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2020.11.18 16:51 수정 2020.11.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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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13명으로 81일 만에 최다 발생, 비상이 걸린 18일 대전시의 한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검사하고 있다.김성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0명대로 급증하자 3차 대유행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18일 신규 확진자 300명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단 감염이 확산하던 8월 29일(323명) 이후 81일 만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날(230명)보다 83명 늘어난 313명이라고 발표했다. 신규 확진자가 200명은 넘긴건 14일부터 닷새째다. 정부는 코로나 19 확산 세에 19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월 대구 경북 중심의 1차 유행과 8월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 때보다도 현재 상황이 심각하다고 경고한다. 크게 세 가지 이유다.
18일 오후 광주 서구 한 초등학교 정문에서 학부모가 하교하는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광주에서는 전남대학교병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확진자의 가족이 다니는 각급 학교 7곳에서 전수 검사와 전교생 대기가 이어졌다. 연합뉴스
코로나19의 최근 확산 세가 지난 두 차례 대유행 때보다 더 위험한 이유는 생활 곳곳에서 발생하는 ‘일상 감염’이 본격화했다는 점이다. 수도권의 최근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서울 성동구의 체육시설 18명 ▶서울 서초구 사우나 14명 ▶수도권 가을 산악회 14명 ▶서울 중구 제조업 공장 13명 등이다. 또 지방에서도 강원 철원군 장애인 요양원 17명, 광주 대학병원 26명, 전남 순천 음식점 13명, 경북 청송군 가족모임 23명 등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구 신천지나 서울 이태원 클럽, 도심 집회 등 감염 장소가 하나로 특정됐던 것과 달리 지금은 전국 곳곳에서 소규모 감염이 나타나고 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통상 감염병이 전파될 때 양상을 보면 처음엔 한두명의 사람이나 소규모 가족 단위로 번지다가 이후 클러스터 단위로 발생하게 된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 소위 진화 과정을 거치면 어떤 집단인지 확인되지 않는 지역사회 전파 양상을 띠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 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도 이날 “감염의 양상이 달라졌다. 언제 어디서나 감염될 수 있는 감염 위험의 일상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수도권 거리두기 1.5단계 격상을 앞둔 18일 서울 명동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11월 들어 차가워진 날씨와 중국발 미세먼지도 코로나 19 확산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기상청은 19일까지 늦가을 비가 내린 뒤 20일부터 날씨가 본격적으로 쌀쌀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온이 낮아지면 바이러스 증식이 활발해진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9월부터 가을ㆍ겨울이 되면 대유행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방역 지침은 오히려 더 느슨해졌다”고 쓴소리를 했다.
최근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도 감염 확산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나왔다.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을 지난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의 경우 일단 기관지 방어 능력을 저하한다. 미세먼지 때문에 기관지에 상처가 나 틈이 생기면 그 사이로 바이러스가 쉽게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중국 난징대학 연구팀은 대기오염 지수(AQI)가 10 상승할 때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7% 더 늘어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강원 인제지역이 금융 다단계 판매업과 관련한 지인 모임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산한 가운데 18일 지역 사회단체와 관내 군부대, 인제군 체육회 등 민관군이 합심해 자발적인 방역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확인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도 주목해야 할 요인이다. 방역 당국은 국내 확진자의 코로나19 검체 유전자 중 세계보건기구(WHO)가 새로 분류한 ‘GV’ 그룹을 2건 확인했다. 일본 가와오카 요시히로 도쿄대 의학연구소 교수팀은 코로나19가 유전자 변이를 거치면서 감염력이 강해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변이가 거듭될수록 감염의 위험도 역시 커진다. 올해 초보다 변이 속도가 더 빨라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3차 대유행 위기 상황에서 19일부터 시행되는 거리두기 1.5단계 지침은 사실상 방역 효과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거리두기 1.5단계에서는 사람들이 모이는 걸 사실상 막을 수 없어 효과도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얼마 전 동네 카페에 갔는데 대화할 때 아무도 마스크를 끼지 않고 있더라. 이렇게 방역 긴장감이 낮아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지난 8월 대유행 때처럼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대로 가면 수도권의 경우 다음 주 화요일쯤 2단계 요건을 갖추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