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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밍순 Apr 22. 2021

꽤 괜찮은 사람

두 달 만에 등장

요즘 굉장히 바빴다. 바쁜 만큼 많은 에피소드가 생겼다. 

생각나는 대로 기록을 해야겠다 싶어 브런치를 켰다. 


내일부터는 재택이다. 출근 시간이 줄어들어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요즘 나는 '나는 어떤 사람일까'하고 곱씹곤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브런치를 켠 김에 두 달 전에 쓴 글들을 쭉 봤다. 

글들이 너무 창피하고 쑥스럽게 느껴졌다. 

발행을 취소할까 하다가 그냥 두기로 했다.


두 달 전의 나는 참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 같다.

어떻게 그때 느꼈던 감정들을 구구절절 적어 내려 갈 수 있을까.

지금은 내 생각들을 조금씩 곱씹고 소화시켜 글로 적어내려 가려 노력한다. 



얼마 전에 소개팅을 했다. 

갑자기 들어온 소개팅이라 그런지 기대감이 전혀 없었다.

주선자는 그분이 잘 생기고 키도 크고 일도 잘한다고 했다.  

구구절절 칭찬으로 가득했지만 나는 내키지 않았다. 

그래도 만나는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역시나 내키지 않아서 그런지 그냥 무덤덤했다.

그래도 한 번은 더 만나고 싶었다.

마침 상대방도 좋다고 하길래 두 번을 만났다.


두 번째 만남이 참 특이했는데, 

그 특이함 때문이었는지

세 번을 만나고 네 번을 만났다.


만날 수록 좋은 사람인 게 느껴졌다. 

좋은 사람인 건 알았지만, 사귀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거절을 했다. 

그래서 지금 후회하고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미련이 정말 많은 사람이다.


나는 왜 이러는 걸까. 

왜 이렇게 변덕을 부릴까.

싫다고 그러다가 좋다고 그럴까. 


생각해보면 늘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싫다고 해놓고 상대방이 붙잡아주길 바라는 못된 심보.

아직도 못 고쳤다.


사람은 미성숙한 채로 살아간다던데

나는 아마 다음 소개팅이건 연애건 또 그러겠지.

하지만 배우고 깨우치고 반성하는 게 사람 아니겠는가

빈도를 줄여서 이런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지

아니면

싫다고 해도 안 가고 버티는 사람을 만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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