 ‘세입수단’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담뱃세 인상이 국민 건강보다는 정부의 세수 확보를 위한 우회 통로였다는 지적과 논란이 이어져 왔다. 실제 담뱃세로 조정된 3조원의 국민건강증진기금 중 순수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사업에 쓰인 액수는 5%에 불과하다. 이 마저도 예방보다는 흡연자들의 금연을 유도하는 사업에만 집중되어 있어 각종 실태조사나 신종 담배에 대한 연구는 거의 진행되고 있지 않다. 일각에서는 일반 담배에 비해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전자담배에 대한 세금을 더 낮추고, 예방 사업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세션의 좌장을 맡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문옥륜 명예교수는 “오늘 세션에서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러 해외 연구 자료들을 통해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서는 흡연 예방이나 다양한 담배 제품들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지 못한데, 담뱃세로 조성된 국민건강증진기금 일부가 우리 보건학자들의 관련 연구에 쓰일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여야겠다”고 마무리했다. 

작가의 이전글 위메프, 에어팟 111,111원 오늘 오후 11시 판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