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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미지 Jul 25. 2021

원 히트 원더, <댓 씽 유 두>

아쉽씨네(Cine)-아쉬운영화 다시 보기 <7회>

7. 원 히트 원더, <댓 씽 유 두(1996)>

포스터 (옛 느낌 물씬)

원제: That Thing You Do!

국내 개봉: 1997. 02. 07

장르: 뮤지컬

국가: 미국

감독: 톰 행크스
주연: 톰 에버렛 스콧, 리브 타일러


https://youtu.be/Vs_h7YdIe_k

메인 예고편 (한글 자막본이 없어요 ㅠ)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라는 말을 아시나요?


이 단어는 대중음악(나아가 대중문화)에 있어서, 말 그대로 단 하나의 히트작(One-hit)만을 가진 아티스트를 뜻합니다. 소위 '반짝 스타'(요새도 이런 말을 쓰는지 모르겠네요)를 가리키는 단어이죠.


이들을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아티스트 이름은 전혀 모르겠어도, 그의 히트곡, 히트작을 보거나 듣는 순간, '아, 이거!' 하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원 히트 원더라는 증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원히트 원더 사례로는, 노래 <버스 안에서>를 꼽을 수 있겠네요. JTBC의 예능 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은 이런 원히트 원더 아티스트들을 초대하는 콘셉트로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https://youtu.be/R3DbYFoqGr8 

'아! 이 노래!'의 대표곡, 자자(ZAZA)의 <버스 안에서>


이런 원히트 원더 아티스트들은 어떻게 그런 얄궂은 운명의 주인공이 되었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그 운명을 받아들일까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영화, <댓 씽 유 두>는 그에 대한 호기심에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위대한 밴드(가 될 뻔했던), <원더스(오니더스 아님)>


- 시놉시스

낮에는 아버지의 가전제품 가게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열심히 드럼 연주 연습을 하던 가이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온다. 아마추어 음악인들의 음악 경연대회에 나가려던 지미 밴드의 드러머가 갑자기 사고를 당하게 되어 가이에게 연주를 부탁한 것이다.

지미의 자작곡 '댓 씽 유두'로 대회에 참가한 그룹 '원더스'는 음악의 분위기를 경쾌하게 살린 가이의 천부적인 감각의 연주로 우승을 차지한다.


음반 매니저 호래스의 소개로 '원더스'의 노래는 라디오 전파를 타게 되고 그들의 노래 '댓 씽 유두'는 점차 전국적인 히트를 치게 된다. 인기가 오르자 매니저 호래스는 그들을 당대 최고의 음반 회사인 '플레이톤'의 음반 제작자 화이트에게 소개한다. 플레이톤의 전속가수가 되어서 전국 순회공연에 오른 '원더스'의 '댓 씽 유두'는 빌보드 차트 10위권에 진입한다. 플레이톤 레코드사는 그들을 방송과 영화에도 출연시킴으로써 그들을 철저히 상업적으로 이용하는데...


이 영화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한 톰 행크스


이 영화, <댓 씽 유 두>는 우리의 영원한 '포레스트 검프'인 명 배우 톰 행크스의 감독 데뷔작입니다. 1960년대, 단 하나의 명곡만을 남기고 사라져 버린 원 히트 원더 밴드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감독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매끄러운 이야기 전개와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뛰어난 OST('댓 씽 유 두')까지 갖춘 수작이죠.


이 영화의 중심이 되는 가상의 밴드, '원더스'(처음에는 Oneders로 지었다가 허구한 날 오니더스라고 잘못 불림)는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 이 이야기 속에서 원히트 원더가 어떻게 생겨나고 사라지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아마도 수많은 밴드들의 실패 사례들을 조합하여 만들어졌을 이 영화 속 '원더스'의 멤버들은 빠른 출세와 그보다 더 빠른 몰락을 보여주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야말로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끝은 미약한' 오합지졸 같은 모습들을 보여주는데, 이들을 보다 보면 이들이 왜 원히트 원더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치명적인 이유들이 보이게 됩니다.


시작은 발라드


1. 의도치 않은 히트곡

- 이 영화의 알파(시작)이자 오메가(끝)인 노래, '댓 씽 유 두'는, 공연 중에 발생된 한 가지 해프닝으로 탄생한 곡입니다. 원래 발라드로 만들어진 원곡을 대타 멤버 드러머 가이(이 영화의 진 주인공)가 즉흥적인 연주를 통해 빠른 템포로 바꿔버리면서 순식간에 춤을 부르는 경쾌한 댄스곡이 만들어진 거죠. 원래 밴드가 추구하던 노래와는 달랐기 때문에 이 곡은 자기 복제마저도 될 수 없었고 결국 그들은 인기의 절정에 도달하는 해체 전 마지막 순간까지 그에 대적할만한 히트곡을 더 이상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시작점부터 미래가 없는 밴드였던 셈이죠.


원더스의 멤버들


2. 각양각색의 멤버들

- 이에 더해, 밴드의 멤버들은 한 팀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성격이 제각각입니다. 메인 보컬인 지미는 천재 뮤지션이지만 자의식 과잉에 빠져 걸핏하면 주변 사람들을 무시하고 자신의 음악만 하려 하고, 서브보컬인 레니에게는 이 히트곡을 가지고 여자를 꼬셔보겠다는 얄팍한 생각뿐입니다. 베이스(이름이 안 나옴, 진짜로)는 어떤가요, 이 친구는 아티스트보다 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그게 잘못된 건 아니지만),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입대 신청을 해버리고는 결국엔 어느 날 아무 말 없이 사라져 버립니다. 우습게도 이 밴드를 유지하고자 하는 유일한 사람은 애초에 대타 멤버로 이 밴드에 들어온 가이뿐인데, 그도 원래 락앤롤보다는 재즈를 좋아하고 선망하는 일편단심의 재즈 드러머입니다. 이런 네 명이 모였으니 이들에게서 시너지를 기대한다는 건 애초에 어불성설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3. 준비되지 않은 인기

- 무엇보다, 이들에게는 제일 중요한 밴드로서의 야심이 없었습니다. 뜻하지 않은 때 찾아온 인기를 잘만 활용했더라면 더 위대해질 수도, 더 많은 것들을 할 수도 있었음에도 그들은 하나의 팀으로서, 아티스트로서 무언가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려 하지 않았고 그저 각자 불협화음만 내며 각자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결국 그들은 그저 거대한 파도에 떠밀리듯 인기에 휩쓸려 이리저리 떠 다닐 수밖에 없었죠. 그런 관점에서 보면,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는 말도 그럴 결심이 선 사람에게나 쓸 수 있는 말인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역설적으로, 한 아티스트가 ''원 히트 원더'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우리에게 알려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를 <보헤미안 랩소디>와 같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러면 퀸이라는 위대한 밴드가 그저 그런 밴드로 남지 않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싸웠는지 더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리브 타일러의 데뷔 초 모습


명곡 '댓 '외에도 할리우드의 대표 여배우들인 리브 타일러와 샤를리즈 테론의 데뷔 신인 시절 연기도 만나볼 있는 영화 <댓 씽 유 두>는 아쉽게도 개봉 당시에 히트를 하지 못하여 수많은 평작들 속에 묻히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행크스의 히트 독으로서의 꿈은 좌절되었지만, 그가 프로듀서로 전향한 뒤 2000년 <캐스트 어웨이>, 2001년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비롯하여 최근까지수많은 명작들을 만들어냈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어쩌면 이 영화의 실패가 그에게는 전화위복으로 작용하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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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볼만한 영화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그대. 그건 단지 지금이 코로나 시국이라서가 아니라, 그대가 영화의 홍수 속에 빠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대의 취향이었을지도 모르는 영화들은 막대한 P&A(Print & Advertisement, 배급 및 마케팅비의 준말)를 등에 지고 극장을 지배하는 대형 한국영화, 프랜차이즈 외화들에 달리, 빈약한 P&A 혹은 잘못된 마케팅, 그로 인한 낮은 인지도로 개봉 사실조차 묻힌 채 사라졌거나, 수많은 우려와 고민 끝에 제 때를 놓친 채 극장을 지나쳐 소리 소문 없이 VOD로 직행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VOD 출시 스케줄만 봐도 이런 외화들이 한 주에만 두 자릿수에 이르다 보니, 보물을 찾아 정글로 들어가는 모험가의 마음으로 영화 VOD 메뉴를 샅샅이 뒤지지 않는 이상 그대가 원하던 그 영화와는 영영 랑데부하지 못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일상에 지쳐 식사 메뉴조차 오래 들여다보기 어려운 그대이기에 더 그렇습니다.

이 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색다른 영화를 찾기를 원하는 그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자 그대가 놓쳤을만한 좋은 영화들을 소개하는 목적입니다. 만에하나 이 중 하나라도 그대의 마음에 든 영화가 있다면, 검색과 알고리즘을 통해 이를 타고 타고 그대 취향의 또 다른 영화들을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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