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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키트리 WIKITREE Apr 24. 2020

건강 챙기고 인생샷까지 남긴다는 '삼악산' 점령기

초보 등산객이라면 꼭 갖춰야할 아이템 소개, 등산복 '꾸꾸' 스타일링

그 동안 ‘운동’이라면 겨울 동안 붙어버린 지방을 없애기 위해 다이어트가 목적이었던 필자. 하지만 올해 봄이 찾아오자 사뭇 다른 마음가짐이 들었다. 이제는 다이어트만을 위한 것이 아닌, '건강'과 '힐링'을 되찾기 위한 운동이 절실 해졌기 때문이다. 


via GIPHY


하지만 예상치 못한 시국에 직면하며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있는 헬스장과 한강 조깅도 할 수 없게 됐다. 유튜브를 통해 홈트레이닝도 따라해봤지만 실내에서만 운동하다 보니 답답하기 마련이다.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 이 때, 눈길을 사로잡은 단 한 장의 사진. 마치 해외 명소에서 찍은 것 같은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기는 '삼악산'의 모습이다. 


붕어섬이 보이는 북한강 전경 / 이하 위키트리


그렇게 필자 또한 최근 SNS에서 떠오르는 ‘등산적 거리 두기’를 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청계산, 북한산, 아차산과 같은 곳은 서울 도심 가까이 있어 접근성이 좋지만 오히려 많은 등산객이 몰리고 있다. 경춘선을 타고 1시간가량이면 도착하는 춘천에 위치한 '삼악산'은 가볍게 떠나기 적당한 장소였다. 


“등산 준비는 장비빨이지!” 산행 필수템으로 무장한 등산복 ‘꾸꾸’ 스타일링


평소 등산을 즐기시는 부모님 옷장에는 등산 아이템이 가득하지만, 낚시를 하러 갈 것만 같은 모자와 현란한 등산 자켓은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정상에서의 '인생샷' 하나만큼은 예쁘게 담기고 싶은 마음에 나름 유행하는 '꾸꾸' 스타일링으로 등산복을 선택했다. 


(좌측부터) 유니클로 에어리즘 코튼크루넥T 반팔, 에어리즘 UV-CUT레깅스, 에어리즘 UV-CUT메쉬풀짚후디 긴팔, MLB 볼캡, 파타고니아 슬링백


산행 중에는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통기성이 좋은 에어리즘 소재의 옷들로 챙겨 입었다. 넉넉한 핏의 반팔 티셔츠를 선호하여 화이트 컬러의 에어리즘 코튼크루넥 티셔츠를 안에 착용한 뒤, 긴팔 후드를 걸쳤다. 후드는 산뜻하면서 얼굴 빛을 밝게 해줄 핑크색 파스텔톤 컬러를 택했다. 



소매 부분에 엄지 손가락을 걸 수 있도록 구멍이 있어 암벽이 많은 산을 오를 때 로프를 잡는데 유용하다. 3~4시간가량 등산하다 보면 지속적으로 자외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등산 한 번 다녀왔다고 검게 탄 피부를 자랑하고 싶지 않다면,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긴팔과 레깅스를 택하는 것이 좋다.  


잘 늘어나 산을 오르더라도 활동성 좋은 레깅스


점심으로 먹을거리와 초콜렛, 물을 담을 수 있는 백팩과 함께 볼캡, 등산화까지 갖춰 신으면 본격 등산 준비 끝! 삼악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ITX 경춘선 열차를 탄 뒤, '남춘천 역'에서 하차해 매표소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하면 된다. 역에서 매표소까지 멀지 않은 거리이기 때문에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면 택시를 추천한다. 



삼악산 매표소에 도착하자 마자 눈 앞에 펼쳐진 북한강 모습은 도심 속에서는 절대 접할 수 없었던 장관이다. 한껏 들뜬 기분으로 입장권(1인 당 2000원)을 구매한 뒤,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입장권을 구매하면 '춘천사랑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이 상품권은 구곡 폭포 근처 식당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니 잘 챙겨두자. 



삼악산의 높이는 655.82m로 정상인 '용화봉' 까지는 약 1시간 30분 ~ 2시간가량 소요된다. 산 이름에 '악'이 들어가 있어 알 수 있듯이 삼악산은 기암괴석으로 이뤄져 로프를 잡고 올라 가야하는 구간도 있다. 산 중턱쯤 갈 때부터 뒤돌아보면 북한강 한가운데에 있는 '붕어섬'을 볼 수 있다. 산 군데군데 여전히 꽃이 피어 있고, 하산하는 길에는 춘천의 명소인 ‘구곡폭포’와 '등선폭포'도 만날 수 있다. 


등선폭포 외에도 2~3개 작은 폭포를 구경할 수 있다


도심 속에서 등산했을 때는 정상으로 향하는 이들과, 하산하는 이들이 부딪힐 만큼 사람이 북적였으나 삼악산에서는 산 중턱쯤 가서야 중년의 등산객을 한 분 만날 수 있었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필자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초콜렛을 건네셨다. 


“삼악산 오르기 좀 힘들죠? 그래도 정상 올라가서 경치 보면 뿌듯할 거예요” 

“등산하다 보면 분명히 배울 점이 많아요. 조심해서 올라가세요”


평소 필라테스와 홈트레이닝으로 꾸준히 체력을 길렀다 싶었지만 삼악산 등반은 결코 쉽지 않았다. 포기하고 다시 내려갈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우연히 뒤따라오던 여성 등산객분이 격려해주며 포기하지 말고 함께 정상까지 가자고 했다. 일주일에 1~2번씩은 자주 산에 오른다는 이 분은 정상까지 길잡이가 되어줬다. 


삼악산 날다람쥐가 되고 싶었으나 길 헤매는 현실.gif


약 1시간 40분 정도에 걸쳐 산에 오르니 눈 앞에 드디어 ‘용화봉’ 정상 표지판이 반겼다. 정상 바로 옆에 있는 ‘삼악산 전망대’는 붕어섬 경관을 편하게 구경할 수 있도록 잘 꾸며져 있었다. 산 오르는 와중에 땀이 많이 났지만 확실히 통기성이 좋은 옷들로 착용한 덕에 몸이 끈적하거나 찝찝한 기분은 전혀 없었다. 


에어리즘 소재로 여름 시즌 내내 필수템이 되어줄 코튼크루넥T


“인스타그램에 올려야지!” 삼악산 정상에서 찍는 인생샷(Feat, 등산복 패션의 중요성)  


정상에 올랐으니 서둘러 인증샷을 찍어봤다. 삼악산 전망대 부근에는 붕어섬 전경을 배경으로 멋지게 인증샷 남길 수 있는 포토스팟이 마련되어 있다. 걸터앉거나 기댈 수 있는 큰 암석들을 활용해 사진을 남겨보자. 산 오르는 동안 마스크를 착용했다면 정상에서 사진 찍을 때 만큼은 잠시 벗어 맑고 상쾌한 공기를 마셔도 좋겠다. 



정상에 오르면 바람이 많이 불어 땀이 금방 식게 된다. 땀 흡수가 빠른 에어리즘 제품들이 아니었다면 땀에 젖은 옷 때문에 오히려 감기에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사진을 찍어보니 인증샷을 위해 고른 화사한 핑크 컬러의 긴팔 후드가 한 몫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친구의 어두운 컬러 자켓을 빌려 입고 찍었을 때와 확연히 다른 점을 아래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마음에 쏙 들 만한 인증샷을 찍었다면 이제 준비해온 음식들을 꺼내 보자. 백팩에 고이 넣어 힘들게 올라온 만큼 도시락으로 준비해온 ‘유부초밥’은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짐을 챙겨 삼악산을 내려오는 길에는 돌계단 장관이 펼쳐진다. 바로 ‘333계단’ 구간으로 계단 하나씩 밟아 내려가다 보면 폭포 소리와 함께 자연의 아름다움을 흠뻑 느낄 수 있다. 



삼악산 매표소에서 ‘용화봉’ 정상까지 오르는 데는 2시간 가까이 걸렸지만, 폭포를 따라 하산하는 길은 비교적 평탄한 루트로 1시간 정도면 내려올 수 있다. 그 동안 계단으로 잘 갖춰진 등산로만 경험해봤다면 꼭 한 번 삼악산 등반을 추천한다. 중간중간 로프가 튼튼하게 설치되어 있어 전신 힘을 써 등반하다 보면 클라이밍 운동의 효과까지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을 벗어나 1시간만 이동한다면 바로 만나볼 수 있는 ‘삼악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섣불리 야외활동이 어려운 지금, 탁 트인 자연과 함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방법으로는 이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이번 ‘삼악산’ 점령기를 통해 필자도 처음 보는 등산객에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네며 금방 친구가 되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등산’만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됐다. 주변에 코로나로 살이 확 쪘다며 스트레스 받고 있는 친구가 있다면 당장 이번 주말 함께 도심을 벗어나 산행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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