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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훈 Mar 30. 2021

행복한 나라의  8가지 공공연한 비밀

부탄, 코스타리카, 북유럽국가의 공통점


그동안 브런치에 틈틈이 써 왔던 행복노트를 모아 <행복한 나라 8가지 비밀>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인생사 정말 모를 일입니다. 제가 행복을 주제로 글을 쓰게 될 줄이야,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거든요(10년 전 <미국의 국립공원에서 배운다>를 펴낼 때도 그랬습니다). 혁명을 고민하던 젊은 시기에 행복을 얘기하면, '뭔 한가한 소리?',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삶이 아닌가' 생각했었습니다. 긍정보다는 비판과 투쟁에 익숙해 있던 시기였기에 그 시기에는 당연한 일일수도 있겠다 생각합니다. 아니, 젊은 시절만이 아니라 몇 년 전, 행복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기 전까지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런데... 필연은 우연의 옷을 입고 나타난다던가요? 바오로가 다마스쿠스 도상에서 그 분을 만나 회심하듯, 4년 전 부탄과 코스타리카를 다녀오고 행복공부를 시작하면서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좀 더 멀리는 7년 전 산티아고 순례길 경험도 일정하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행복이 순간적 쾌락과는 다른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목표이며, 이는 근본적으로 '관계'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입니다. 행복하려면 ‘자신과의 관계’도 좋아야 하고, ‘사회와 관계’는 물론, ‘자연과의 관계’도 좋아야 한다는 것임을요. 이 세 가지 관계를 좋게 유지하려면 개인적 노력도 필요하지만 이웃과 사회와 함께 노력해야 하는 과제도 있으며, 특히 국가가 해야 할 역할이 막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지난 4년 동안 전문가도 아닌 시민의 입장에서 행복(정책)에 대해 메모해 온 노트를 모아 논 것에 불과합니다. 하여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함 읽어 봐 주시고 많은 지도 편달 부탁드립니다.


일면식도 없는 연합뉴스 임형두 기자께서 감사하게도 졸저에 대한 서평기사를 길게 써주셨습니다. 그 내용을 소개합니다.^^



부탄, 코스타리카, 북유럽 국가들이 행복한 이유


송고시간2021-03-02 14:20


이지훈 행복연구가의 책 '행복한 나라 8가지 비밀'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히말라야 산중의 작은 나라 부탄왕국. 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0.174배 정도이고, 인구는 고작 77만 명가량이다. GDP(국내총생산) 역시 세계 하위권이지만, GNH(국민총행복)는 세계에서 으뜸을 차지한다.


복지국가 부탄의 위력은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도 뚜렷이 발휘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최초 발생지인 중국과 1천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인도 사이에 위치하면서도 올해 1월 현재 감염자 수는 1천 명을 밑돈다.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다.


부탄을 코로나19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만든 원동력은 뭘까? 그 이유로 '공공의 신뢰'와 함께 '무상의료' 시스템이 꼽힌다. 이를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보건 조치가 부탄을 코로나19에서 비교적 안전한 나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행복연구가 이지훈 씨는 부탄을 비롯해 중앙아메리카의 코스타리카, 북유럽의 덴마크·노르웨이·핀란드·스웨덴 등이 행복국가가 된 비결이 궁금했다. 그래서 2017년 부탄과 코스타리카를 다녀온 뒤 행복과 행복국의 연구에 몰입했고, 그 결실로 저서 '행복한 나라 8가지 비밀'을 펴냈다. 이씨는 현재 국민총행복전환포럼 부설 국민총행복정책연구소장과 함께 행복실현지방정부협의회 자문위원, 서울시 시민행복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인간의 본성인 질투를 분출하게 하는 행복의 주적은 불평등이다.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려면 불평등 해소를 모든 정책의 일차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 평등은 계급 담론이 아니리 행복 담론이다."


"헬조선에서 행복 대한민국이 되려면 '성장 중독'에서 벗어나 '국민행복'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저자는 "삶의 목적은 행복이며, '人(사람 인)' 자가 보여주듯 인간은 서로 기대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역설한다. 성현들이 '행복하려면 서로 사랑하고 자비심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친 이유도 '함께 행복', '공공행복'이어서라는 것이다.


한국은 1960년대 이후 사회적 담론을 지배해온 '성장지상주의'와 더불어 물질주의, 집단주의가 횡행하면서 행복에서 멀어져갔다. 그나마 유지돼온 협동과 공동체의 미학마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을 계기로 사라져 살벌한 경쟁과 각자도생의 사회로 전락했다. 그 결과 사회적 신뢰는 반토막이 났고, 공정으로 포장된 능력주의가 난무하면서 급격히 '헬조선'으로 추락하기에 이르렀다. 자살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1위다.


저자는 행복국가들의 행복 비밀(공통점)을 8가지로 정리해 들려준다. 그것은 평등, 사회적 신뢰와 공동체적 유대감, 관용과 포용, 무상의료, 무상교육, 깨끗한 환경과 아름다운 자연, 신뢰받는 정부와 좋은 지도자, 그리고 평화와 국교(國敎)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건 평등으로, 이를 저해하고 불행을 초래하는 최고의 요인이 바로 불평등이라고 말한다. 평등이야말로 행복국가의 근본 요인이자 8가지 공통점을 관통하는 중요한 열쇠라는 얘기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질투를 증폭시키는 행복의 주적인 불평등은 IMF 사태를 계기로 크게 증폭됐다. 이 불평등이 단순한 질투를 넘어 분노와 증오 감정을 폭발시키며 한국을 불행국가로 전락시켰다.


반면에 '평등과 겸손의 십계명'이라 일컫는 얀테의 법칙·라곰의 법칙이 있는 덴마크와 스웨덴은 '잘난 척하지 말고 겸손하라'며 1등을 위한 경쟁 대신에 평등과 협동을 가르친다. '푸라비다(순수한 삶)'가 인사말인 코스타리카 역시 '고만고만한 것이 좋다'는 소농평등주의 정신에 기초해 가난하지만 자유롭고 평등한 농촌 사회를 형성했다.


이런 평등의 문화에서 사회적 신뢰가 보편적 복지제도로 정착했고, 이를 자양분 삼아 공동체적 유대감이 굳게 자리 잡았다. 즐거움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 문화, 즉 동고동락(同苦同樂)의 관행이 일상화한 거다.


저자는 "세계 최고의 행복국가인 부탄에서 국정 운영의 기본 철학을 배우고, 코스타리카로부터 '평화의 소프트파워'를 배우자"고 제안한다. 아울러 삶의 선택의 자유가 높고, 타인에 대한 신뢰도와 사회통합을 위한 공동체 의식이 높으며, 강력한 복지 혜택으로 국민의 행복을 제고하는 북유럽국가의 복지제도를 적극 도입하자고 덧붙인다. 다음은 책의 말미에서 거듭 당부하는 말이다.


"헬조선에서 행복 대한민국이 되려면 '성장 중독'에서 벗어나 '국민행복'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행복한 나라의 국민은 신뢰받는 정치지도자를 만나 행복을 누리고 있다. "인간적 삶과 행복에 대한 돌봄은, 좋은 정부의 유일한 목표"라는 토머스 제퍼슨의 말을 정치 지도자들은 항상 마음에 새겨야 한다. 갈등의 한국 사회에 요구되는 시대정신은 통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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