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과연 독감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일까

by 김지수

양동훈 / 기사승인 : 2020-01-31 10:42:48


매년 한국서 인플루엔자로 2300~2900명 숨져
미국은 이번 겨울에만 독감으로 8200명 사망
치명성 극복 여부는 결국 건강한 면역력에 달려
철저한 대비 필요하지만, 과도한 공포심 불필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일곱 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하는 등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 28일 서울 명동에서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정병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서울 번화가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모습은 일상이 됐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철저한 대비는 필요하지만,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매년 맞이하는 독감 바이러스(인플루엔자)와 비교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치명성이 엄청나게 공포스러운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플루엔자 발병률(전체인구 대비 독감시즌 발병자수)은 5~10% 수준이며 우리나라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우리나라에서만 200만 명 이상이 인플루엔자를 앓는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인플루엔자의 경우 정확한 발생자 통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표본 병원들에 얼마나 많은 환자가 방문하는지를 집계할 뿐이다. 하나하나 세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인플루엔자에 걸리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나라의 인플루엔자 사망자는 총 1416명, 연평균 70.8명이다. 하지만 이 통계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인플루엔자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폐렴이나 심혈관질환 등의 합병증을 겪는데, 이 경우 통계청 사망통계에서는 다른 항목에 편입된다.

한국보건의료원구원의 2009년 연구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8년까지 3년을 분석한 결과 연평균 인플루엔자 사망자는 2370명으로 추정됐다. 미국예방의학저널에 실린 '한국의 인플루엔자 관련 초과사망자' 연구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연평균 사망자는 2900명으로 분석됐다.

두 연구 중 적은 숫자인 2370명으로 계산한다 해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망자의 62배가 '매년' 독감 바이러스로 사망하는 셈이다. 물론 사망자의 대다수는 면역력이 약한 병약자나 고령자들이다.

1918년 발생해 2년 동안 세계적으로 유행한 스페인 독감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만 약 14만 명이 숨졌고, 세계적으로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250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번 시즌(작년 말-현재)에만 적어도 1500만 명의 인플루엔자 환자가 발생해 14만 명이 입원했으며 8200명이 숨졌다.

CDC가 1976년부터 2007년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플루엔자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은 연평균 2만3607명에 달했다.

밴더빌트 대학 의대 윌리엄 샤프너 교수는 "인플루엔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세계 공중 보건에 더 큰 위협이 된다"고 잘라 말했다.

물론 인플루엔자의 치사율은 0.05~0.1% 수준으로 40%에 육박하는 메르스, 9.6%를 기록했던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물론이고 지난 30일 질병관리본부 발표 기준 약 2.2%로 추산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

그럼에도 이 질병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전염성을 가진 인플루엔자의 위험성이 더 낮다고 볼 수는 없다. 더 많은 시민에게 영향을 미치고 더 많은 시민의 생명을 앗아가는 질병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2009년 신종플루의 경우 74만835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총 263명이 숨졌다. 매년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인플루엔자 환자나 사망자 수에 비하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심지어 치사율도 보통의 계절 인플루엔자보다 낮았다. 그럼에도 신종플루로 인해 사회가 마비될 정도의 혼란을 겪은 것은 '신종'이라는 이름에 묻어난 공포에 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상세한 전문가 소견을 알리고 있는 이주혁 의사는 "독감이든 코로나든 결국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감기가 세게 걸리는 것으로 그 연장 선상에서 생각하는 게 좋다. 원래 건강이 안 좋았던 분들은 그냥 감기가 낫질 않고 계속 끌다가 어느새 기관지로 가고, 폐로 가서 폐렴으로 사망하는 분들이 있다"면서 "병원체가 뭐냐에 관계 없이, 중요한 건 내 몸이 튼튼한 상태냐 허약한 상태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독감이든 감기든,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치료약은 없다. 결국 자기 몸의 힘으로 바이러스를 물리쳐야 한다. 무시해서는 안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라고 영화에 나오는 좀비마냥 무서워해 벌벌 떨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UPI뉴스 / 양동훈 인턴 기자 ydh@upinews.kr

[저작권자ⓒ U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분석] '신종 코로나', 과연 독감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일까▲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일곱 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하는 등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 28일 서울 명동에서 관광객들이 마스크를www.upinews.kr



[저작권자ⓒ U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코로나19, 치사율은 낮지만 치명적인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