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를 방치했을 때 수면무호흡증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아
수면무호흡증이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에게서 이런 연관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 보건대 티파니 브레일리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수면무호흡증과 치매 발병 사이의 연관성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미국에 거주하는 성인 1만 88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지 검사를 통해 진행됐다.
그 결과, 50세 이상에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치매 증상을 보이거나 치매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그중에서도 노년층에서 이러한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연구 시작 시점에 수면무호흡증이 있던 여성은 증상이 없는 여성에 비해 80세가 됐을 때 치매 발병 위험이 약 5% 더 높았다.
반면, 동일 연령대 남성의 경우 치매 위험은 2.5% 높아지는 데 그쳤다. 여성과 남성 간 차이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은 명확하지 않지만, 연구진은 폐경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폐경은 여성의 생리 주기가 영구적으로 중단되는 시기를 말한다. 이 시기에는 호르몬의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며, 이런 변화는 신체와 정신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여성은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기억력, 수면, 기분의 변화에 더 취약하다. 폐경기에 감소하는 에스트로겐은 여성 호르몬으로, 뇌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치매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종과 교육 수준 등 다른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연관성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유지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번 연구 결과는 연관성을 보여줄 뿐, 수면무호흡증이 치매를 유발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면무호흡증 치료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수년에 걸친 무작위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상태를 말한다. 주로 코골이를 방치했을 때 수면무호흡증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해당 증상이 나타나면 산소 공급이 줄어들고,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연구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을 겪는 30~40대 환자는 수면 중 최저 산소포화도가 10% 감소할 때 돌연사,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 위험이 14% 증가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