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알았어~", "응" 그리고 완전체 "ㅇ".
회사 일로 바쁘다거나 무슨 일이 있는 걸 알아도 아이처럼 장문의 편지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이왕지사 답장을 할 거라면 조금 더 애정이 어린 대답을 기대하는 것일뿐.
한쪽은 대답조차 잊어버리고 한쪽은 대답을 계속 기다리는 상황이 오면 결국 다툼이 일어나게 된다.
최소한 연인 간의 문자는 '읽씹(읽고 답장을 보내지 않는 것)' 금물.
집 앞까지 데리러 오거나 바래다주거나, 이런 것은 모두 옛일이 되어버렸다.
늦으면 늦는다 연락이라도 해주던가 정말 왜 이러는걸까?
상술이 만들어낸 오만가지 데이에 다 목숨을 걸며 모든 것을 챙겨달란 것이 아니다.
기념일 마다 근사한 선물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만나서 맛있는 식사 한 끼,
따뜻한 차 한 잔 나누고 눈빛으로,
마음으로 서로가 서로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회식을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 틀림없이 약속하지 않았던가.
'오늘은 꼭 문자를 남겨놓기로'.
어마어마 한 힘이 들거나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집에 들어 왔다는 그 한 마디 남겨놓는 것이 그리도 귀찮은 걸까?
반복된 싸움도 지치지만 더 속상한 것은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정말 별거 아닌데 가끔 뜬금없이 섭섭한 행동 중 하나다.
한 번쯤은 집 까지 들어가는 여자친구 뒷모습을 끝까지 바라봐 주길.
부끄러워서? 쑥스러워서? 무슨 말을 해도 다 핑계로 들리는 악순환을 가져올 뿐이다. "내가 부끄러운 걸까?" , 아니면 "다른 여자가 있는 걸까?"라는 오만가지 생각을 하기전에 쿨 하게 천명하는 것이 낫다.
"우리 예쁘게 잘 만나고 있다"고.
그놈의 의리는 뭐고 그놈의 우정은 니들 우정만 우정인 건지. 가끔은 저 사람이 나랑 사귀는건지 친구랑 사귀는건지 헷갈릴 때도 있다.
오늘은 이래서 술을 마셔줘야 하고 내일은 저래서 술을 마셔줘야 하고 ... 친구가 나보다 앞설 때, 속상함을 감출 수 없다.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 지하철에서도 너나할 것 없이 고개를 푹 떨구고 이를 보느라 여념이 없다.
하지만 적어도 나와 있을 때 만큼은 내려놔 줬으면 좋겠다.
술 마시자는 친구 카톡이나 게임 아이템 알림은 잠시 뒤로 미루어 두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