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처럼 책 읽기

혀기의 책 읽기 방법

by 정원혁

2월이다! 올해는 이런 책을 읽어야지 라고 맘먹었는데, 그 결심은 1월도 못 가고, 2월과 함께 아득한 옛 일이 되었을까? 책을 꾸준히 계속 읽기 위한 방법은 뭘까?


사람마다 다른 방식이 있겠지만, 나는 다음 방법을 사용하고 있고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1. 10분만 읽는다.
타이머를 맞추고 읽은 쪽수를 기록 혹은 기억한다. 바쁘면 이걸로 끝!

읽은 쪽수를 기록/기억하면 한 페이지에 몇 분이 걸리는지, 나의 읽기 속도를 알게 된다. 쪽당 속도를 알면 새로운 책을 대했을 때, '아, 100분이면 읽겠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긴다. 이런 계산 없이, 주구 장창 읽으면, 의지박약으로 석 달을 읽어도 진도가 안 나가다 포기하고 만다. 여행을 갈 때도 얼마가 걸린다는 예상을 하고 떠난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은 얼마면 읽겠구나"라는 예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참 이상한 일이다.

나는 평균적으로 10분에 30쪽을 그러니까, 분당 3쪽을 읽는다. 그럼 200쪽 책은 70분이면 읽는다는 것이고 책을 대하면 '아 한시간만 투자하면 읽겠구나!'라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2. 시간 여유가 있거나, 너무나 그다음이 궁금하면, 만약 꼭 더 읽고 싶다면 추가로 10분을 더 읽는다.
재미있는 드라마는 그 다음날 뭐가 어떻게 될지 기다려진다. 심지어 내가 상상해서 예측하기도 한다. 책도 그래야 한다.


3. 다음 책(다른 책)을 또 10분만 읽는다. 즉 하루에 몇 권의 책을 병렬적으로 읽는다.

하루에 30분 책 읽기를 한다고 결심했다면 30분 내내 한 권을 읽는 것이 아니라, 세 권의 책을 10분씩 읽는다. 서로 다른 책들이 주는 상승효과가 있다. 심지어 다른 책에서 읽은 것이 뒤에 읽는 책에 새로운 생각을 하게 돕기도 한다.


4. 내게 맞지 않는 책은 읽기를 중단한다.
책 읽기를 오래 못하는 주된 이유가 맞지도 않는 책을 "하면 된다"는 식으로 붙잡고 있어서 흥미 상실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읽을 필요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되면 건너뛰고 그다음을 읽는다.

다음 날 그 책을 읽고 싶은 맘이 들지 않거나, 나의 책 읽는 평균 속도와 심하게 차이 난다면, 내게 필요한 책인지 다시 질문해본다. 필요 없는 책이라면 다른 책을 읽는다. 필요해도 읽는 속도가 너무 쳐진다면 내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이니 다음에 읽도록 한다.

드라마를 보는데 그다음이 어떻게 될지 전혀 궁금하지 않다면 그 드라마는 볼 이유가 없다. 10분씩 끊어 읽으면 이 책이 내게 맞는 것인지 판단할 수도 있게 된다.


5. 새로운 책을 읽을 때는 제목/ 목차를 먼저 보고 "묵상"한다.

저자가 무슨 의도로 책을 썼을지 내가 생각해보고 추정해 본다. 첫 페이지와 마지막 페이지를 살펴보고 그 내용을 추리해 본다. 아무 생각 없이 주어진 대로 흡입하는 것은 내 생각 능력을 키워주지 못한다.


6. 집중하지 못한다면 손으로 읽는 부분을 가리키며 읽는다.
eye tracker로 추적해보면 책을 읽다가 생각에 빠져 시선이 멈춰진다. 다시 읽기 시작할 때, 중단한 부분을 찾지 못하고 책 여기저기를 헤매다가 시간을 허비한다고 한다. 가능하면 생각도 10분 읽기를 마친 후 하도록 한다. 10분 동안은 읽기에만 집중한다.


7. 내게 적용할 것은 뭔지 찾는다.

책 많이 읽었다고 자랑은 하는데, 삶은 그저 그런 사람들이 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책을 읽기만 했지, 책에서 얻은 대로 살지 않기 때문이다. 책 한 권이 끝났을 때는 추가로 3분만이라도 시간을 내어 "그래서 난 이 책을 통해 뭘 얻었는지? 뭘 할 것인지?" 생각해본다.




어릴 때, 시간이 많을 때는 한번 책 잡으면 마칠 때까지 읽었다. 심할 때는 잠을 줄이며 읽었다. 나이가 들면서, 또 바빠지면서 그럴 여유가 없어지고, 책은 점점 멀어져갔다.

그러다 "두 배 빨리 두 배 많이 야무지게 책 읽기"라는 책을 접하게 되고, 이거다 싶었다! 책은 의외로 속독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공감한다.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많이 읽기만 하는 것은 의미 없다. 이해해도 내 삶에 뭔가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면 읽는 의미가 없다.

그래서 10분 단위 끊어 읽기를 했다. 초기에는 열심히, 후에는 가끔 기록을 해 보며 비교를 해 본다. 그림은 내 독서 기록 중에서, 10분씩 읽은 것들만 필터 해서 일부만 가져온 것이다.

독서 10분 읽기.png

그러자, 정말 그 다음날 책 읽기가 기다려지기도 하고, 500페이지 책을 만나도 계산을 하고, 이거 맘만 먹으면 이틀이면 다 읽을 수 있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전엔 미련하게 한 번 붙잡은 책은 어떻게든 끝을 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일부 책들은 읽다가 '던져 버리기도 했다'. 그러자, 책 읽는 속도고 늘고, 책 읽는 즐거움도 늘었다. divide and conquer! 300페이지 책은 언제 읽을까 싶지만 30페이지는 그래도 도전할 맘이 생긴다. 한번 시도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