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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Jan 05. 2019

보스턴 여행(2018 봄)

메모리얼 데이 보스턴 가족 여행 기록 



2018. 5. 28- 5. 30


아침 8시 반 고 버스 출발- 보스턴 12시 44분 도착
오후 5시 메가버스 출발 뉴욕 밤 10시 15분 도착/ 맨해튼에서 지하철 타고 자정 무렵 집에 도착

2박 3일 보스턴 여행을 마치고 뉴욕에 돌아와 맞는 첫날 아침 뉴욕의 하늘은 우울하고 하늘에서 슬픔이 뚝뚝 떨어지는 듯하다. 인간 세상의 슬픔이 지구를 덮고 있을까. 


어제 오후 5시 보스턴에서 메가버스를 타고 출발했지만 저녁 식사도 안 한 채 집에는 자정 무렵 도착했다. 퇴근 무렵이라 도로가 많이 정체되었을까. 거북이처럼 느리게 느리게 버스가 달리고 하늘에 걸린 아름다운 저녁노을도 보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조용히 잠들어 있는  묘지를 지나니 지옥처럼 견디기 힘든 삶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 얼굴이 떠오르고, 고속버스가 달리는 동안 창밖은 점점 어둠 속으로 빠져들고 뉴욕에 예정 시간보다 훨씬 더 늦게 맨해튼 FIT 뮤지엄 앞에 도착했으나 배가 몹시 고프나 지하철역에 가서 1호선에 몸을 싣고 타임 스퀘어 역에 도착 다시 퀸즈 플러싱 가는 로컬 7호선을 기다렸고 플러싱에 도착했으나 한밤중 다시 버스를 기다려야 해서 아들과 난 터벅터벅 짐을 들고 집으로 걸어왔다. 배도 고프고 몸은 피곤하고. 

하마터면 보스턴에서 메가버스 탑승도 하지 못할 뻔했다.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갈 때 go bus 웹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예약하고 이름만 말하면 버스에 승차할 수 있는 시스템인데 메가 버스는 달랐다. 보스턴 사우스 스테이션 역에 5시 10분 전 가까스로 메가 버스 탑승하는 곳에 도착.  승객들이 직원에게 표를 보여주고 버스 안에 들어가는데 스케줄 예약한 것을 프린트하지 않아서 직원에게 이름만 말해도 되는 줄 알았지만 직원은 내게 탑승자 명단이 적힌 종이를 보여주며 웃었다. 하지만 탑승자 이름이 적힌 것이 아니라 오로지 예약 번호만 적혀 있으니 답답했다. 아들은 그 직원 행동이 맨해튼 음대 바이올린 교수님 같다고, 직원은 승객 명단이 없으니 나보고 알아서 하란 말이고, 딸은 얼른 이메일 확인해 보라고, 다행히 스마트폰이라 이메일을 확인하고 예약 번호를 보여주고 버스에 탑승하니 빈자리는 많이 없고 두 사람이 앉을 좌석은 2층에 없어서 1층으로 내려오니 더 비싼 요금을 주고 예약 가능한 리저브 석만 남아 우린 할 수 없이 그곳에 앉았다. 버스 기사는  뉴욕을 향해 달리나 우린 기사와 반대편으로 앉았다. 메가 버스는 정확히 오후 5시에 출발하니 공연 일정 보다 약간 더 늦게 시작하는 카네기 홀이 떠올랐다. 카네기 홀은 6-7분 정도 지나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메모리얼 데이 5월 28일 월요일 아침 뉴욕 시내버스는 일요일 스케줄대로 움직였고 아들과 내가 여행용 트렁크를 들고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으나 버스는 이미 떠나버리고 오래 기다려야 하니 할 수 없이 플러싱 지하철역을 향해 걸었다. 메모리얼 데이 아침 버스를 안 타고 걸어서 지하철역에 도착 다시 7호선을 타고 허드슨 야드 종점역에 내려서 고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아침 8시 반 출발 예정. 가까스로 보스턴행 버스에 탑승할 수 있었다. 가슴이 조마조마했고 지하철이 조금만 늦게 달렸다면 우린 그날 아침 대소동을 피웠을 것이다. 고 버스는 예약한 버스를 놓치면 다음 버스를 탈 수 없고 다시 버스표를 구입해야 한다. 지난번 보스턴 여행 갈 때 어떤 젊은 남자가 약간 늦게 도착했다. 승객이 타는지 확인하는 버스 회사 직원이 막 떠난 순간 그 젊은이가 와서 아무리 사정해도 기사는 젊은이 말을 듣지 않았다. 아직 버스가 출발하지 않았으나 버스 예약 표를 확인하지 못해서 눈앞에서 버스를 놓치는 격이니 말할 수 없이 속상했을 것이다. 결국 젊은이는 포기했다. 이번 여행 동안 뉴욕에서 보스턴에 갈 때도 보스턴에서 뉴욕에 돌아올 때도 우린 시내버스를 타지 못하고 터벅터벅 걸어와서 피곤이 누적했지만 가는 길 오는 길 모두 걸었지만 장미꽃 향기 가득했다. 

5월 28일 메모리얼 데이 우린 보스턴행 버스를 타고 창밖으로 보이는 경치를 바라보았다. 하늘이 흐려 우울 우울한 노래를 부르는 허드슨강을 보았고 수년 전 뉴욕 베어 마운틴에 페리를 타고 갔는데 오래오래 걸려 몹시 피곤했는데 그 페리 터미널을 지나자 그때 힘든 추억이 떠올랐다. 멋진 가을 풍경을 보며 독일 축제를 보러 갔는데 오래 페리를 타니 피곤이 밀려왔다. 보스턴으로 가는 버스는 달리고 아카시아 꽃향기 가득한 5월. 고속도로 주변은 성대한 아카시아꽃 잔치를 하고 있었다. 흐드러지게 핀 아카이아 꽃이 마치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린 풍경 같았다. 세상에 태어나 그리 많은 아카시아꽃을 본 것도 처음. 버스 기사는 달리는 동안 음악을 들려주고 내가 아는 노래라곤 단 한 곡 에드 시런의 노래였다. 지구 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각각 다른 삶을 사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닌지.  같은 지구 안에 살아도 듣는 음악도 다르고 보는 세상도 다르고 느끼는 세상도 다르다. 삶은 왜 그리 제각각일까. 눈코 입 귀 모두 있는데 너무나 다른 세상에 살고 있어. 보는 것도 다르고, 듣는 것도 다르고, 말하는 것도 다르고, 느끼는 것도 다르다.

2시간 정도 버스가 달리다 고 버스는 멈추고 교대할 기사를 기다렸다. 휴게소가 아닌 곳이라 커피를 마실 수도 없고 우린 낯선 곳에서 기사가 도착하길 기다렸다. 한국처럼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가면 커피라도 한 잔 마실 텐데 휴게소에서 쉬지 않는다. 그동안 한 여자 승객은 버스에서 내려 밖에서 담배를 피웠다. 얼마 후 기사가 나타나 고속버스는 달리기 시작했다. 지난번 땡스기빙 데이 보스턴에 갈 때 본 흑인 기사였다. 

고속버스가 달리는 동안 눈송이처럼 예쁜 아카시아꽃나무를 보고, 청각 장애인 학교 표지판이 보여 헬렌 켈러가 생각이 났다. 시력을 잃어버려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 헬렌 켈러. 사흘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첫째 날에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보고 둘째 날은 밤이 아침으로 변하는 것을 기적을 보고, 셋째 날은 사람들이 오가는 평범한 거리를 보고 싶다고. 단언컨대 본다는 것은 가장 큰 축복이라고 말한 헬렌 켈러. 잠시 그녀의 위대함을 생각했다.

커다란 호수를 지날 때 난 하얀 백조를 기다렸으나 백조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어디로 백조가 가버린 걸까. 보스턴에 가는 동안 난 늘 백조를 생각하곤 했다. 아카시아꽃나무 가득한 길을 달리다 마을이 나오면 멋진 교회 빌딩이 우뚝 솟아나 멀리서도 보고 초록 초원에서 골프를 하는 사람들도 보고 마침내 보스턴에 도착. 오후 1시 반경 도착할 거라 했는데 예정 시간보다 더 빨리 도착했다. 미리 딸에게 메시지를 보내 보스턴에 곧 도착할 예정이라 말하고 우린 고 버스 터미널 ailwife에 도착했는데 백발 수염이 달린 보스턴 남자 얼굴에 긴 마스카라가 보여 웃었고 바로 옆에 마약 한 자도 보고, 홈리스도 보고 보스턴 첫인상이 재미있었다. 

지갑에서 찰리 교통 카드를 빼내 자동기기에서 충전을 하고 레드 지하철을 타고 몇 정거장 가서 내려 보스턴 거리 화단에 핀 팬지꽃을 보고 있을 때 딸이 도착했다. 미리 여름휴가를 받아 남동생과 엄마를 초대한 딸. 고등학교 시절 뉴욕에서 공부하기 시작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구했으나 비자 문제로 1년 동안 생지옥에서 살다 미국에 돌아와 대학 연구소에서 근무하는데 일은 얼마나 고되고 힘든지. 세상 천재들이 모인 학교 연구소에서 일하는 사람들 캐릭터는 또 얼마나 특별한지. 모두 견디고 참아야 하는 상황. 힘들고 힘든 환경 속에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해내는 딸을 보면 늘 감사하는 마음이 들고 한편으로 가슴이 아프다. 고아는 아니지만 엄마가 힘이 안 되니 마치 고아와 비슷한 상황. 단 하나도 엄마가 해 준 게 없이 독립했다. 

여행을 가면 어디서 식사할지 고민이 되고 딸은 우리를 맛있는 햄버거 집으로 데려갔다. 하버드 대 근처에 있는 햄버거 가게보다 그날 간 햄버거 집이 더 좋았다. 하버드대 근처 햄버거 집은 보스턴 명소라 관광객이 많고 아들은 아이폰 햄버거 주문하고 난 오바마 햄버거 주문했는데 오바마 햄버거는 너무 맛이 없었다. 이번 여행 첫날 방문한 버거집은 조용하고 보스턴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식사 후 딸 집에 가서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룸메이트를 만나 인사를 하고 잠시 쉬었다. 그녀는 포르투갈에서 이민 온 학생. 아버지는 변호사라 하고 가을학기 대학원에서 Social Work를 공부할 예정이라고. 여행 트렁크를 들고 택시를 불러 보스턴 중심가 백 베이(Back Bay)에 있는 호텔에 도착했다. 딸이 오래전 미리 예약한 호텔. 대학가 졸업 시즌이 막 끝나고 여름휴가철 전이라 평소보다 가격이 약간 다운되었으나 보스턴 호텔은 뉴욕처럼 저렴하지 않아 여행을 가면 숙박비가 고민이 되고 호텔 회전문으로 들어가니 아주 큰 로비에 여행객들이 프런트 데스크에서 직원과 얘기를 나누고 코너에서는 어린 아들과 아버지가 체스를 두고 아들은 엉덩이를 흔들흔들하니 춤춘 듯 보였다. 백 베이는 중심가로 보스턴 심포니 홀과 보스턴 공립 도서관과 트리니티 교회와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와 찰스 강이 가깝고 교통이 편리하다. 


호텔에 가방을 두고 잠시 쉬다 호텔방을 나와 보스턴 미술관에 걸어서 갔다. 메모리얼 데이 마침 오픈 하우스 행사를 했고 무료로 개방하니 방문객이 아주 많았다. 에곤 실레와 구스타프 클림트 특별전 마지막 날이라 운이 좋았을까. 보스턴에 여행 가면 들러보는 보스턴 미술관. 무료 개방하니 미술품보다 사람들 구경하는 거처럼 시장이 연상되었고 우연히 실레와 클림트 특별전 전시회 갤러리에서 딸과 함께 일하는 포닥(박사 후 과정)을 만났다. 딸은 연구소에 출근하지 않으니 노 메이크업에 평상시 차림으로 미술관에 갔는데 같은 연구소에서 일하는 직원을 만나니 조금 어색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했다. 그림을 아주 사랑하는 포닥은 메모리얼 데이라 사랑하는 전시회를 보러 왔는데 무료 개방 몰랐는데 방문자가 너무 많아 조용히 전시회를 볼 수 없어서 너무 슬펐다고 하고. 아들과 난 뉴욕에서 보스턴에 여행 간 첫날 충분한 시간이 없어서 오래 미술관에 머물지 못했고 2층에 올라가 존 싱어 사전트와 마네, 모네, 로스코, 고갱, 르누아르 등 작품을 보았다. 고갱의 <우리는 어디서 왔고 우리는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 작품 액자는 예전과 다르게 느껴지고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다. 사람도 어떤 옷을 입은가에 따라 다른 분위기가 풍기고 미술품도 마찬가지. 액자가 주는 인상도 크다. 보스턴 미술관에서 본 로스코 작품은 크리스티 경매장과 소더비 갤러리에서 본 것과 다르고 평소 보기 드문 작품이라 아주 좋았다. 갤러리 안에 휠체어를 타고 온 분도 보이고 레스토랑에는 손님이 정말 많고. 

미술관은 오후 5시 문이 닫혀 서둘러 미술관을 나와 호텔을 향해 걸었다. 헌팅턴 애비뉴를 따라 걸었고 20분 정도 걸렸다. 지난번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에서 음악회를 보러 갈 때도 같은 길을 걸어 이제 조금씩 보스턴 지리에 익숙해져 간다. 호텔에 돌아와 잠시 쉬면서 어디서 저녁을 먹을지 고민을 했다. 여행 가면 늘 식사가 고민이다. 너무 비싼 가격도 너무 형편없는 식사도 안 하고 싶으니 적당한 가격의 맛집을 찾는 게 쉽지 않다. 하버드 대학 가는 저렴하고 맛 좋은 맛집이 많으나 보스턴 중심가 백 베이는 대학가가 아니니 꽤 오랜 시간 고민하다 지난번 식사했던 곳으로 결정을 했다. 

작년 땡스기빙 데이 휴가 시 아들은 갈비 스테이크를 주문했고 딸과 난 피자를 먹었는데 맛도 좋고 분위기 좋아 기억에 남았다. 같은 장소에 가서 우린 테이블에 앉아 웨이터가 오기를 기다렸다.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10분 더 기다리게 하면 떠나자고 했는데 그즈음 웨이터가 와서 주문을 받았다. 뉴욕처럼 맛 좋은 피자를 먹고 빵에 겨자 소스와 치즈와 오이 피클 등을 발라 먹었다. 우리 근처 테이블에 신생아를 데리고 온 부부가 앉아서 식사를 하고 아빠가 신생아에게 젖병으로 우유를 먹여 놀랐다. 한국에서 본 적이 없는 문화라서. 가끔 어린아이를 안고 가는 남자들은 봤지만 우유병을 들고 우유를 먹이는 장면은 처음 보았다. 

식사 후 호텔로 돌아오는 길 스타 마트에 들러 샴페인을 구입하고 보스턴 거리에 장미꽃 향기 가득해 장미 향기도 맡으며 천천히 걷다 거리에서 커다란 아이스크림 한 통 통째로 먹는 보스턴 사람도 보고 웃으며 걷다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하며 보스턴 야경을 보며 샴페인을 마시며 휴식을 했다. 호텔 로비에서 중국인 청소부를 만났고 그녀는 우리에게 스타벅스 커피와 생수 3개를 더 주었다. 첫날밤 샤워를 하려는데 욕탕 샤워기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모른다고 하니 아들이 엄마에게 눈을 감고 기도를 하라고, 다시 시도해도 안 된다고 하니 기도를 더 오랫동안 하라고, 장난기 넘치는 아들은 엄마에게 장난을 했다. 샤워를 하고 아들은 피곤했는지 푹신한 하얀 침대에 잠들어 버려 딸은 "둥근 해가 떴습니다." 동요를 크게 트니 침대에 잠든 아들이 복수할 거야 하다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오랜만에 듣는 동요에 웃음이 나왔다. 

 쉐라톤 보스턴 호텔 로비 



둘째 날 아침 일찍 호텔에서 일어나 샤워를 하고 외출 준비를 했다. 섬에 갈 예정이라 일찍 일어났고 침대에서 잠든 아들을 깨우려 딸은 전날처럼 둥근 해가 떴습니다 동요를 크게 틀었다. 아들이 깨어나 샤워를 하고 호텔 방문을 잠그고 복도로 나가니 전날 봤던 중국인 청소부가 미소를 지으며 차이나타운에 가서 랍스터를 먹으라고 말했다. 보스턴 랍스터는 싱싱하고 뉴욕에 비해 가격이 더 저렴한 편이나 그런다고 아주 저렴한 식사는 결코 아니다. 우린 호텔 근처 Flour Bakery에 가서 아침 식사를 할 예정. 보스턴 MIT 공대 근처 플라워 베이커리에 갔지만 백 베이 호텔 근처에 있는 것도 그날 처음 알았고 편리했지만 인기 많은 곳이라 손님이 많아 오래 기다려 주문을 했다. 카푸치노와 커피와 빵과 플레이크를 주문했는데 그날 아침 보스턴 참새와 한바탕 싸웠다. 하버드 대학 캠퍼스 푸드 트럭에서 베트남 음식을 사 먹었는데 거기도 참새가 많았으나 먹다 남은 음식이 많았는지 통통하게 살찐 참새를 봤는데 호텔 근처 참새는 하버드대와 달리 멋진 뉴요커처럼 슬렌더 몸매. 성질은 얼마나 사납던지. 내가 먹을 빵을 저 먹을 음식인 줄 알고 나보다 더 먼저 먹으려 하니 너무 피곤했다. 저리 가라고 하면 다시 오고 다시 오고 빵을 먹는 것인지 참새와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잠시 사람들에 대해 생각을 했다. 갖지 않은 자는 삶이 고되고 팍팍하고 힘드니 성격도 달라질까 하고. 럭셔리한 삶을 누린 자는 가난한 자의 삶을 결코 알지 못하리라. 가난한 자가 구차하게 사는 것을 어찌 이해하겠어. 돈이 없으니 고생을 하고 사는데 왜 그리 사니?라고 하면 할 말을 잃게 된다. 

참새와 한바탕 소동을 벌이다 지하철을 타고 보스턴 항구에 갔다. 딸이 미리 보스턴 아일랜드에 가는 표를 구입했지만 페리 티켓 판매소에서 교환했고 아침 10시경 페리를 타고 섬에 갔다. 약 50분 정도 페리를 타고 섬에 도착했는데 알고 보니 역사적인 군사기지 뉴욕 거버너스 아일랜드도 생각이 났다. 보스턴과 마찬가지로 거버너스 아일랜드 역시 군사기지였으나 나중 일반인에게 여름 동안 한정된 시간에만 오픈하고 뉴요커가 사랑하는 휴양지. 점점 방문객이 많아서 조용한 섬이 아니다. 뉴욕은 페리 티켓이 2불이나 보스턴은 훨씬 더 비싸. 뉴욕의 10배 이상으로 비싸니 마음이 가볍지 않았다. 남동생과 엄마를 위해 딸이 표를 구입했으니. 아직 성수기 휴가철이 아니라 페리에 손님이 많지 않아 좋았고 섬에 가는 동안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도 멀리서 보였다. 보스턴 인구가 약 67만이라고 하는데 국제공항이 있으니 보스턴이 얼마나 특별한 도시인지. 비행기는 물에 아주 가깝게 뜨니 어린아이들이 신이 났다. 곧 바다에 가라앉을 거 같은데 멋진 착륙을 하고. 항공기 조종사도 쉽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  우린 낯선 섬에 도착했다. 

섬에 가는 동안 멀리서 막걸리 통처럼 생긴 물건이 있는 섬이 보였으나 어느 섬인지 이름도 모르고 보스턴 아일랜드에 섬이 많고 우린 Georges Island에 갔다. 바닷가 근처에 기러기떼들이 놀고 우린 해당화 꽃향기 맡으며 바닷가를 산책하니 뉴욕 롱아일랜드 오이스터 베이도 생각이 났다. 롱아일랜드에 살 적 가끔 방문하곤 했는데 뉴욕시로 이사를 오니 자주 안 가게 된다. 오이스터 베이 치매 전문 양로원에서 발런티어를 하다 직원에게 들어서 알게 된 바닷가 오이스터 베이. 석양이 질 무렵 바다 빛이 너무 아름다워 황홀했다. 물가에서 조약돌과 조가비를 주워 만지고 놀다 섬 안에 들어가 산책을 하기 시작. 황제처럼 멋진 옷을 입은 새도 보고 어린아이가 새를 뒤쫓아가니 새는 멀리 달아나버렸다. 누군가는 소시지와 햄버거 고기를 구우니 맛있는 음식 가득한 섬. 야외에서 식사 준비를 하도록 허락된 섬이었다. 그날 보스턴 날씨는 약간 무더워 걷기 땀이 나서 그늘에 앉아 쉬면서 보스턴에 돌아가는 페리를 기다렸다. 페리는 자주 운행하지 않고 우린 아이스티를 주문해 마시면서 기다렸다. 랍스터 롤은 가격이 저렴하지 않으니 그림으로만 봤어. 휴식하는 동안 프랭크 시나트라 음악이 들려오고 스윙 댄스가 생각났다. 

오후 1시 페리를 타고 보스턴 항구에 오후 2시경 도착. 지하철을 타고 호텔 근처 지하철역에 내려 일식 레스토랑에 갔다. 딸이 어디서 식사할지 고민하다 인터넷에서 찾은 장소. 오후 2시가 지나 한가로워 좋았고 음식 맛도 너무 좋아 다시 가고 싶을 정도. 런치 스페셜 가격이 좋고 저녁 식사는 아주 저렴하지 않은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두 자녀와 나 모두 맛있는 식사를 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 방에서 스타벅스 커피 만들어 먹고 잠시 휴식을 하고 어디서 저녁을 먹을지 고민을 하다 찰스 강에 산책하러 갔다. 첫날도 마지막 날도 찰스 강에서 산책할 시간이 어려울 거 같고 그래도 둘째 날이 가장 좋을 거 같아 저녁 식사도 안 한 채 찰스 강에 갔다. 호텔에서는 도보로 약 30분 정도 걸렸고 아름다운 하얀 요트들이 춤추고 조깅하는 보스턴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저녁 8시경 석양이 진다고 하나 아름다운 석양빛으로 아직 물들지 않은 저녁 시간. 그날 저녁 보스턴 심포니 홀에서 보스턴 팝스 공연을 볼 예정이라 석양빛에 물든 찰스 강은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남았지만 짧은 여행 일정에 원하는 것 모두를 할 수 없으리라. 

보스턴 심포니 홀 보스턴 팝스 공연 /레너드 번스타인 특집 공연 


오래오래 전 보스턴에 여행 가서 호텔에서 해야 할 숙제를 뒤로 두고 찰스 강을 보던 추억도 생각이 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하다 저녁 식사를 하지 못한 채 걸어서 보스턴 심포니 홀에 갔다. 미국의 위대한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 특집 공연이었다. 레너드 번스타인이 보스턴에서 탄생했고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으니 보스턴과 인연 깊다. 번스타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뉴욕에서도 많은 축제가 열리고 보스턴도 마찬가지였다. 링컨 센터 공연 예술 도서관에서도 번스타인 특별 전시회가 열렸고 맨해튼 어퍼 웨스트사이드 Symphony Space에서도  "Wall to Wall" 특집이 매년 열리는데 올해 번스타인 특별 공연을 열었고 The Graduate Center/ CUNY에서도 번스타인 특별 공연이 열렸고 카네기 홀 등에서 공연이 열렸으니 번스타인이 얼마나 특별한 음악가인지 짐작이 된다. 

처음으로 방문한 보스턴 심포니 홀. 뉴욕 카네기 홀과 링컨 센터와 분위기가 많이 다르고 미술관에서 보는 조각품이 음악홀에 보여 분위기가 독특했고 우리 가족이 처음으로 보스턴의 역사적인 홀에서 번스타인 특집 공연을 봤다. 처음으로 보스턴 팝스 공연을 봤고 기대보다 훨씬 더 좋아 기억에 오래 남을 거 같고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성악가들이 부른 노래를 듣고 아름다운 목소리에 황홀한 밤. 보름달이 하늘에 비추고 밤 10시 지나 공연 홀을 빠져나와 호텔로 걸어오는 동안 보름달을 보며 장미꽃 향기를 맡으며 걸었다. 호텔로 돌아와 컵라면을 끓여 먹고 새벽 늦게 잠이 들고 다음날 새벽 6시 일어나 샤워를 했다. 

셋째 날 아침 8시 반 딸은 하버드 대학교 병원에서 치과 의사를 만날 예정이라 우리도 함께 하버드 대학 메디컬 센터에 처음으로 방문했고 딸이 치과 의사를 만나러 가는 동안 우린 근처를 거닐었다. 메디컬 센터 병원 카페에서 빵과 커피를 먹고 있으나 아들과 난 출입증이 없으니 밖에서 쳐다보고 처음 줄리아드 학교에 바이올린 레슨 받으러 갔는데 입구에서 수위가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하니 많이 놀랐던 추억도 기억나고. 하버드대 메디컬 센터 근처에 스타벅스와 맥도널드 카페가 보였고 보스턴 하늘도 보며 딸을 기다렸다. 메디컬 센터에 준비된 초록 지붕 파티오 테이블이 보여 나무 의자에 앉으니 옆자리는 도시락에 아보카도 두 개와 다른 음식을 담아와 먹고 하얀색 가운을 입은 의사도 지나가고 아들과 이야기를 하는 동안 딸에게 연락이 왔다. 딸은 스타벅스 카페에 가서 커피와 빵을 사 먹고 보스턴 스타벅스에 보스턴 글로브지가 아니라 뉴욕 타임지만 보였다. 

하버드 메디컬 센터에서 호텔로 천천히 걸어오는 동안 보스턴 미술관도 지나고 노스이스턴 대학도 지나고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도 지나고 헌팅턴 애비뉴를 따라 걸었다. 마지막 날 오후 5시 메가버스를 타고 뉴욕에 돌아갈 예정이라 시간적으로 여유롭지 않아 어디에 갈지 고민하다 호텔에 도착 잠시 휴식. 호텔에서 나와 로비에서 중국인 청소부를 만나 그녀는 몇 시에 체크아웃할 거니? 라 묻고 12시경 한다고 했는데 오후 3시라 내가 말했다고 하니 아들이 그녀 영어가 미숙한 거 눈치채고 손가락으로 12시라고 설명하고 난 3시라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그녀에 의하면 마치 나의 잘못이 되어버렸어. 영어에 아주 미숙한 중국 여자는 첫날 만난 청소부가 아니었고 자신이 이해 못 한 상황을 타인의 잘못이라 하니 많이 슬펐다.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호텔에서 나와 근처에 있는 뉴베리 스트리트 갤러리를 방문했다. 맨해튼 5번가와 비슷한 상업지구나 갤러리도 있으니 좋기만 하지. 몇몇 갤러리를 보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 전날 갔던 일식 레스토랑에 갔는데 손님이 아주 많아 놀랐다. 

양복 입은 사람들이 많으니 근처에서 일하는 사람들일 거라 짐작을 하고 식사를 하고 나와 호텔로 돌아와 택시를 타고 케임브리지 딸네 집에 도착. 여행 트렁크를 집에 두고 우린 MIT 대학에 전시회를 보러 갔다. 뉴욕이야 미술 메카라 많은 전시회를 볼 수 있지만 보스턴에 갔으니 보스턴 전시회도 보고 싶고 무료 전시회라 더 좋아서 방문. 갤러리는 얼마나 조용한지 우리가 방문객의 전부였다. 안내 데스크 직원은 우리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처음이냐고 해서 아니오라고 하고, MIT 동문이냐고 해서 아니오라고 하고, 우편 번호를 물으니 딸이 사는 보스턴 케임브리지 우편 번호를 줬다. 딸 집은 하버드 대학보다 MIT 공대에 더 가깝다. 조용한 갤러리 화장실은 존 레넌의 부인 오노 요코 전시회 포스터가 보이고 아주 오래전 그녀의 전시회가 열린 것을 짐작했고 대학 캠퍼스 내에 아시아 음식을 파는 트럭이 보여 아시아 출신 천재 대학생들이 많은가 짐작을 했다. 또한 MIT 공대의 멋진 빌딩 스타타 빌딩도 보고 프랑크 게리의 작품 예술품처럼 멋진 빌딩인데 비가 새고 빌딩에 여기저기 금이 갔다고. 또 세계의 거부 빌 게이츠가 2000만 달러를 기부해 MIT 공대에 게이츠 빌딩이 있고 우린 잠시 그 빌딩 안에 들어가 휴식을 했다. 게이츠 빌딩 안에는 카페도 있고 종이학으로 만든 전시품도 보고 하버드대학에 갈 예정이라 얼른 지하철을 타고 하버드 대학에 갔다. 

역사 깊은 하버드 대학 빌딩 숲이 있는 교정을 거닐고 세계적으로 명성 높은 대학이라 학생들은 이미 여름 방학에 들어갔지만 방문객이 많고 우린 하버드대 미술관에 가서 전시회를 보고 나와 하버드대 작은 도서관을 보고 퍀컬티 하우스 빌딩도 지나고 시인 롱펠로 하우스에 갈 시간은 충분하지 않아 포기하고 하버드대 스퀘어 근처 아이스크림 맛집에 가서 정말 맛있는 아이스크림과 커피와 아이스크림이 섞인 아이스크림 커피를 먹었다. 뉴욕행 버스를 타야 하니 아이스크림 먹고 서둘러 딸네 집으로 갔다. 골목길을 돌아서 돌아서 30분 정도 걸어서 도착해 여행용 트렁크를 들고 지하철역으로 가사 보스턴 교통 카드(찰리 카드)를 충전하고 레드 지하철에 탑승 사우스 스테이션 역에 내렸다. 오래전 방문했던 곳인데 낯선 곳이라 딸이 아니었다면 제시간에 메가버스 터미널을 찾지 못했을 거 같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지낸 딸이 보스턴에 초대를 해줘 감사한 마음으로 보스턴 여행을 했다. 보스턴 역시 거리에 홈리스도 보였고 보스턴 새들 소리는 뉴욕과 다르고 마스카라를 한 보스턴 남자를 지하철역에서 보니 웃음이 나왔고 레스토랑이나 거리에서 어린아이를 안고 우유를 먹이는 젊은 아빠가 보여 요즘 세상이 많이 변함을 실감했다. 보스턴 여행 3일 동안 날씨가 좋은 편이라 더 감사한 마음이 들고, 아름다운 찰스 강도 보고, 보스턴 항구와 보스턴 아일랜드에 가고, 하버드대 메디컬 센터를 처음으로 방문하고, 보스턴 미술관과 갤러리에 방문하고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호텔에서 편하게 머물다 오니 마치 잠시 신선이 된 기분이 들었다. 


2018. 5. 31
보스턴 여행 마치고 돌아온 다음날 오후, 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보스턴 미술관/ 존 싱어 사전트 & 폴 고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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