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플러싱 주택가
칠월은
이육사의 <청포도> 시가 떠오르는데
플러싱 주택가
산딸기도
익어가는 시절
내 눈에
산딸기도
그림처럼 예뻐.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주절이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두렴
이육사
1939년 《문장》에 발표. 《육사시집》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