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추구형 소비 패턴

낭만 추구형 소비 패턴

by 지서원

어제는 좋아하는 캐릭터 신상 이모티콘을 샀다, 삼천 원.

지난주에는 웹툰을 볼 때 사용하는 쿠키를 충전했다, 오천 원.

오늘은 집중할 일이 있으니까 진한 커피를 마셔야지, 사천 원.


모래를 한 주먹 가득 쥐면 손가락 사이로 줄줄 빠져가는 그 간질하고도 허망한 감촉.

내 돈이 로그아웃 되는 팝업창을 하루에도 몇 번이나 보는 건지.

지출 목록을 모아놓고 보면 이거 완전 소모성이다.

누구는 열심히 모아서 두고두고 쓸 명품을 산다는데. 티끌 모아서 집 한 채라는데.

하지만 이런 생각은 잠깐 지나치고 마는 상념에 불과하다.


평소 나는 작게나마 자주 행복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편이다. 일종의 '행복이 터지는 지뢰'를 여기저기에 심어놓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누군가는 ‘쿠키로 미리 보면 돈을 또 써야 하잖아.’ 내지는

‘이모티콘이 대체 몇 개냐"며 나의 작고 잦은 소비에 의문을 드러내고는 한다.


하지만 그들은 알까.

마음을 강타하는 스토리 라인을 따라갈 때, 삼천 원짜리 맥주캔 하나에 스트레스가 사르르 풀려버릴 때, 어린 시절 맛봤던 추억의 아이스크림을 한 상자 구매했을 때, 시기적절하게 센스 넘치고 귀여운 이모티콘을 사용했을 때 등

나만 아는 자그마한 버튼을 눌렀을 때 터지는 소소한 행복의 단 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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