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마
애는 아프면 엄마를 찾는다. 평상시 엄마 없이 아빠와 단 둘이서 일주일도 잘 있는 아인데도 왜 인지 모르게 아프면 엄마만 찾는다.
어젯밤 아이가 깨서 심하게 보챘다.
다시 재우려고 하는데 얼굴이 뜨거웠다.
체온을 재보니 38.2도.
철렁했다.
지난주 데이케어(미국 어린이집) 같은 반 아이의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소식을 들었다.
그렇다면 코로나인가.
원인이 뭐든지 간에 아이가 많이 아프지 않고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케어에 다니고 한 달 동안 수족구, 감기 등 여러 가지 바이러스 질환을 앓았다.
한 달 동안 아파서 못 간 날을 제외하고 70% 정도 출석했다. 첫 한 달 동안 반도 출석 못한다는 집도 많던데 이 정도면 참 감사하다.
밤새 아이가 많이 힘들어했다.
졸린데 아프고 아픈데 졸린 것 같았다.
타이레놀을 먹였더니 좀 괜찮아졌고 아이가 잠에 들었다.
이후로도 새벽에 아이는 2번 더 깨서 보챘다.
다행히 38도 이상의 열은 없었지만 많이 보챘다.
어딘가 불편한 듯했다.
콧물이 많이 났고 기침 소리가 좋지 않았다.
잘 안아주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아파서 보챌 땐 다른 수가 없다.
체력이 없으면 정신력이라도 써서
한참을 안고 달래주었다.
둘째 임신으로 배가 잔뜩 나온 채로
첫째 아이를 안고 있으니
허리가 아팠다.
아침에 되니
다행히 아이 컨디션은 괜찮아 보였다.
내 컨디션은 괜찮지 않다.
피곤하다.
그래도 출근은 해야 하니까 한다.
아, 미팅 준비가 덜 되어있다.
피곤하다.
지인이 말했다.
자기네 연구실 포닥은
아이 둘을 키우느라 일을 1인분 하지 못해
자기가 쩜오(0.5) 포닥이라고 부른다고.
그 농담이 생각나 씁쓸하다.
나도 쩜오인가.
쩜칠(0.7)이라도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