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잊지 않았어요, 기억할게요!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기억해야 할 날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언젠가 한 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저에게 고통스럽게 각인되었던 첫 번째 날은 성수대교가 무너진 날(1994년 10월 21일)이었습니다. 그다음은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날(1995년 6월 29일)이었고,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거든요. 그리고 무수한 일들이 일어났겠지만, 그다음으로 제게 각인된 날은 세월호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던 그날(2014년 4월 16일)입니다. 그 이후 시사 프로그램을 할 때였는데, 어떤 아이템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데, 유가족들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사이 유가족 모임이 이렇게 많아졌구나, 하고 놀라 한동안 멍하니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가방에는 노란 리본이 오래도록 달려있었는데, 몇 번 잃어버리고 나니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지금은 고이 서랍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노란 팔찌도 착용하고 다녔었는데, 암 치료로 손목이 자꾸만 가려워서 그마저도 못 하게 되었지요. 휴대전화 좌상단에 노란 리본을 항상 띄워놓고 있었는데, 기기를 교체하면서 앱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는 사이 기억해야만 하는 날이 또 늘어났습니다.
방사선 치료가 끝나고 서서히 기력을 회복하던 즈음이었던 것 같아요.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3년 전 바로 오늘(2022년 10월 29일)이요. 그즈음의 일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너무 놀라면 지워버리는 제 방어기제가 작동했나 봅니다. 그런데 한 가지는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한 신문사에서 희생자들의 생전 모습을 그림으로 연재했는데, 보는 내내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눈물을 펑펑 쏟았거든요.
그리고 얼마 안 있으면 벌써 1년이네요. 제주항공 참사(2024년 12월 29일)요. 이때는 사고 직후 뉴스를 본 탓에 여과 없이 비행기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아마 오랫동안 비행기를 타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켜보는 이가 이럴진대, 도대체 당사자들은 마음이 어떨까요? 도저히 그 마음을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오늘은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날, 섣불리 무어라 말할 수 없는 날입니다. 그래서 그저 지켜봅니다. 곁에 머물며 바라봅니다. 그러다 잊지 않았노라, 살며시 말해줄 겁니다.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