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91화

[월] 손에 땀이 나는 시간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요즘, 아침 7시가 조금 넘으면 부랴부랴 집을 나섭니다. 집에서 역까지 버스를 타고 가도 되지만 조금이라도 사람들과 덜 부대끼겠노라 걷는 걸 선택합니다. 20분쯤 걸어서 지하철역에 도착하면 어마어마한 사람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갈아타는 역이다 보니 어쩔 수 없지요. 줄이 얼마나 길게 늘어서는지, 아슬아슬하게 끼어 열차에 몸을 싣습니다. 손도 까딱하지 못하고 그냥 실려 갑니다. ‘다음 역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리니까 한 정거장만 참자.’하고 생각해도 그때부터 온몸의 땀 세포가 열 일을 합니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히던 땀은 어느새 목까지 흘러 등줄기를 타고 흐릅니다. 혼자라면 땀이 나든 말든 상관없지만, 사람들과 너무 딱 붙어있는지라 열심히 뿜어대는 이 열기가 전달될 것만 같습니다.


KakaoTalk_20251025_123733907.png


절대 흐를 것 같지 않은 5, 6분이 흘러 다음 역에 도착하고, 우르르 사람들이 내립니다. 내린 만큼은 아니지만 그 절반만큼은 또 탑니다. 그전에 얼른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그렇게 한숨을 돌리고 우연히 손바닥을 보았습니다. 뭔가 축축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세상에… 손바닥이 물기가 보일 정도로 젖어있었습니다. 흔히 긴장하면 손바닥에 땀이 난다고들 하잖아요. 그게 어떤 건지 평생 모를 줄 알았는데,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쓱, 바지춤에 닦아 보아도 손바닥은 금세 또 흥건해집니다.


사람이 많은 공간에, 특히 이렇게 만원 버스나 만원 지하철을 타는 걸 누구든 좋아할 사람은 없잖아요. 근데 이럴 때면 저는 가끔 숨 쉬는 게 힘들어져서, 결국 중간에 내리기도 합니다. 별일이 아닌데, 생명에 위협을 느끼기도 합니다. 방송작가, 라는 직업이 시간을 자유롭게 쓰는지라 대중교통으로 움직일 때 되도록 출퇴근 시간을 피해 다녔습니다. 근데 이렇게 어쩔 수 없는 순간을 마주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어떻게 하냐고요? 조금 더 여유를 두고 출발합니다. 시간이 이르면 이를수록 사람이 적기도 하고, 만약 중간에 내리더라도 늦는 일은 막을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 2주만 하면 끝날 지옥 체험이지만, 혹시 그 언젠가 저도 이 무시무시한 출근 대열에 함께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조금 숨이 막혔습니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정말이지 대단해요!!

10월의 마지막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유독 춥다고 하니 따뜻하게 챙겨 입으시길 바랄게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

작가의 이전글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90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