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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Jan 14. 2020

중국의 페이할부결제, 한국에서도 유행할까?

아마도 시도하겠지만...


https://m.edaily.co.kr/news/Read?newsId=01312006625635752&mediaCodeNo=257#forward


이 기사를 본 뒤 잠이 안온다.

한국 이커머스에서도 당연히 등장할 거라는 듯한 기사의 마지막 문구는 기자가 온라인 결제시장을 단순히 서비스와 기능으로만 접근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 같다.

흔히 해외에서 만든 서비스가 우리나라에 다 먹힐 거라고 보는 것은 쉽다. 하지만 비즈니스의 상황적 차이와 고객의 이용맥락을 본다면 진짜 서비스를 성공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난 3가지 이유로 국내에서 이 서비스가 대중화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첫째, 간편페이가 이익을 보기 어렵다.

둘째, 신용카드 발급과 사용이 너무 대중화되어 있어 페이할부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셋째, 오픈마켓 플랫폼에 적합하지 않다.


첫째, 간편페이가 이익을 보기 어렵다.

 이 기사에서 전제하고 있는 간편페이는 신용카드가 아니다. 중국의 경우는 신용카드보다 현금결제가 대중적이었고 바로 모바일 결제로 진입하면서 간편페이는 송금 서비스를 기준으로 발달했다. 그리고 단순히 인증만 대행해주는 페이가 아니라 네이버 N포인트나 토스, 카카오머니처럼 계좌형태의 사이버머니로 전환이 가능한 것을 말한다.


 펌뱅킹 수수료는 누가 부담하지?

 간편페이사의 입장에서 할부를 해준다는 것은 10만원을 10개월로 낸다면 간편페이에 등록된 빌링키로 한번에 10만원을 이체시키지않고 1개월에 1만원씩 10번을 이체시킨다는 의미가 된다. 고객이 자동이체를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펌뱅킹 방식으로 허가한 상대가 돈을 빼가는 방식인데 이 때 수수료는 이체시마다 발생한다. 즉, 기존에는 1번 부담할 펌뱅킹 이체수수료가 개월수만큼 늘어나 10배가 된다. 그리고 이 돈은 분명 간편페이의 부담이 될 것이다.

 물론 정부의 기조가 현금결제 활성화로 되면서 펌뱅킹 수수료를 400원에서 10분의 1수준인 40원으로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아직 시행되진 않았다. 결제 취소로 환불해주는 것도 감안한다면 이체 수수료는 상당히 큰 손실이다.

 http://naver.me/xItaSEJ5

 이 돈에 해당하는 수수료는 누구에게 받을 것인가를 따져보면 절대 이용고객은 아닐것이다. 무이자할부가 아니고서는 기존의 신용카드와 경쟁력이 없을테니 결국 가맹점에 이용수수료를 추가로 부가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지금도 간편페이 수수료가 낮지 않아서 고민인데 과연 가맹점은 이용을 선택할까? 그리고 이 수수료도 기존PG수수료와 둘 다 낸다고 보면 과연 효율이 나올까?


 가맹점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차치하고서도 간편결제사에게  큰 문제는 '이자'문제와 '추심'문제다.


 이자 문제는 구조의 문제다. 아무리 수수료를 받더라도 무언가를 지불하기 위한 돈이기 때문에 지불액은 신용카드가 그렇듯 간편페이사는 일시에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뺀 금액을 가맹점에 입금해야한다. 입금은 몇달에 걸쳐 들어오는데 이미 일시급이 빠져나갔으니 당연히 이자손해가 발생한다.

 금액을 전환시켜 쌓아두는 회사가 이자로 돈을 버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요즘 N페이나 카카오머니에서 선충전으로 충전해놓으면 추가 포인트를 주는 이벤트가 한창인데 이자와 무관하지 않다. 포인트를 미리 결제해 놓음으로써  고객인증도 감소시키니 더 빠른 결제 경험을 향상시키게 되고 아니라 충전된 금액이 쌓여있으니 이자수익도 만들어내고 있을 것이다.


 추심 문제는 예상조차 되지 않는다. 할부를 제때 지불하지 않는 불특정 체납자와 싸워야한다. 모두가 월급통장에 제 때 돈이 꽂히진 않는다. 한때 확 떠올랐던 P2P 투자에서 제대로 지불되지 않아 추심으로 넘어가서 날아간 내 돈들을 생각하면 추심은 쉬운 과정도 아니고 리스크가 굉장히 많다. 이자손실을 본 와중에 추심이라는 부분은 신용카드사처럼 많이 돈이 오가지 않는이상 소규모 페이사가 무턱대고 나설 부분은 아니다. 게다가 추심은 비용도 많이 든다. 소액에 대해서는 추심비용이 더 아까울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개별개별 쌓이면 큰 돈이 된다.

 위의 기사에서는 간편페이의 할부 서비스를 신용카드를 만들 수 없는 저소득층에 인기라고 평가하는데 미회수금은 당연히 비례하여 증가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그들의 할부를 승인해 줘야할까?

 이 상황에서 우후죽순 생겨난 간편페이사가 감히 이것을 가맹점에 제안할 수 있을까??


둘째, 신용카드가 너무 퍼져있어서 고객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국내에서 신용카드 간편결제의 수준은 이제 텍스트 그대로 눈만 마주치면 되는 수준이다.(홍채인식) 그리고 2000년대 초 카드 발급이 너무 흔해지면서 이미 월급이 '퍼가요~♡' 당하는 것이 모두 익숙해진  상태다. 이미 모두가 신용카드가 있다. 위에 기사에도 쓰여있지만 중국이나 미국은 신용카드 발급이 꽤나 제한적이고 우리만큼 대중화 되지 않았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미 퍼진 신용카드할부결제 대신 이 서비스가 선택받기 위해서는 이용자에게 수수료를 받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미 충전포인트를 쓰게하기 위해 엄청난 포인트를 추가적립해주지 않았던가?? (네이버는 5만원 충전당 2%를 적립해주다가 최근 1.5%로 낮췄다)

  게다가 요즘 웹카드는 즉시발급이 대세다. 이미 삼성페이부터 스마일페이, 네이버페이까지 즉시 발급가능한 신용카드를 몇번의 클릭으로 발행해서 카드사의 돈으로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다. 손쉬운 카드사와의 제휴의 길을 두고 굳이 자생할 이유가 있을까?


 물론 고객의 경험이 어느 정도  목표하는 궤도로 접어들게만 할 수 있다면 해볼만한 일이다. 그러나 모든 간편페이사가 이렇게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영역인가는 위의 1번의 질문이 여전히 남아있다.


셋째, 오픈마켓 플랫폼에 적합하지 않다.

 마지막 부분은 전제조건이 있다. 우리나라의 페이시장은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페이(삼성페이, 페잌코 등)와 포털 기반 페이(네이버 페이, 카카오머니 등) 그리고 이커머스에서 자사를 위한 간편결제(스마일 페이, 쿠팡 페이)가 있다.

 1번과 2번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오픈마켓에서 직접 운영하는 간편결제에 현금할부 결제를 도입하게 된다면 현재 PG사를 통해 아주 저렴하게 3.5%~5%내외로 측정되는 결제수수료 범위에서 소화하기 어렵다. 네이버를 제외한 오픈마켓들의 대부분은 결제수수료를 별도로 청구하지 않고 카테고리 수수료에 통합하여 부과한다. 실비 수수료를 청구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고 보통 자사가 PG사이기 때문에 그럴 필요도 없다.

 쿠팡처럼 직매입 상품을 특별하게 취급하여 판매고를 높이는 방법도 가능하다. 그런데 그럴만큼 정말 현금 페이 할부는 고객에게 매력적인가??


 이렇게 비용이 많이 들고 여전히 고객에게도 물음표인  상태라면 블록체인 화폐를 결제수단으로 도입을 검토했던 무수한 이커머스 기업이 그러했든 선택은 쉽지 않아보인다.(물론 이유는 확실히 다르지만). 이럴 바에는 정기결제 서비스를 확대하고 싶어하겠지.




물론 이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도입을 하는 간편결제사는 있을 것이다. 긍정적인 이유와 부정적인 이유가 있을텐데, 부정적인 이유는 말하면 입아픈 그것 때문일 것이다. 어르신들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업계최초'타이틀 말이다. 이것은 이유도 없고 답도 없으니 차치하겠다.


 그렇다면 긍정적인 이유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는 아래와 같은 이유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결제 데이터의 확보

 둘째, 다음 세대의 이용자 확보


 첫째, 결제 데이터의 확보

  결국은 이용처에 따른 패턴을 누가 더 잘 모으느냐가

핀테크 사업의 관건인데, 돈하나 못벌고 수수료에 허덕이던 토스가 금융정보를 이용하여 신용관리부터 카드 제안, 보험, 투자, PG, 은행 등으로 넓혀가는 것을 보면 역시나 이 바닥은 데이터부터 모으고 볼 일이다.

 아무리 비용이 많이들어도 신용카드보다 더 많은 사람의 소비를 꼼꼼이 비교해서 데이터화시킬 수 있다면 활용가치가 있어보인다. 당장의 비용이슈는 대세가 되고난 다음에 가맹점에 부과하는 수수료와 그 외에 만들어낸 새로운 BM으로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둘째, 다음 세대 고객의 확보


 http://naver.me/5HNj7m5t

 수익구조없이 단순히 카드의 IC칩을 대행하는 삼성페이를 제외하면 10대와 20대는 토스를 쓰고 30대와 40대는 카카오페이를 쓴다고 한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10대와 20대는 기껏해야 체크카드 이용자니까 현금이체와 그게 그거니까.

 기존에는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시점에 취업과 함께 신용카드를 만들면서 결제수단의 헤게모니가 넘어가게 됐었는데, 이 자리에 페이 할부가 끼어든다면 카드사에 주는 수수료없이 '할부 헤게모니'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아주 손쉽게 고객 경험을 유지시키면서 카드사의 시장을 빼앗아 오는 것이다. 아직 신용카드가 없는 초년생들에게는 신용카드나 페이 할부나 그게 그거니까!


 


 결국 국내에 이 서비스가 도입되느냐는 서비스가 지향하는 목표와 가치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비용이익을 따진다면 섯불리 도전하기 어렵고 다른 목표를 볼 줄 안다면 체계적인 로드맵이 필요할 것이다. 단순히 서비스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서비스 기획자로서 개인적인 목표는 꼭 핀테크가 아니더라도 이러한 서비스의 로드맵을 그리고 수행하는 큰 그림을 그려보고싶다. 요즘 나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에 고민중인데  나는 비용과 이익을 따지는데 익숙한 대기업에서 근무했기때문에 도리어 디지털은 이해하고 빅픽쳐를 그리지만 디테일이 부족한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전환중인 기업에서 단점을 잘 방어할 수 있는 로드맵을 수립하고 IT서비스 설계에 반영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기회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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