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86% 일치한 사스와 코로나19, 차이점은?

by 김지수


기자명 송수연 기자

입력 2020.03.06



사스보다 전파력 강하고 경미한 증상이 많아…전염력은 인플루엔자와 유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스(SARS)와 유사한 부분이 많지만 전파 양상이 다르고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놓치기 쉬워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넬리스 와일더 스미스(Annelies Wilder-Smith) 런던 위생 열대 의학대학원(London School of Hygiene and Tropical Medicine) 교수 등은 코로나19와 사스 간 유사점과 차이점을 분석한 내용을 5일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에 발표했다.

코로나19와 사스의 공통점

코로나19의 바이러스명은 ‘SARS-CoV-2’로 SARS-CoV와 이름도 비슷할 뿐 아니라 유전자도 86%가 일치한다. 두 바이러스 모두 박쥐에서 기원한다는 유사점도 있다. 두 바이러스 모두 ACE2(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가 수용체로 확인됐다.

코로나19와 사스 바이러스 모두 잠복기(incubation period)는 평균 5일이며 연속감염기간(serial interval)은 7.5일, 감염자 재생산지수(R) 초기 추정치는 2.2다. R는 감염자 한 명이 전염시킬 수 있는 평균 인원을 의미한다.

대변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되지만 주요 감염 경로는 비말이며 기저질환자와 노인이 고위험군이라는 점도 코로나19와 사스의 공통점이다. 중증 환자는 증상 발병 후 8~20일 내에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으로 진행되며 흉부 CT에서 보이는 폐 이상은 10일 이내 가장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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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전파 양상은 달라

하지만 전파 양상은 다르다. 지난 2003년 사스 확진자는 8,098명이며 774명이 사망했다. 그리고 8개월만인 2003년 7월 감염병 유행이 통제됐다. 사스 환자가 발생한 국가는 26개국이었다.

반면 코로나19는 최초 감염자가 발견된 후 2개월 만인 올해 2월 28일까지 확진자는 8만8,000명이 넘었고 2,8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코로나19 환자는 최초 발생국인 중국 외 46개국에서 보고됐다.

이같은 차이는 어디서 올까. 연구진은 그 원인을 다섯 가지로 나눠서 설명했다.

우선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교통 요지라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중국 해외여행객은 2배 이상 증가했으며 도시 인구밀도는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우한시에서 코로나19는 급속히 확산돼 수많은 환자가 입원 치료할 병상이 부족했다. 그리고 입원하지 못한 환자들도 인해 지역사회 감염은 더 확산됐고 중국 내 다른 도시와 여러 나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무증상 기간에도 전염력 있는 코로나19

두 번째는 감염 기간이 다르다. 사스는 환자가 호흡기 증상을 자각하고 아플 때 바이러스 수치가 높았다. 무증상 환자가 발생하긴 했지만 그들이 다른 사람을 전염시켰다는 보고는 없었다.

반면, 코로나19는 감염 초기 바이러스 수치가 높은 양상을 보였다. 환자가 증상을 자각하고 아파서 병원을 찾은 후 격리하는 방식으로 대처하면 너무 늦다는 것이다. 또 열이 없는 환자가 많아 발열 감시 체계의 효과를 떨어뜨린다.

환자 1명이 전염시키는 사람, 코로나19>사스

전염력 차이도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코로나19의 R가 사스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2월 기준 코로나19 평균 R는 3.28로 나타났다. 환자 1명이 평균 3.28명을 전염시킨다는 의미다. 일본 요코하마에 정박한 다이아몬드 프린센스 크루즈에서 승객 3700여명 중 700명 이상 감염된 사례도 코로나19의 강한 전염력을 보여준다.

경증 환자 많은 코로나19, 인플루엔자와 유사

임상 스펙트럼도 다르다. 중국은 초기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사례정의에 폐렴을 중점으로 뒀다. 코로나19가 초창기 ‘우한폐렴’으로 불린 이유도 SARS-CoV-2에 감염되면 폐렴에 걸린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코로나19 환자는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인플루엔자와 유사하게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달 18일 발표한 코로나19 환자 7만2,314명의 임상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환자의 81%가 경증이었다. 또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 선박 환자의 10%도 진단 시 무증상이었다.

지역사회 확산 두드러져…"환자 격리 조치 유지해야"

코로나19에서 지역사회 감염 확산이 더 두드러진다는 점도 사스와 차이점이다. 사스는 주로 병원 내에서 전파된 반면, 코로나19는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돼 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격리 조치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 격리는 현재의 초점을 유지해야 한다. 단기간 격리하는 비용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격리하지 않아서 드는 비용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며 “그러나 기관과 공공장소 폐쇄나 여행 제한 등은 무기한으로 유지할 수 없다. 국가는 공공보건 조치 비용과 혜택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격리에서 완화로 전략을 전환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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