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갤러거
BBC 건강・과학 전문기자
2020년 11월 10일
사진 출처,GETTY IMAGES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중인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90% 이상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는 예비 분석 결과가 나왔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이에 대해 “과학과 인류에게 중대한 날”이라고 말했다.
이 백신은 6개국 4만3500명을 대상으로 시험했으며 아직까지 안전상 문제는 제기되지 않았다.
개발사는 이달 말까지 이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백신이 이토록 짧은 기간 동안에 개발된 후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전히 큰 난관들이 남아있으나 과학계는 이번 소식에 크게 환호했으며 일각에서는 내년 봄에는 모든 것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 말한다.
성공 기대 높았던 백신 임상시험, 환자 부작용 호소로 일시 중단
‘코로나 백신 나오더라도 삶이 바로 정상으로 돌아가진 못한다’
존 벨 옥스포드대학교 의대교수는 “내년 봄에 모든 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 내가 처음이겠지만 어느 정도 자신을 갖고 말한다”고 했다.
동영상 설명,
코로나19: 접종 시작한 중국산 백신, 믿을 수 있을까?
백신(그리고 개선된 치료법)은 코로나19 위기로 우리 삶을 옭아매고 있는 제약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여겨진다.
임상시험 데이터에 따르면 3주 간격으로 두 차례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미국, 독일, 브라질,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 터키에서 실시된 임상시험에 따르면 두 번째 접종 후 일주일이 지나면 90%가 코로나19로부터 보호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데이터는 최종 분석 결과가 아니고 코로나19에 감염된 94명의 임상시험 자원자들을 분석한 결과에 기반한 것이다. 이번 백신의 보다 정확한 효능은 최종 분석 결과가 나오게 되면 바뀔 수 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회장은 “전세계적 보건 위기를 종식시키는 데 기여할 중대한 돌파구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우구르 사힌 바이오엔테크 창업자는 이번 결과를 두고 “획기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일부는 올해 중으로 백신을 접종받을 수도 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티크는 규제당국에 백신 승인을 요청하기 위한 안전성 자료를 11월 셋째주까지 마련할 수 있다고 한다.
사용승인을 받지 못하면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가 없다.
개발사는 올해 말까지 5000만 도즈(1회 접종분)를 공급할 수 있으며 2021년 말까지는 13억 도즈 가량의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이 백신은 1인당 2회 접종이 필요하다.
영국은 올해 말까지 1000만 도즈를 받을 것이며 추가로 3000만 도즈를 이미 발주한 상태다.
모두가 바로 백신을 맞을 수 있을 정도의 물량이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세계 각국은 누구를 우선으로 백신 접종을 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
의료 부문 종사자가 가장 먼저 접종 대상이 될 것이며 노약자도 우선 순위에 놓일 것이다.
영국은 요양원의 노인들과 요양원 근무자들을 우선 순위에 넣을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최종적인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며 백신이 각기 다른 연령층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코로나19의 확산 양상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영국 정부는 밝혔다.
50세 미만에 다른 건강상 문제가 없는 이들은 가장 마지막으로 백신을 맞게 될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데이터는 어디까지나 잠정적인 것이라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한 의문이 많다.
이 백신을 맞은 사람은 코로나19를 전염시키지 않게 되는지 아니면 단지 증상을 발현시키지 않을 뿐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노약자 같은 고위험군에게도 동일하게 효과가 있는지도 아직 알 수 없다.
가장 큰 의문은 바로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다. 이를 알려면 수개월은 물론이고 심지어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접종하기 위해 백신을 대규모로 제조하는 것부터 이를 배송하는 것까지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이 백신은 영하 80도의 극저온에서 보관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백신은 대규모의 임상시험에서 안전한 것으로 보이지만 심지어 일반적인 해열제까지도 100% 안전한 것은 없다.
임상시험의 마지막 단계인 3상을 거치고 있는 백신들은 약 10종이 있는데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 백신이 처음이다.
이번 백신은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중간물질이 ‘리보핵산(RNA) 백신’이라는 완전히 실험적인 방식으로 개발됐다. 바이러스의 유전체 일부를 사람의 몸에 주입해 면역체계를 훈련시키는 방식이다.
앞선 임상시험 결과 이 백신은 면역체계의 두 종류인 항체와 T세포를 모두 생성해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게 만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설명,
RNA백신의 작용기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