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부작용 생기면 정말 국가가 보상하는 게 확실한가요? 질병관리청에 물어봤다
로톡뉴스 안세연 기자
sy.ahn@lawtalknews.co.kr
2020년 12월 9일 19시 29분 작성
영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첫 접종⋯'희망' 반, '우려' 반
복지부 "코로나 백신 전국민 무료, 부작용은 국가가 책임" 밝혔는데
질병관리청 관계자에게 직접 물어봤다 "정말 국가가 보상해 주나요?"
코로나19라는 질병이 보고된 지 343일 만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첫 접종이 이뤄졌다. 실제로 국내에서 백신 부작용이 발생하면 피해 보상은 어떻게 되는 걸까. 직접 질병관리청에 문의해봤다. /셔터스톡⋅질병관리청⋅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드디어 인류의 반격이 시작됐다."
영국에서 '세계 1호'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나온 것을 두고 나온 평가다. 코로나19라는 질병이 보고된 지 343일 만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첫 접종이 이뤄졌다.
이 소식에 "마침내 코로나19 전쟁의 승리가 보인다"며 희망을 보인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존재했다. 특히 백신 제조사들이 모두 "부작용이 있어도 제조사 책임이 아니다"는 점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이런 걱정을 키웠다.
실제로 국내에서 백신 부작용이 발생하면 피해 보상은 어떻게 되는 걸까. 로톡뉴스가 9일 직접 코로나19 백신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질병관리청 예방접종관리과 관계자에게 확인해봤다.
이 관계자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국가가 직접 보상한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대비해 실질적으로 제도를 확장할 계획이니, 벌써부터 우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소송 필요 없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국가가 직접 보상
국가 보상의 법적 근거는 감염병예방법 제71조(예방접종 등에 따른 피해의 국가보상)에 있다. 이 조항은 예방접종으로 피해를 입었을 때 "국가가 보상해야 한다"고 정확하게 명시하고 있다.
더프렌즈 법률사무소의 이동찬 변호사. /로톡 DB
더프렌즈 법률사무소의 이동찬 변호사는 "이 조항을 근거로 실제 질병관리청 산하에 '예방접종피해보상 전문위원회'가 존재한다"며 "예방접종은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백신으로 발생한 피해를 국가가 우선 보상해 주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해자 입장에서 넘어야 할 벽도 낮다. '백신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 최소한의 인과관계만 인정되면 된다. 제도 자체가 '국가에 대한 무과실책임(無過失責任⋅손해를 발생시킨 이의 고의나 과실과 상관없이 책임을 부과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또는 백신을 접종한 의료인의 부주의, 유통 단계의 과실 등을 모두 따지지 않고 국가가 우선 보상해준다는 의미다.
이동찬 변호사는 "피해자 입장에서 입증의 어려움을 과감하게 배제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관리과 관계자도 로톡뉴스와 통화에서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도 이 조항에 근거해 보상이 이뤄진다"며 "피해가 발생한다면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한 것이 맞는지, 그게 아니라 기저질환 등 자연적인 요인인지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확인해줬다.
질병관리청이 보상을 거절하면, "이 결정(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걸 수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쉬운 길은 아니다. 이동찬 변호사는 "환자 측에 유리한 소송인 건 맞지만, 결국 대법원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 있다"며 "여전히 환자에게는 넘어야 할 벽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19년 대법원 판례(2017두52764)가 대표적이라고 이 변호사는 소개했다.
당시 대법원은 "예방접종 후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막연한 추측을 근거로 곧바로 인과관계가 추단(推斷⋅추측하여 판단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폐렴 예방 접종을 맞고 몇 시간 뒤에 열이 오르고, 안면 마비증상이 나타났으나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한 사건이었다.
관계자 "기존 독감 백신 사례와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아"
이런 엄격한 판단 태도로 볼 때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에 대한 보상도 유명무실해지진 않을까.
백신 부작용 보상에 대해 질병관리청 예방접종관리과에 문의해봤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예방접종관리과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그렇지 않다"고 신신당부했다. 통계상 기존 사례의 보상 비율이 낮은 건 맞다고 했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백신인 코로나19 백신과 기존 독감 백신 사례 등을 단순 비교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 독감 백신 등은 이미 무수히 많은 접종과 연구가 이뤄졌다. 그만큼 안정성이 검증됐기 때문에 '부작용'이 인정되는 비율 자체가 낮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은 새로운 것"이라며 "기존 사례와 단순 비교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 보상 제도 자체도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 위원회가 15인 이내의 민관 합동 위원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식약처 등 다른 부서와 공동 대응을 협의하고 있다"며 "조금 더 체계적으로 피해를 조사하고, 인과관계를 평가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다만, 보상을 결정하는 '기준' 자체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최소한의 인과관계는 당연히 있어야 된다"며 "우리나라 보다 먼저 접종을 시작한 영국의 사례, 곧 집계 될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 등을 바탕으로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