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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소한 기억 Apr 29. 2018

보스턴에서 운전하기(3)

고속도로 이용하기

미국에 살면서 고속도로를 경험할 일이 몇 번 있었다. 내가 운전한 적도 있고, 다른 사람이 운전하는 차를 탄 적도 있다. 미국에서 고속도로는 보통 interstate라고 부르는 데, 주와 주를 넘어 연결되어 있는 도로들이다. 내가 겪어본 고속도로들은 보통 톨게이트가 없었지만, 뉴욕, 샌프란시스코, 로스엔젤레스와 같은 대도시 주변에는 있는 곳도 있었다.


미국은 크게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interstate와 동-서 방향으로 가로지르는 interstate가 있는데, 남-북 방향의 경우 5, 15, 25,... 이렇게 5로 끝나고 5번부터 95번까지 있다. 5번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워싱턴주를 잇는 최서단의 도로이고, 95번은 마이애미주부터 메인주를 잇는 최동단의 도로이다.

동-서 방향의 interstate는 10, 20, 30,.. 이렇게 0으로 끝나고 10번부터 90번까지 있다. 10번은 캘리포니아주에서 마이애미주를 잇고, 90번은 워싱턴주에서 매사추세츠주를 잇는다. 이 외에도 간선들이 있는데, 도로 번호가 짝수면 동-서 방향이고, 홀수면 남-북 방향의 도로이다.

 

1. 속도제한 

미국은 나라가 워낙 커서 차로 이동하려고 하면 이동시간이 길다. 비교적 가까운 도시인 보스턴-뉴욕도 4시간 30분, 뉴욕-워싱턴도 4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한 번은 보스턴에서 옆동네에 단풍 여행을 가자고 해서 따라나섰는데, 다녀와서 왕복 거리를 계산해보니 서울-부산 편도보다 먼 거리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거리를 당일치기로 다녀오다니 엄청난 일이다. 보스턴-워싱턴은 8시간, 샌프란시스코-로스엔젤레스는 6시간 정도 걸리는 데, 이 두 구간에는 밤에 출발해서 아침에 도착하는 야간 버스도 있다.


이렇게 이동거리가 길고, 도로에 차가 많지 않아 속도를 내는 것이 어렵지 않다 보니 속도제한이 있어도 다들 그 속도 제한을 지키지 않는 차가 많다. 내가 있을 때에는 CCTV로 단속을 하는 곳은 거의 없었고,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영화에서 보듯이 경찰이 코너 등에서 숨어서 스피드 건을 들고 서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재밌는 것은 이 경우 맨 앞에 달리는 차는 단속당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뒤차에 앞을 내주고 번갈아 뒤로 숨는 차들을 볼 수 있다.  


미국 과속 벌금으로 검색하면, 슬픈 경험담들을 찾아볼 수 있다. 속도 제한의 1.1배 정도는 봐준다고 하는데, 초과 속도당 벌금 금액이 늘어나고, 제한 속도와 20마일 이상 차이가 나면 난폭운전에 해당되어서 주에 따라서는 법원에 가야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번거로운 것은 물론 벌금의 추가되는 비용도 50$ 이상 발생하게 되니 조심해야 한다. 


2. 운전 난이도 

워낙 도로의 길이가 긴 만큼, 노면상태가 잘 정비되어 있지는 않다. 대체로 이동거리가 길고, 도로는 회전 구간이 많지 않아도 대체로 일자로 쭉 뻗어있어서 장거리 운전의 경우 크루즈 기능을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특별히 막히지 않는 이상 운전이 어렵지는 않다. 주의할 점은 미국도 추월 차선의 개념이 있고, 과속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1차선에서 규정 속도로 달리면 뒤차가 상향 등을 켜거나 클락션을 울릴 수 있다는 점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2차선 이하에서 주행하는 편이 좋다. 


미국 고속도로에서 야간에 운전할 때 주의할 점은 가로등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진출입구를 제외하면 대부분 가로등이 없다. 그래서 반대쪽이나 앞에 차량이 없을 경우 상향 등을 켜고 운전하다가 반대쪽에 차가 나타면 상향 등을 끄고 운전하는 일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3. 주유소  

interstate를 달리다 보면, 길가에 음식점이나 주유소의 사인이 붙어있는 경우가 있다. 한국처럼 도로 바로 옆에 휴게 공간이 조성된 곳도 있지만, 이런 곳은 대게 간이 휴게 공간 정도이다. 대부분은 사인 다음에 나타나는 고속도로 출구로 빠져나가야 갈 수 있는데, 이런 곳에는 음식점도 있고 주유소도 있다.


4. 카풀 라인

로스엔젤레스나 뉴욕, 보스턴과 같은 대도시 주변 고속도로에는 간혹 1차선 도로면에 car pool only라고 쓰여있고 노란색 줄이 쳐져있는 곳이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버스전용차선과 비슷한 느낌인데, 차에 사람이 2명 이상이면 이용할 수 있다. 엄마와 카시트 안의 아이만 타도 2명으로 인정해준다. 로스엔젤레스에서 카풀 라인을 이용해 본 적이 있는데, 길이 어마어마하게 막히는 데 카풀 라인만 뻥 뚫려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당연하지만 혼자 운전하는 데 이 차선에 들어서면 경찰의 단속대상이 된다. 주차장처럼 도로를 꽉 채우고 있는 다른 차들을 보면서, 이 많은 차들이 다 일인 운전이라니! 하고 새삼 깜짝 놀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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