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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Nov 27. 2018

3박 4일 보스턴 여행기 (11/22-25) 2018


3박 4일(11/22-25) 보스턴 여행을 마치고 뉴욕에 돌아와 맞는 첫날 아침 새소리 들으며 흐린 하늘 보며 핫 커피 마시며 월요일 아침을 연다. 지난 목요일 아침 8시 반 맨해튼에서 출발. 허드슨 지하철역 앞에서 이집트에서 온 남자에게 핫 커피 사 마시고 Go Bus 타고 보스턴으로 출발. 고속버스는 억새풀 가득한 뉴저지 들판을 달려 떠나가는 가을의 뒷모습을 보며 그리운 한국 시골 풍경도 떠올랐다. 고속버스는 쌩쌩 달리다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기어가고 다시 달리고 반복하다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예정 시각보다 더 늦게 도착. Alewife 지하철역에서 R 지하철을 타고 딸이 사는 동네로 갔다. 

지난 수요일부터 뉴욕과 보스턴 날씨가 영하로 내려가 상당히 추웠고 아들과 내가 보스턴에 도착한 목요일 점심 무렵도 영하 7-8도 기온이라 걷기도 무척 힘든 날씨. 지하철역으로 마중 나온 딸과 함께 숙소로 돌아가 여행용 트렁크 거실에 두고 식사를 했다. 늦은 점심 식사를 하고 오랜만에 보스턴에 갔으니 하버드 대학 교정이라도 걷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차가운 바람과 영하로 내려간 기온 덕분에 눈사람으로 변할까 봐 딸네 집에서 영화를 보며 이야기보따리를 풀며 시간을 보냈다. 작년에 휘트니 휴스턴 다큐멘터리 영화와  Sully 허드슨강의 기적 등 영화를 골라봤고 올해는 디즈니 만화 영화와 메디치(넷플릭스) 등을 보았다. 디즈니 만화를 보면서 아들과 내가  롱아일랜드 오이스터 베이 양로원에서 발런티어 하던 무렵도 떠올라 눈물이 와르르 쏟아졌다. 영화 속에 흐르는 음악 다시 들어본다. 이태리 메디치 가문의 역사를 영상으로 보는 재미에 흠뻑 젖어 시간 가는 줄 몰랐고 이태리 피렌체 두오모 성당에 그 많은 사연이 숨겨진 줄 몰랐다.



















                                                                  하버드 스퀘어 The Coop 
































                                                                     Harvard 대학 교정 






                                                           하버드대 지하철역 





다음날 일어나 과일과 빵과 커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케임브리지 하버드대학에 가서 산책을 했다. 11월의 끝자락이 하버드대 교정 여기저기에 펼쳐져 있었다. 당스 기빙 데이 휴가임에도 여행객도 많아 보였고 존 하버드 동상과 하버드대학 도서관 앞에서 설명하는 가이드도 보았다. 수북이 떨어진 낙엽 위를 밟으며 천천히 걷다 꽤 통통한 청설모 몇 마리도 보았지만 작년에 봤던 칠면조는 보지 못했다. 하버드 스퀘어 근처 카페에 가려고 문을 열었지만 추운 날씨라 손님 가득해 빈자리는 없었고 보스턴에 갈 때마다 방문하는 The Coop 북 카페로 올라갔다. 










음악 잡지 표지에 줄리아드 학교 마스터 클래스에서 본 스티븐 이설리스 첼리스트 사진이 보였다. 북 카페는 뉴욕처럼 책을 읽거나 랩톱을 켜고 작업을 하는 분들이 많았고 잠시 후 지하철을 타고 사랑하는 찰스 강을 보러 갔다. 















                                                                     보스턴 찰스 강 





너무너무 추운 날이라 평소와 달리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고 놀랍게 하얀 백조 두 마리와 기러기 떼와 청동 오리 떼를  보았다. 멀리서 롱펠로 다리도 보고 우린 찰스 강가를 산책하다 보스턴에서 역사 깊고 부유한 동네  Beacon Street 근처도 걷고 뉴욕의 센트럴파크 같은 보스턴의 역사 깊은 공원 Boston Common에 가서 수북이 쌓인 노란 은행잎들 보며 학창 시절 추억도 생각하고 카페에 들어가 핫 커피와 초콜릿 빵 먹으며 잠시 휴식하다 보스턴 공립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 맞은편 트리니티 교회 가로수는 이미 겨울나무로 변해있고 도서관에  당스 기빙 데이 휴가일인데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고 너무 추워서 거리 걷기 너무 힘들어 지하철을 타고 일찍 집에 돌아와 식사를 하고 휴식을 했다.





노란 은행나무잎들







                                           보스턴 커먼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








                                                                보스턴 맛집 







                                                              보스턴 공립 도서관 







                                                                    메리어트 호텔 







여행 셋째 날 아침 식사를 하고 뉴베리 스트리트(Newbury Street) 갤러리에 가서 친절한 주인의 설명도 듣고 젊은 작가 작품도 보았다. 

















                                                     뉴베리 스트리트(Newbury Street) 갤러리





맨해튼의 5번가 같은 뉴베리 스트리트. 럭셔리 매장이 가득한 거리에 관광객이 많고 우린 몇몇 갤러리를 둘러보다 초콜릿 숍에 들어갔다. 뉴욕처럼 인기 많은 곳은 손님이 아주 많고 복잡하고. 보스턴 중심가에 위치한 메리어트 코플리 플레이스 호텔에 들어가 특별 이벤트를 보려 했는데 티켓을 구입한다고 하니 아쉽지만 그냥 돌아섰고 할러데이 시즌이라 호텔에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이 보였고 여행객이 아주 많아 복잡했다. 





                                                           보스턴 맛집 Flour 카페




지난번 보스턴 여행 시 머물렀던 콜로네이드 호텔 백베이와 쉐라톤 호텔 근처를 지나가게 되었고 근처 Flour 카페에 들어가 아메리카노 커피 마시며 잠깐 휴식을 했다. 보스턴에서 인기 많은 플라워 카페는 MIT 대학과 쉐라톤 호텔 근처 등에 있고 언제나 손님이 아주 많아 복잡하지만 운 좋게 빈자리 구해 휴식할 수 있었다. 

잠시 후 다시 걷다 보스턴 커먼을 지나 근처에 있는 극장에 가서 전 세계 극장가에서  요즘 인기 많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았다. 대학 시절 영국 록 밴드 퀸의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를 자주 들어서 아주 친숙한 영화 제목 보헤미안 랩소디.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수하물 노동자로 일하면서 꿈을 키우던 이민자 출신의 아웃사이더 프레디 머큐리의 삶에 대해 조명하는 영화. 영화 스토리는 실제와 다른 점도 많다고 하고 대중을 위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일부러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영화 속 주인공 프레디 머큐리의 인간적인 면은 아주 매력적이었다. 무명 시절 친구 매리와 성공 후에도 좋은 친구관계로 지낸 점이 놀라웠다. 

하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팬의 입장으로서 음악 면에서 영화가 주는 감동은 작았다. 뉴욕에 와서 맨해튼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라이오넬 리치 공연과 해리 스타일스 록 공연을 봤고, 뉴저지에 버스 타고 가서 본 조비의 록 공연을 봤고 라이브 공연이 주는 선물이 참 크다. 현란한 조명이 비치고, 록 가수가 부르는 노래에 팬들의 뜨거운 에너지에 휩싸이는 록 공연을 영화 속에서 느낄 수 없었다. 라이브 공연과 리코딩 음반의 차이. 영화는 영화고 라이브 공연이 아니었는데 음악팬으로 높은 기대치를 안고 극장에 가서 아쉬움이 남았는가 모르겠다. 매년 여름 뉴욕 공원에서 보는 라이브 공연도 참 좋고 라이브 공연을 보면 특별한 감동을 주는 한계점이 있고 영화 속 음악은 잔잔하게 흘러 특별한 감동이 없어서 아쉬웠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음악이 퀸의 공연 녹음이라 들었는데 과거와 현재의 음악 리코딩 기술 차이가 크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아주 오래전 우리 가족이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해 입국 심사를 받던 추억도 떠오르고, 런던 공항에서 수하물 운반하며 일하는 프레디 머큐리가 꿈을 이뤘다는 점은 큰 감동을 준다. 모두가 꿈을 꿀 수 있지만 모두가 꿈을 이룬 것은 아니고 프레디 머큐리는 록 음악의 전설이 아닌가. 또한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머큐리가 성공한 점도 갈채를 보내고 싶다. '이민'이란 두 글자가 주는 의미를 이민 온 사람들은 잘 알기에. 

이민이란 단어에는 너무나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 있고 간단히 글로 표현하기는 정말 어렵고 경험하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생의 무게가 들어있다. 물론 이민도 가지가지 색채가 있다. 프랑스 남자와 스위스 남자와 결혼해 사는 경우와 이민 가방 들고 다른 나라에 가서 고아처럼 사는 경우는 하늘과 땅처럼 큰 차이라서. 시민권 갖는 남자/여자와 결혼하면 영주권은 쉽게 얻게 된다. 


아무도 없는 나라에 이민 와서 맨 밑바닥에서 시작하는 이민이 정말 어렵다는 것이다. 뉴욕에 와서 만난 한인 택시 기사분 가운데 "뉴욕 생활이 어때요?"라 물으니  "고아입니다"라고 말했다. 뉴욕에 온 지 30년이 지났지만 가족이 없이 홀로 지낸다는 택시 기사. 뉴욕에 여행 와서 그냥 눌러살게 되었다는 택시 기사도 생각이 난다. 태어난 나라에서 신분 문제로 받는 고통이 뭔지 모른다. 다른 나라 이민을 가도 최소 영주권만 얻으면 힘든 고비를 넘긴다. 그런데 요즘 어느 나라에 가든 영주권 얻기 힘든 세상이다. 물론 특별한 부를 갖는 등 소수 예외는 항상 존재한다. 


영주권 없는 이민자가 직장 구해도 비자가 필요하니 비자 스폰서 할 직장 구하는 것도 하늘처럼 어렵지만 서류 이민국에 보내도 거절할지 승낙할지 모른 상황에 처하니 이민자들은 심장 떨며 산다. 이런 과정 하나하나를 일일이 말하기는 무척 어렵고 본인이 경험해야 신분 문제가 얼마나 큰 장벽인지 비로소 깨닫게 된다. 트럼프 정권 이민국에서 한번 거절하면 그 후 프로세스 안 하게 만들어 버려 이민자들은 더더욱 두려움에 떨고 있다. 과거 서류 심사에서 부족하면 보충 서류 보내서 다시 심사하고 기다리는 과정이 있었지만 지금 상황은 변했고 갈수록 미국 이민국 파워가 하늘보다 높아져 슬픈 사회로 변했다.


최소 영주권 있고, 언어 능력 되고, 좋은 직장 구할 특별한 능력 많은 사람에게 이민은 좋은 기회가 되는 소수 사람들이 있다. 








                                                          딸네 집에서 과일과 빵 먹으며 휴식 





보스턴 여행 마지막 밤 영화 보고 지하철 타고 딸네 집에 돌아가 식사를 하고 거실 소파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었다. 예일대 졸업 후 변호사 길을 걷던 이민진이 건강 악화로 글을 쓰고 있다고. 그녀가 쓴 소설 <파친코>. 재일 동포 가족 삼대의 이민사를 다룬 소설. 소설 분량이 꽤 많았고 이민자로서 특별한 경험을 하는 딸이 서점에서 인기 많다고 구입해 읽다 그만둔 책. 직접 이민자로서 경험한 게 너무나 크니 소설이 현실보다 더 감동적일 수 없다고.



















                                                                          하버드대 교정 






보스턴에서 마지막 밤을 조용히 보내고 마지막 날 다시 하버드대학에 가서 산책을 하다 하버드대 미술관에 들어갔다. 보스턴에 갈 때 몇 차례 방문했던 미술관. 

















                                                 하버드대 미술관/ 맨 아래 나폴레옹 초상화






뉴욕과 달리 조용해서 좋고 직원 숫자가 방문자 숫자보다 더 많아서 놀랍다. 보스턴의 매력 가운데 하나가 뉴욕보다 더 조용하고 깨끗하다는 점. 피카소, 마네, 모네, 미로 등 귀에 익은 화가들의 작품도 보고 낯선 작가 작품도 보았고 나폴레옹 초상화도 보며 이번 여행 시 봤던 <메디치> 영화 속 주인공 코시모 메디치가 떠올랐고  메디치 영화를 보면서 피렌체(영어로 플로렌스)에 사는 L도 떠올랐다. 









와플 숍 풍경





미술관 카페에서 휴식을 하다 딸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벨기에 와플을 먹으러 갔다. 보스턴에 사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인기 많은 집은 규모가 작고 인테리어가 평범하지만 와플 맛은 너무나 좋아 다시 가고 싶다. 와플 위에 넣은 로즈 베리, 블랙베리, 스트로베리 등 과일도 싱싱해 더 맛이 좋았다. 가게 앞에 붉은색 열매 가득한 나무도 그림처럼 예뻤다. 집에 도착 오븐에 피자를 구워 식사를 하고 여행용 트렁크를 들고 시내버스를 타고 뉴욕에 돌아가는 고 버스를 타러 갔다. 주말 보스턴 지하철도 정상 운행하지 않아 대신 시내버스를 타고 갔고 일정보다 늦게 출발했고 뉴욕에서 보스턴에 오는 버스가 늦어져 우리 일정도 늦어졌다. 




                                                            딸네 집에서 먹은 누룽지 




3박 4일 보스턴 여행 날씨가 무척 추워 움직이기 어려웠고 여행 첫날 버스에 아들이 사랑하는 스키 장갑을 두고 내렸다. 또 이번 여행은 딸네 집에서 먹고 자고 했으니 딸의 수고가 무척 많아 감사함을 전한다.  매일 집에서 식사하고 한국에서 어릴 적 먹은 누룽지까지 먹어 더 좋았다. 그런데 하필 화장실이 고장이 나서 놀랐지만 임시로 고쳐 사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보스턴 중심가 메리어트 호텔에서 특별 이벤트 보려 했지만 무료가 아니라 유료라 하니 보지 않아 섭섭하고, 튜바 퍼레이드 보려 했는데 날짜 착오로 보지 못한 등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다. 딸이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살고 있어서 아들과 난 여행객이 아닌 보스턴 사람들처럼 며칠 지내다 뉴욕에 돌아왔다. 하버드대 가을 교정에서 산책하며 케임브리지 하버드대에서 박사 과정을 졸업하고 콜롬비아 대학에서 강의하시는 K 교수님이 얼마나 힘들게 공부했을까 상상해보았다. 날씨가 더 좋았다면 더 많은 곳을 방문했을 텐데 영하 7-8도 떨어진 추운 날이라 온몸이 꽁꽁 얼어버릴 거 같아서 밖에서 오래 머물 수 없었다. 짧은 시간 오랜만에 가족이 만나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만들고 뉴욕에 돌아와 감사한 마음이 든다. 


보스턴 여행 시 Go Bus를 이용했는데 한 달 전 미리 예약했지만 이미 티켓이 너무 올라 교통 요금이 예상보다 많이 들었다. 평소 3배 정도. 편도 1인에 70불. 너무 비쌌지만 어쩔 수 없었다. 보스턴 여행 시 항상 딸이 호텔을 예약해 머물렀는데 이번 여행은 절약 모드로 지내 딸네 집에서 머물러 여행 경비가 상당히 절약되었다.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안 해 더 절약되고. 


보스턴 케임브리지에도 홈리스가 있고 하버드대 지하철역에서 거리 음악가도 보고 보스턴은 조용해서 좋았고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뉴욕 분위기에 휩싸였다. 지하철 안에서 구걸하는 수많은 홈리스들, 더럽고, 시끄럽고 복잡한 뉴욕. 아, 뉴욕! 뉴욕에는 뉴욕의 삶이 있다.

3박 4일 보스턴 여행 동안 동생과 엄마를 위해 고생 많이 한 딸에게 감사한 마음 전하며 보스턴 여행기를 마친다. 



11. 26 월요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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