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통한 혁신적인 서비스

삼성화재 한국 최초 기업용 가상자산 보험

by 꽃돼지 후니

전통 금융은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이 결합되면서 보험, 결제, 투자 등 금융 전반에서 새로운 실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술을 활용하는 차원이 아니라, 금융 서비스의 신뢰성과 투명성, 그리고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시도다.


특히 보험 산업은 디지털 자산을 보호하거나 자동화된 보험금 지급을 실험하는 방식으로 블록체인을 적극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의 삼성화재 사례와 프랑스 AXA의 Fizzy 서비스는 이 흐름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삼성화재: 한국 최초 기업용 가상자산 보험

2025년 7월, 삼성화재는 한국디지털에셋(KODA)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 최초의 기업 대상 가상자산 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콜드월렛(오프라인 지갑)에 보관된 기업의 가상자산을 대상으로, 도난·분실·시스템 오류 등 실제 사고 발생 시 최대 2,000만 달러까지 보장한다.


보험 구조: 기업이 보유한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디지털 자산을 보험 대상으로 설정.

리스크 관리: 글로벌 재보험사와 위험을 분산해 안정성을 강화.

시장 의미: 기관·법인 투자자가 안심하고 가상자산을 보유·운용할 수 있는 제도권 금융 인프라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삼성화재의 상품은 단순히 보장 범위를 넓힌 보험이 아니다. 가상자산을 제도권 금융 자산으로 끌어올리는 신뢰의 장치다. 이는 상장사, 은행, 펀드 등 대형 기관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AXA Fizzy: 항공기 연착 보험의 실험

프랑스 글로벌 보험사 AXA는 2017년 Fizzy라는 이름의 항공기 연착 보험을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블록체인과 스마트계약을 접목한 최초의 대중 보험 상품 중 하나였다.

AXA Fizzy보험 출시

서비스 구조: 고객이 항공편 정보를 입력해 가입하면, 계약 내용이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자동 보상: 항공편이 2시간 이상 지연되면 스마트계약이 발동, 별도의 청구 절차 없이 자동으로 보험금 지급.

지급 방식: 보험금은 이더리움으로 지급되지만, AXA가 이를 법정화폐로 환전해 고객 계좌로 송금.


Fizzy는 파라메트릭 보험의 전형적 사례였다.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보험금이 지급되는 구조 덕분에, 복잡한 청구 절차와 고객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상업적 성공은 제한적이었다. 블록체인 이해도 부족, 시장 수요 미흡, 유통 채널의 한계 등으로 2년 만에 종료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izzy는 보험 산업에서 블록체인과 스마트계약이 가질 수 있는 잠재력을 실질적으로 보여준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다.


글로벌 보험사들의 움직임

삼성화재와 AXA 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전통 보험사들이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을 활용한 혁신적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Lloyd’s of London: 2018년부터 콜드월렛 보관 자산을 대상으로 한 보험 상품을 출시. 2020년에는 암호화폐 시세 변동에 따라 보험금이 변동되는 상품까지 선보였다.


AIG, Chubb, Mitsui Sumitomo: 커스터디 서비스, 거래소, 펀드 등을 대상으로 해킹·도난·내부자 배임 리스크를 보장하는 보험을 제공.


Gemini: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겸 커스터디 업체로, 자체 보험사 ‘Nakamoto Ltd’를 세워 고객 자산에 대해 2억 달러 규모 보험을 운영.


홍콩·싱가포르·UAE: 핫월렛 보험, 임원책임보험, 범죄보험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며, 가상자산 기업과 기관 고객의 법적 보호를 강화.


이러한 흐름은 보험사가 단순한 보장 제공자를 넘어,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신뢰를 구축하는 핵심 인프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테이블코인의 역할

스테이블코인은 이 모든 실험과 서비스의 핵심 연결 고리다.


보험료 납부와 보험금 지급: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대신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보험사와 고객 모두 안정적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국경 간 지급의 효율성: 글로벌 보험사들은 다국적 고객을 상대하기 때문에, 송금·환전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투명한 정산: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 지급은 거래 이력이 명확해 분쟁 소지가 줄어든다.


삼성화재의 기업용 가상자산 보험도, AXA Fizzy 같은 자동화 보험도, 결국 스테이블코인이 뒷받침될 때 지급 결제와 신뢰성 확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AXA의 Fizzy는 상업적으로 실패했지만, 스마트계약 보험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삼성화재의 상품은 한국에서 디지털 자산 보험 시장을 연 제도적 첫걸음이다. 글로벌 대형 보험사들의 행보는 이 시장이 단순 실험을 넘어, 기업과 기관이 필수적으로 활용할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스테이블코인은 보험뿐만 아니라 예금, 대출, 급여, 송금 등 모든 금융 서비스의 기본 단위로 자리잡을 것이다. 전통 보험사들은 재보험, 캡티브 보험, 맞춤형 커버리지를 통해 기업의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동시에 디지털 자산 시대의 신뢰 관리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다.


스테이블코인과 보험의 결합은 신뢰의 혁신

삼성화재가 제도권 안에서 기업용 가상자산 보험을 열고, AXA가 Fizzy를 통해 보험금 자동 지급을 실험한 것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이 결합된 보험 서비스는 금융 신뢰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비록 도입 초기에 한계와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보험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받아들이는 순간, 글로벌 금융과 디지털 자산 시장은 한층 더 통합된 새로운 질서로 나아갈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규제 틀에서 벗어나 합법적 금융수단으로 인정된다면, 이를 연계한 보험 서비스 확산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우선 변동성이 작은 달러·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보험료 납부와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글로벌 보험사들이 이미 가상자산 커스터디 보험, 파라메트릭 보험 등에 스테이블코인을 접목해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한국도 제도만 정비된다면 기업용 디지털자산 보험, 항공·해운 지연 보상 같은 자동화 보험, 나아가 마이크로보험까지 새로운 상품이 가능하다. 결국 규제 해소 여부가 보험사들의 혁신적 상품 개발을 가속화할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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