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인 지휘자 김동민

by 김지수


일요일 오후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참새떼들의 합창을 들으며 파란 하늘을 보며 하얀 눈을 보며 버스를 기다렸다. 어젯밤 가로등에 비춘 하얀 눈 내리는 모습이 그림처럼 아름다웠는데 오늘도 계속 눈이 내릴 거라 착각하고 밤에 사진을 담지 않았는데 기회는 항상 오지 않는가 보다.

맨해튼 어퍼 이스트사이드 부촌 교회에서 열리는 슈베르트 곡 공연을 보러 가려고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달리다 퀸즈보로 플라자 역에 내렸지만 주말 공사 중으로 정상적으로 운행하지 않아 다시 7호선에 탑승하니 순간의 선택으로 시간만 낭비한 셈이었다. 다른 지하철에 환승해 플라자 호텔 근처에 내려 하얀 눈 내린 센트럴파크에서 산책하며 공연이 열리는 교회에 찾아가려 했는데 꿈이었다. 할 수 없이 다음에 오는 7호선에 탑승해 그랜드 센트럴 역에 내려 4호선을 타고 어퍼 이스트사이드 86th st. 에 내려 반스 앤 노블 북 카페 잠깐 들어가고 다시 나와 공연이 열리는 교회로 갔다.

오후 3시 공연이 열리는데 늦지 않게 도착했다. 퀸즈보로 플라자 역에서 내리지 않았다면 더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을 텐데 순간의 선택으로 상당한 시간이 사라져 버렸고 낯선 교회에 들어가 공연을 보았다. 일요일 조용히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으나 외출을 한 이유가 있었다. 한인 지휘자를 보기 위해서. 평소 맨해튼에서 한인 음악가들을 가끔 만나기도 하나 지휘자는 만난 기억이 없다.

연세대를 졸업한 김동민 예술 감독이었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에서 비올라와 지휘를 전공했다고. 뉴욕에서 무료 공연을 개최하고 있는 뉴욕 클래시컬 플레이어스(NYCP) 지휘자를 맡고 있고. 인디애나 주 블루밍턴 도서관에서 남루한 차림의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을 보고 맨해튼에 와서 많은 공연을 보면서 무료 공연 단체를 만들어 가진 자와 갖지 않은 자 모두 공연을 즐기면 좋겠다는 취지로 단체를 조직했다고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와도 공연을 했고 그 외 많은 음악가들과 함께 공연을 했고 오늘 슈베르트 곡 솔로 연주를 한 바이올리니스트는 줄리아드 대학원에 재학 중이고 이작 펄만의 제자였다. 대학 시절 자주 듣던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 곡도 들려주니 더 좋았다. 맨해튼에서 정말 많은 공연이 열리고 유료 공연도 많지만 무료 공연도 훌륭하고 자주 열리는 편. 한국과 다른 뉴욕 문화 혜택을 받는 뉴욕 시민들이다.

교회 옆에 구겐 하임 뮤지엄과 쿠퍼 휴이트 국립 디자인 박물관이 있고 카페에 들려 커피 한 잔 주문해 커피를 들고 센트럴파크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레저 부아에 가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영화배우 더스틴 호프만이 출연한 영화 <마라톤 맨>의 촬영지고 멀리 부자들이 거주하는 산레모 아파트가 비치고 아름다운 분수도 보이고 갈매기 떼도 보였다. 조깅을 하는 곳으로 명성 높은 곳에서 조깅을 하는 사람들도 보고 천천히 지하철역으로 돌아갈 무렵 M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는데 폭풍이 부는 내용이었다. 어질어질해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에 가서 잠시 책을 보며 휴식을 하려 하니 빈자리가 안 보여 서점 바닥에 앉아서 책을 읽을까 하고 만화책을 보는 남자 옆에서 책을 펴니 악취가 나 얼른 일어나고 말았다.

어젯밤 내리던 눈은 다음날 일어나 보니 거의 다 녹아 있으니 입안에서 아이스크림이 사르르 녹듯이 다 녹아 버려 아쉽기만 하다. 마음속에는 가로등에 비추는 하얀 눈이 내리는 풍경이 그려진다. 겨울나무 가지에 소복소복 쌓이는 눈이 예쁘기만 했다. 동화 같은 풍경이 내 마음속에 오래 잡으면 좋겠다.

내일은 President's Day라 휴일이고 도서관도 쉬고 직장인은 모처럼 휴식을 맞아 좋겠다. 지하철과 버스는 토요일 스케줄대로 움직인다고 적혀 있었다.

2018. 2. 18 일요일 밤


| New York Classical Players: Rethinking Schu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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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김동민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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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파크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레저 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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