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사망률 못 낮춰”…‘동료 검토’ 안 거쳐 공신력 미흡 지적
국내선 611명 투여…당국 “중대한 부작용 사례 아직 보고 없어”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이는 렘데시비르가 환자 치료에 효과가 거의 없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렘데시비르는 가장 주목받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인 만큼 효능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600명이 넘는 환자가 이 약을 투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해 공개한 WHO의 연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인 렘데시비르와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로피나비르, 항바이러스제 인터페론 등 4개 약물 모두 코로나19 환자의 입원기간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지난 3월부터 이달 초까지 입원 환자 1만1266명(렘데시비르 2750명)을 상대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다국적 ‘연대 실험’을 해 이 같은 결과를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치료제로도 쓰인 렘데시비르는 지난 5월 “코로나19 환자의 회복기간을 31%가량 단축한다”는 미 국립보건원(NIH)의 임상실험 결과로 주목받았다.
다만 WHO의 이번 연구 결과는 아직 논문의 공신력을 얻기 위한 필수 단계인 ‘동료 검토’(peer review·피어 리뷰)를 거치지 않은 상태여서 섣부르게 결론을 내리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보건당국도 신중한 입장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라며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17일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국내에도 특례 수입된 렘데시비르는 지난 7월 시판 허가를 받은 뒤 전날까지 모두 611명의 환자에게 투여됐다. 투약 대상은 폐렴을 앓으면서 산소치료를 받고 있고, 증상이 발생한 뒤 10일이 지나지 않은 환자로 제한되고 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까지 보고된 렘데시비르 부작용 사례는 간 기능 수치 상승, 발진, 두드러기 등 모두 11건이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직 중대한 부작용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보고된 부작용도 해당 의약품에 의한 것이라고 확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동료 검토도 거치지 않은 WHO의 연구 결과 하나로 당장 렘데시비르 치료 원칙을 바꿀 필요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WHO의 실험이 NIH가 주도했던 임상연구에 비해 근거 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렘데시비르가 생존율을 높이지 못해도 회복을 앞당긴다는 것은 어느 정도 확인됐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WHO의 연구 결과를 계기로 렘데시비르의 비용 대비 가치를 좀 더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달 길리어드 측이 내놓은 연구 결과를 보면 렘데시비르를 통한 바이러스 농도 저하 효과에 대한 언급이 분명치 않고, 사망률이 감소했다는 부분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렘데시비르 효과에 대해 “낮은 단계의 산소치료를 받는 분들만 유의한 효과가 확인됐고, 인공호흡기 같은 높은 단계의 중증도를 보이는 분들은 치명률 감소 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렘데시비르는 100% 완벽한 치료제가 아니다. 환자의 기저질환 유무 등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이 있어 단순히 사망 여부를 두고 약효를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원문보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 시각)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로 정식 승인했다. 미국에서 정식 승인된 코로나 치료제는 렘데시비르가 최초다.
렘데시비르. /길리어드사이언스
미 CNBC 방송, 정치 전문 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를 개발한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이날 “자사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가 FDA에서 코로나 치료제로 정식 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FDA는 지난 5월 코로나 치료를 위해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기간 동안 렘데시비르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었다.
대니얼 오데이 길리어드사이언스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 대유행 초기부터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세계적 보건 위기의 해법을 찾는 데 끊임없이 노력했다”며 “1년도 지나지 않아 환자들에게 사용 가능하다는 FDA 승인을 받게 돼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달 초 코로나 감염 사실을 밝힌 뒤 입원 기간 동안 렘데시비르를 투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렘데시비르가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데 거의 효과가 없다는 임상 연구 결과를 내놨다. WHO는 지난 3월부터 전세계에서 코로나로 입원한 환자 1만1266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치료제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존 약물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중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WHO는 전체 실험 대상 환자 중 2750명을 대상으로 최근 6개월간 렘데시비르를 투여했지만,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지 못했고 입원 기간을 줄이지도 못했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3일까지 62개 병원에서 600명의 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여했다고 방역 당국이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