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의 수고

by 천진의 하루

거미는 온 수고를 다해

산 길에 먹이잡이 줄을 쳐났다.

나는 무심코 거미의 수고를 망쳐놓았다.


거미는 매번 자신의 수고를 망치는데

그자리에 다시 줄을 엮는다.

오늘도 내 가는 길에는

땀냄새를 따라 윙윙거리며 벌레들이 뒤따른다.


아마도 거미는 자신의 수고를 망치지 않으면

나를 쫓는 풀벌레로 배불리 끼니를 채울텐데

어쩌랴 나도 너를 볼 수 없으니

너의 수고를 망쳐도 탓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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