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옛날 물건들을 좋아합니다.
특히 요즘 같이 모든 버튼들이 점점 사라져 가는 때에는 옛 물건들의 버튼이나 다이얼들의 촉각적인 자극이 주는 조작의 재미는 이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향수로 사라져 가고 있죠.
그리고 저는 음악도 좋아합니다.
그러다 보니 음악을 듣는데 돈을 쓰고는 싶지만 하이파이 오디오를 할 만큼 벌이가 좋지는 못하기 때문에 그리고 막귀라는 이유로 음악에 돈 쓰는 방향이 어긋났는데 그게 붐박스였습니다.
국내에서 붐박스를 구하는 길이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홍보를 많이 하는 리스토어의 상품을 구매합니다. 상태가 확실한 물건만 취급하지만 가격은 좀 있는 편이라 보셔야 합니다.
중고나라나 국내 오디오 관련 커뮤니티의 중고물품을 계속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상태를 확실할 수 없고 사기의 위험성도 있죠. 특히나 붐박스는 카세트테이프 관련한 고장이 많은 편입니다.
해외구매를 시도한다. 역시나 상태를 확신할 수도 없고 구매비용 + 배송비가 있는데 붐박스의 무게가 많이 나갈 경우 Kg 단위로 나가기 때문에 배송비가 많이 깨집니다.
저는 보통 2번 방법으로 구하고 있습니다만 다행히 아직 큰 문제를 겪은 적은 없습니다.
얘기가 다른 곳으로 길어졌는데요. 첫 사용기로 남길 붐박스는 SONY TCM-1390이라는 모델입니다.
실은 이 기기는 붐박스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소니에서 1985년 11월에 출시한 기기인데 목적 자체가 음악 재생보다는 확성기에 포인트가 잡혀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면에도 Public address system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주 구매 사용처는 학교였다고 하는데요. 전면에는 6인치의 스피커가 보이고 후면에 카세트 입구와 조작부가 있다는 점에서 감이 잡힙니다.
아마도 영어 수업에서 듣기 교육용으로 주로 쓰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상단의 버튼부를 보면 카세트 플레이 시의 피치 조절 다이얼도 같이 있는 것으로 보아 더 그럴 것 같네요.
옆면에는 6.5 파이 단자가 3개나 있는데 맨 위 2개는 마이크용이고 아래 한 개는 라인 입력용입니다.
그래서 외부의 라인 입력을 받아 출력할 수 있는데 마이크 단자에 보통 라인 입력 단자를 연결할 경우 출력이 높아 정상적인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저는 애플 에어포트 익스트림 제품을 이용해 케이블 연결 후 음악 재생을 사용했습니다.
TCM-1390의 정보를 검색하면 대부분 일본의 중고 판매글이 나오는데요. 해당 설명글을 보면 빠지지 않고 리듬체조에서 많이 사용되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아마도 복붙의 영향)
음악을 틀어놓고 마이크로 송출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확실히 수업용으로 쓰기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기 후면의 아랫부분은 케이블 수납부로 따로 D형 건전지를 이용해 전원 없이도 사용 가능합니다만 저는 사용해보진 않았습니다. 우선 이걸 포터블로 쓸 무게가 아닌지라…
카세트의 재생에는 크게 문제는 없지만 카세트테이프의 음질은 지금 듣기에 만족스럽진 못할 겁니다.
음질을 더 얘기해봐야 할 텐데 저는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막귀라 소리의 좋고 나쁨을 잘 모릅니다.
대신 성향을 얘기하자면 저음부는 빈약하지만 그래도 리듬 부분과 고음, 목소리 영역이 더 뚜렷하게 들리는 편이라 생각합니다.
라인 입력을 받아 재생을 할 경우 해상력도 그리 나쁘지 않고 보컬을 중요시한 음악을 들을 경우에는 장점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구매했던 붐박스(?) 라 첫 사용기로 작성해 봤습니다.
해당 제품이 국내에도 유통이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우선 저는 나름 국민학교 끝물 세대이지만 본 적은 없었거든요.
저도 구매 후 한참을 스피커로 잘 쓰다가 그 뒤 새 물건들을 들이면서 장식품만 돼가던 상태였는데 오랜만에 다시 들어보니 또 좋은 것 같네요.
그럼 다음에 또 새로운 붐박스를 들고 와보겠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